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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1543

불행한 코로나 세대의 대학생을 보며 내 아들놈은 대학 입학하자마자 코로나가 터져 계속 온라인 수업만 받고선 1학년을 마치고선 군대를 갔다. 그러니 같은 과 동급생이 누군지도 모른다. 군 생활인들 제대로 했겠는가? 휴가 나온댔다 확진자 발생했다 해서 혹은 다시 확진 폭증 추세라 해서 취소 연기를 밥먹듯이 했으니 말이다. 더구나 이 나라가 오죽 더 극성이었는가 말이다. 내 아들이기 전에 이 땅을 사는 젊은이로서 참말로 안쓰런 세대라 할 만하다. 그런 놈이 계우 군필하고서는 다시 1년을 쉬고는 이번 학기 2학년 1학기로 복학하고선 내일 그 역사적인 첫 대면 강의를 접하는 모양이다. 어느 지방 국립대에 계우 적을 걸어놓기는 하고 마침 그 캠퍼스가 김천 집이랑 가까운 데라 기숙사 생활을 해야기에 바리바리한 짐을 싣고선 어제 일단 김천에 들러 하루를.. 2024. 3. 3.
경칩驚蟄 : 2024년 3월 5일 모레가 경칩이다. 驚(경) : 놀라다. 蟄(칩) : 벌레. 한국에서는 흔히 개구리라고 풀지만, 겨울에 땅 속에 웅크리고 있던 모든 벌레를 말한다. 경칩은 원래 '계칩啓蟄'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중국 한나라 때 경제景帝 이름이 계啓여서, 이를 피휘하기 위해 경驚을 쓴 것이 그대로 정착되었다고 한다. 이제와서까지 한나라 황제 이름 피휘를 지킬 필요가 있는가? 이제 다시 원래 명칭 계칩啓蟄으로 썼으면 하는 바람이다. 글씨 새기기도 啓가 驚보다 훨씬 수월하다. 일본에서는 진작부터 계칩이라고 한다고 한다. 민속백과사전에 따르면, 예로부터 계칩에는 고로쇠물을 마시고 개구리알을 먹는 풍습이 있었다고 한다. 위생적으로나 환경적으로나 문제가 많으니, 이제는 아프면 개구리알 먹지 말고 운동하고 병원 가길 권장한다. 이상 .. 2024. 3. 3.
싸이나를 추억하며 눈이 오면 젤로 괴로운 족속이 조류다. 새들이 먹을 것을 찾기가 곤란해지는데 그래서 이런 날은 보통은 가시덤불로 찾아든다. 눈이 덜 쌓인 데고 벌레 따위 먹이가 될 만 한 데인 까닭이다. 이런 날은 그렇게 꿩을 비롯한 새가 날아들 만 한 저런 데다가 약을 놓아 새들을 유인했으니 콩이나 찔레 열매가 유인용으로 애용됐다. 콩은 송곳 같은 날카로운 도구로 속을 파낸 다음 싸이나를 집어넣는데 찔레열매야 송곳이 필요없어 그 속을 파내고선 같은 방식을 썼다. 싸이나는 독극물이라 그걸 먹은 새는 거개 그 자리서 즉사하게 된다. 내장은 파내서 버렸다. 타작하고 쌓아놓은 짚풀더미서도 대개 그리 했다. 지금은 그게 아니라도 고기가 넘치는 세상이다. 눈이 녹는다. 이틀사흘 괴롭힌 꽃샘 추위도 저리 물러나나 보다. 빛이 든다.. 2024. 3. 3.
[백수일기] 꽃샘 방황기 백수는 집을 탈출해야 한다는 일념으로 오늘도 괴나리 봇짐 매고선 무작정 나섰다. 모 박물관으로 행차해 그짝 자료실서 오후를 뽀갤 작정이었다. 한데 버스에서 내려 박물관 가는 길목이 영 이상했다. 문을 닫은 가게가 많다. 여타 날과는 사뭇 다른 풍모다. 뭔가 낌새가 이상하다. 박물관을 들어서 자료실로 향하는데 어랏? 불이 꺼졌다. 안 열었다. 박물관은 열었는데 자료실이 안 열다니? 안내 데스크에 물었다. 오늘 삼일절 공휴일이라고 문을 안 연대나 어쩐대나? 아 오늘이 무슨 요일인가? 찾아보니 금요일이다. 거기다 빨간날 그래 말마따나 삼일절이다. 터벅터벅 허탈함에 전시 코너 한 군데 돌고서는 나선다. 집에나 가자. 매섭다. 열라 매섭다. 광화문 바람은 언제나 이렇다. 여름이면 찜통이요 겨울이면 오늘 같은 꽃샘.. 2024. 3. 1.
붕어를 출판하고 국화를 인쇄하는 틀 난 붕어빵보다는 붕어빵을 찍는 틀을 먼저 본다. 저걸 주시하는 이유는 떡판 다식판이 진화한 형태인 까닭이다. 저걸로 모양을 내는데 그래서 같은 종류의 빵을 틀이 망가지기 전까지는 무한히 찍어낸다. 이 찍어냄이 바로 인쇄印刷다. 그러니 빵을 찍어내는 행위는 출판이다. 국화빵이라고 다르겠는가? 이 역시 국화를 인쇄하며 출판한다. 인쇄도 출판도 이젠 영역을 확대할 때다. 2024. 2. 27.
[백수일기] 귀찮아지는 눈 한땐 그런 날이 있었다. 폭설이 내리기만 기다리는 그런 날이. 그런 날이면 어김없이 새벽을 설치며 어디론가 사진기를 울러매고 나갔다. 한데 이 짓도 백수가 되니 만사가 다 귀찮아 따신 웃목이 그리워 더 보일러 올리고선 배때지를 바닥에 깔고 눕는다. 그러고선 다시 영화 한 편 그럴 듯한 거 틀어놓고는 즐긴다. 좋다. 불알이 늘어진다. 백수는 눈도 멀게 한다. 2024. 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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