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같이 지랄 맞은 너무나 유명한 고전과 고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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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위 널리 알려진 관심 분야 고전이라 해서 다 걸신 걸린 듯 순식간에 읽어내릴 수는 없는 법이다.
이 두 서양 고전,
곧 카이사르 갈리아 원정기와 타키투스 게르마니아는
돌이켜 보건대 매양 읽다가 집어치다를 반복했으며
더구나 일본어 영어판 중역이 대부분이었던 시절엔 그 번역 신뢰성에 의문이 일어
이럴 것 같으면 차라리 저명한 영어 번역본으로도 읽자 해서
매양 영문판을 구해다가 독파를 시도했다간 번번이 좌절한 기억만 아련하다.
걸신 걸린 독서는 열정 열광이 있어야 한다.
지금 요이땅 외치면 쳐들어간다.
(2016. 2. 24)
***
그래서 저 두 고전은 마파람 게눈 감추듯 해서 해치웠는가?
그리 강렬한 기억이 없으니 둘 중 하나였으리라.
읽기는 했지만 재미가 없었거나
가다가 중단했으리라.
고전은 언제나 재미랑 거리가 멀다.
고전이 고전인 이유는 실은 재미가 없기 때문이다.
읽어 재미있는 고전이 없더라.
이것이 참말로 역설이다.
왜 고전은 그리 재미없는가?
시대 배경이 다르고 시대 코드가 다르기 때문이지 뭐가 있겠는가?
고전은 언제나 시공간이라는 격절 병풍을 치기 마련이다.
그 시간 그 공간을 뛰어넘기가 여간 곤혹스럽지 않다.
이 시간 공간을 뛰어넘고자 하는 과정에서 주석이 있고 번역이 있으며 해설이 있다.
결국 이런 모든 시도는 생소의 박멸을 겨냥한다.
하지만 그 박멸이 말처럼 쉬운가?
게르마니아라 하지만 게르마니아? 2천 년 전 이 땅도 아닌 저쪽 유럽 대륙이다.
저네라 해서 그런 대면이 어찌 쉽겠는가?
그래서 고전은 하나 같이 지랄맞고 하나 같이 지루하다.
사마천을 이야기하나, 그 열전을 이야기하나, 이것도 하도 어릴 적부터 이곳저곳에서 줏어 들어 그렇지
그것을 생판 처음 대면하는 사람들한테 형가 열전도, 항우 열전도 칸트 순수이성비판을 만나는 일이랑 진배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