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마네기 서재에 앉힌 단상
모든 작물이 그렇듯이 결국 이 양파도 제살 깎아 먹고 자라다가 다른 데 옮겨 심지 않으면 제풀에 꺾여 종국에는 사망하고 만다.
부엌 옆 다나메기 망을 살피니 마침 제법 싹이 난 하나가 보여 에소프레소 커피잔에다가 물 가득 채우고 아예 서재로 들여 놓은지 며칠이다.
뭔가 영양가 될 만한 게 없을까 싶은데 그렇다고 인분을 섞을 수도 없으니 좀 지켜보다 퇴장케 하려 한다.
각중에 저 양파라는 요물이 언제 한반도에 상륙했을지가 궁금해져 구글링하니 AI가 안내하는 내용이 대강 다음과 같다.
양파는 조선 말기에 미국과 일본에서 도입된 것으로 추정되며, 1906년 뚝섬 원예시험장에서 처음으로 시범 재배가 이루어졌다 한다.
그러다가 1910년대 접어들어 일본에서 상당한 양파가 들어오고 1920년대 이래 40년대 걸쳐서는 일본에서 도입한 양파 품종에 대한 수량 및 품질에 대한 연구가 꾸준히 진행되었다고 한다.
뭐 다시금 느끼지만 일본이 좋은 일 많이 했네 다마네기도 주고.
그 원산지는 어디일까?
서아시아로 본다는데, 그곳을 출발한 양파가 중동을 거쳐 이집트·이탈리아 등지의 지중해연안을 지나 미국에 갔다가 그것이 조선 땅을 밟지 않았나 한다는데 이 경로가 수상쩍은 모양이다.
고대 이집트나 그리스, 로마 문헌에 양파에 대한 증언이 이미 있다는데 이를 통해 이미 적어도 5천 년 이상 인간과 함께했다니,
그런 작물이 불과 백년 전에야 이 땅에 상륙했으니 참 모를 일이다.
양파 관련 기록들을 찾아볼까 하다가 또 에너지 소비 적지 않을 듯해 여기서 마감하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