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AYS & MISCELLANIES

대장금을 협박하는 이란, 그 작은 단상과 단상들

taeshik.kim 2021. 10. 8.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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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외무 "동결자금 안풀면 한국 드라마 방영 중단할 수도"
"아이들이 드라마 속 한국인, 우리 돈 안 주는 사람과 같냐고 묻는다"

 

이란 외무 "동결자금 안풀면 한국 드라마 방영 중단할 수도"

(테헤란=연합뉴스) 이승민 특파원 = 이란 외무장관이 한국 내 동결자금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이란에서의 한국 드라마 방영을 중단할 수 있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7일(현지시간) 반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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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듣기만 하고 직접 겪지는 않은 일이라 정보의 신빙성에 자신은 없지만 이란을 다녀온 흔적이 남은 여권으로 미국을 들어가는 절차가 까다롭다는 말을 들었다. 그 말을 듣고는 설마? 했지만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다.

우리는 흔히 중동이라 해서 그쪽 사정을 중동이라는 하나의 키워드로 묶으려 하지만 그런 뭉뚱거림을 이란이 거부한다는 말도 듣기는 했으니 우리가 아는 중동이 실은 얼마나 복잡계인지를 보이는 사례 아닌가 한다.

이란은 같은 회교권이라 해도 그 주류가 이웃 나라들과 다르다. 이라크와 박터지는 전쟁을 벌인 기억이 나로서는 생생하거니와 저짝 사정에 어둡고 또한 그렇다고 내가 유별나게 그쪽 지역을 관심있게 쳐다보지는 않았기에 그 속내까지 들여다 볼 수는 없다.

 

페르세폴리스 



다만 내가 몸담은 업계로 국한할 적에 아주 작은 인연 두어개는 없지 않으니 저짝은 페르시아 본고장이라 다리우스가 대표하는 그 찬란한 고대 문명을 꽃피운 곳이며 함무라비 홈코트라 또한 서구에서 피부색에 따라 인종을 황인 흑인 백인 삼색으로 분파하기 시작할 적에 백인 표준이 된 아리안 터전이라는 말 정도는 들었다.

딱 한 번 가 본 이란이 나로서는 강렬했으니 말로만 듣다 실제로 마주한 페르시아 문화 흔적들이 나로선 감동 자체였다고 말해둔다. 페르세폴리스 언덕에서 내려다본 이천오백년전 페르시아 왕궁의 폐허는 일몰하는 황룡사지에서 상상하는 천년 왕국 신라의 그것과는 맥락은 다르나 근간은 상통하는 그 무엇이었다.

그때가 2008년 초였으니 이때 이란은 대장금이 광풍을 일으킨 시절이라 지금은 세상이 온통 오징어게임 얘기지만 그 열풍도 저 시절 대장금이 일으킨 이란혁명에 결코 비견할 순 없었으니 동행한 한국여인들은 누구나 그네들한테는 양고미로 통용하던 시절이었다.

 

이스파한 



80프로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한 대장금은 이름 장금이가 저짝에선 양고미로 둔갑했으니 janggeumi 정도로 로마나이즈한 저 인명을 저짝에선  j가 반자음이라 장이 아닌 양 yang 이었다.

당시 테헤란서 한국대사를 인터뷰한 일도 있으니 오프더레코드라 기사에 담지는 못했지만 임명장 받는 그 자리에서 해당 대사가 받은 경고가 이란 가서  일 벌릴 생각 말고 조용히 있다 오란 거였다였다는 말이 나로선 지금도 잊을 수 없거니와

이 지구촌에서 미국과 맞서 이란이 치러야 하는 대가는 그만큼 참혹했다. 사우디에 이은 세계 제2등 산유국이면서 석유 배급제를 실시하는 나라다.

 



표면으로는 호메이니 혁명 이래 특히 핵개발을 둘러싸고 미국과 시종일관 대립하는 이란은 아프간 탈레반보다 질긴 생명을 자랑한다. 그 틈바구니에서 미국 주도 서방 세계에 종속할 수밖에 없는 한국은 미국의 지침을 따를 수밖에 없거니와

그렇다 해서 우리 정부의 대 이란정책이 내가 이해 안 가는 대목이 한둘이 아니다. 그 미국 중심 질서에 한국은 끊임없이 저항하기도 했으니 특히 이 문재인정부만 해도 굴종 혹은 퍼주기라는 비아냥까지 들어가며 노골적인 친중 친북정책을 펴지 않던가?

그런 정부가 어찌하여 유독 같은 대미 정책에서 대립노선을 일관하는 이란에 대해서만큼은 그네들이 마뜩히 수령해야 하는 석유수출대금까지 동결하고선 내어주지 않는단 말인가?

 

이란 친구들. 참 많이들 컸겠다. 



결국 표 혹은 정치지향 혹은 종교지향이 원인이 아닐까 싶은데 이란에 어떤 자세를 취하건 그게 표로 연결될 여지는 거의 없으니 이것이 결국 만병의 근원이 아닐까 싶다.

서울 강남에 테헤란거리가 있듯이 테헤란에는 서울거리가 있다. 호메이니 집권 이전 사이가 좋았던 시절 유산이기는 하다만, 페르시아제국 본고장이요 대장금과 이영애에 환장한 저들이 치러야 하는 대對한국 리스크 혹은 희생은 막대 막강하기만 하다.

저들이라고 미국을 따라야 하는 한국더러 취할 수 있는 대책이라 해봐야 결국 대장금 봉쇄가 있을 뿐이니 그네들도 참말로 복장 터질 일이다.

문외한인 내야 이제는 찬찬히 이란 곳곳을 탐방해 봤으면 하는 소박한 꿈을 꾸는 정도에 지나지 않으나 그때 양고미를 외치던 아리안 족 사람들 목소리가 아직도 쟁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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