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야잠필 2024. 5. 1.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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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활자가 대량인쇄를 위한 것이 아니라는 점은 잘 알려져 있지만, 

왕조실록처럼 달랑 5부에 교정용으로 한 두 부 더 찍는다 해도

많아 봐야 6-7부 정도 찍을 책까지 

활자로 인쇄한 것은 왜 그랬을까? 

필사보다 활자로 인쇄하는 것이 더 능률적이어서 그랬을까? 

필자 생각에는 활자로 5부를 찍는 것보다 필사를 하는 편이 실록 5부 만드는 게 더 빠를지도 모른다. 

숙련된 사람이 필사하면 활자로 찍는 것 못지 않은 속도가 났을 것이다. 

실제로 왕조실록에는 활자본만 있는 것이 아니라 필사본도 있는 것으로 안다. 

그럼 도대체 왜 활자로 찍었을까? 

필자 생각에는 이렇다. 
교정을 위해서일 것이다. 

5부를 찍되 교정은 한 장만 보면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한장에서 오탈자 등 고쳐야 할 부분이 나오면 

판을 엎지 않은 상태에서 활자를 다시 심고 5부를 또 찍는다. 

만약 필사를 하면 필사한 부수 전체를 전부 교정을 봐야 할 것이다. 

겨우 달랑 5부를 펴내면서 활자를 써야 했던 이유는 이것 아닐까? 

인쇄만 한다면 별 속도의 차이가 나지 않을지 모르겠지만, 

중요한 실록에서 오탈자를 5권 모두에서 줄이는 방법은 

결국 인쇄로 동일한 카피를 5장 만들어 그 중 한 장만 교정하는 것이 아닐까? 

교정까지 시야에 넣으면 인쇄는 필사보다 더 능률적이 되었을 것이다. 

특히 왕조실록처럼 오탈자가 없어야 하는 중요한 책이라면 더더욱 그랬을 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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