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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7

광개토왕비 기록은 정확한가? 일전에 나도 여러 번 썼고, 졸저에서도 언급한 것으로 기억하지만 이에 대해서는 이기동 선생의 주옥과도 같은 논급이 있다. 지금 그의 책이나 논문이 없어 정확한 인용은 할 수 없지만, 그가 말하는 논지는 "광개토왕비문에 견주어 삼국사기가 외려 정확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우리는 옛날 금석문이 발견되면, 그에 적힌 내용이 그 시대 역사를 반영한다고 착각한다. 하지만 외려 이런 기록일수록 거짓투성이다. 너희가 청와대 발표를 믿니? 다 거짓말이라고 하자나? 광개토왕비문처럼 특히나 왕의 업적을 자랑하는 비문은 90%가 뻥이라고 봐야 한다. 광개토왕비문은 내외신기자들 불러다 놓고 자기자랑 일삼은 고구려 청와대 발표문에 지나지 않는다. (2015. 7. 13) *** 광개토왕비 같은 기념물은 팩트 측면에서 다 개뻥.. 2023. 7. 13.
늙은 말, 그리고 사료 뭐 이제 정년을 향해 달리니, 기자로서도, 그리고 역사학도로서도 한국사회에서 나는 늙은 말 축에 속한다. 하도 사료史料 기록과 싸우다 보니, 내 결론은 딱 하나다. 모든 사료는 거짓말이라는 거다. 모든 기록 모든 사료가 거짓말이 되면, 내 과업은 딱 하나다. 누가 왜 이런 거짓말을 했을까? 초창기엔 달랐을지 모르나, 어느 지점을 지나면서 기자로서도, 역사학도로서도 나는 그 어떤 사료 어떤 기록도 남긴 자의 이데올로기를 분석하는 데 집중했다. 이것이 또 다른 독선을 부를 우려가 있기는 하다. 다만, 내 경험상 보니, 그에 따른 판단이 100개 중 99개는 틀린 적 없다. 이번 선거기간 중 어느 순간에 생태탕이 터졌다. 전후맥락 딱 갖다대니, 얼토당토 않은 주장임을 확정하는 데는 10분이 걸리지 않았다. 내.. 2023. 4. 8.
기록이 없는 것과 역사의 실상은 다르다 한문학계를 진원지로 하는 조선후기론이 작금 이른바 대세를 이룬다. 이들은 영정조 시대를 르네상스에 비유하며 이 시대를 칭송한다. 하지만 이는 거짓말이다. 그네들이 구축한 조선후기상은 그에 대비되는 조선전기, 그리고 그에 앞서는 고려, 그에 또 앞서는 통일신라시대에 대한 고려나 비교가 전연 없다. 말한다. 조선후기를 이렇게 말하는 까닭은 그 시대를 증언하는 기록이 여타 시대에 견주어 산더미처럼 많기 때문이다. 문집만 보자. 임란 이전 조선전기 문집으로 제대로 남은 게 몇이던가? 없다. 고작 《율곡전서》《퇴계집》정도에 지나지 않고, 나머지 우수마발은 문집이라 해봐야 파라냐에 뜯기고 남은 물고기만 같이 앙상하기만 하다. 기록이 많이 남은 것을 혼동한 결과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인근 다른 지역 문화사와의 .. 2020. 8. 27.
기록이 모든 것을 말해주지 않는다 우리는 지금 보통 세끼를 먹는다. 내가 무수한 기록을 보았지만 하루 세 끼 먹는다는 흔적을 본 기억이 없다. 왜 기록에 없는가? 일상적인 일일수록 기록에 남지 않는 법이기 때문이다. 이런 경향은 특히 사서로 분류되는 기록에 강해 그 어떤 정사에도 하루 세 끼 운운한 흔적을 내가 본 적은 없다. 우리가 보는 모든 기록은 모조리 엽기요 특이다. 엽기와 이채로 그 사회를 설명할 수는 없다. 이는 고고학도 마찬가지다. 그 어떤 고고학적 증거도 그 사회의 지극한 단편에 지나지 않는다. 그 시대 금지사항을 알면 그 시대 유행을 알 수 있다. 한데 역사학도 고고학도 가릴 것 없이 그 엽기로 그 시대의 모든 것을 설명하려 한다. 나 역시 그에서 자유롭다 할 수 없다. 나는 어떤 기록을 보고 그것이 역사의 사실인가를 따.. 2020. 6. 21.
아무일이 없던 2019년 12월 5일 목요일 《명사明史》인지 《청사靑史》인지는 기억에 없다. 아마도 후자 쪽인 듯한데, 암튼 그 본기 중 한 해에는 "이해에 아무 일이 없었다"는 대목이 있다. 일이 없으면 심심한 법이다. 2019년 12월 5일 목요일..어제가 문화부엔 그런 날이다. 암일이 없었다. 이렇다 할 평지풍파도 없었고 이 계절 운수다한 목숨이 추풍낙엽처럼 쓰러지나 죽어간 사람도 없다. 내가 이 공장 문화부장으로 온 2018년 4월 이래 주말이나 공휴일을 제외한 평일에 이런 날은 처음이 아닌가 한다. 물론 진짜로 아무일이 없었겠는가? 역사로 기록할 만한 일이 없었고, 그에 상재할 가치가 있는 사람의 죽음이 없었을뿐 어제도 무수한 생명이 죽어나갔다. 그렇다고 지구가 자전과 공전을 멈춘 것도 아니요 시간은 또 흘렀고 내가 디딘 땅도 그만큼 옮겨.. 2019. 12. 6.
What is History? 역사란 간택받은 기억들이 각축하는 티키타카다.선택은 필연적으로 망각과 유배를 동반한다.역사가의 책무 중 하나는 그런 선택적 기억에서 망각한 것들을 구출과 유배의 해제다. 언제나 말하지만 역사가 승자의 기록이라는 말은 틀렸다. 역사란기록을 남긴 자의 기록이다. History is the Tikitaka football field where the selected memories are competing with each other.The selected memorization is inevitably accompanied by forgetfulness and exile.One of the responsibilities of the historian is the rescue and exile of thing.. 2019. 6.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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