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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진2

김규진이 다시 건 평양 부벽루 편액 1915년 8월 3일자 는 큼지막한 사진 하나를 싣는다. 강산여화江山如畫라는 눌인訥人 조광진曺匡振(1785-1840)의 글씨 편액이다. 그런데 편액에는 그 넉 자만 붙은 게 아니었다. 거기에 덧붙은 글이며, 양 옆에 "부벽루浮碧樓에 게揭할 편액扁額"이란 제목으로 실린 신문기사를 살펴보면 저 편액이 만들어지기까지의 내력이 나온다. 평양의 부벽루라면 고려의 문인 김황원金黃元(1045-1117)이 올라 서경西京을 내려다보며 "긴 성벽 한쪽 면엔 늠실늠실 강물이요, 큰 들판 동쪽 머리엔 띄엄띄엄 산들일세 長城一面溶溶水 大野東頭點點山"라는 구절을 짓고 더 이상 시상이 떠오르지 않아 통곡했다던 명소가 아니던가. 거기에 평양이 낳은 기인奇人 명필 눌인의 "강산이 그림 같구나!"란 지두서(指頭書, 손가락으로 쓴 글씨).. 2021. 9. 13.
해강 김규진 휘호도 1. 근대의 서화가 해강海岡 김규진金圭鎭(1864-1933)이 1920년 무렵, 금강산 구룡폭포 옆 바위에 새길 '미륵불彌勒佛' 석 자를 써달라는 주문을 받는다. 보통 큰 글자가 아니었으므로, 해강은 특별히 거대한 붓을 만들었다. 그리고 거기에 먹을 묻혀 글씨를 썼다. 근데 이쯤 되면 쓴다기보다는 그린다고 해야 맞지 않을까 싶다. 이런 생각을 어떻게 했을까? 2. 해강의 대스승격인 눌인訥人 조광진曺匡振(1772-1840)이 평양 연광정練光亭에서 "먹물을 적시니 두께가 소의 허리만해진" 붓으로 전위서예를 선보였던 적이 있다. 아마 해강도 그 얘기를 분명 들어 알고 있었으리라. 3. 지금도 구룡폭 옆에는 해강의 거대한 '미륵불' 세 글자가 또렷이 남아 있다고 한다. 100년 전 그 대단했을 퍼포먼스에 쓰인 .. 2020. 1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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