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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령왕릉54

《직설 무령왕릉 추보》(1) 박물관 뜰의 쌀가마니 어제 국립경주박물관장을 역임한 미술사학도 강우방 선생이 전화를 주셨다. 내가 무령왕릉 발굴기를 냈다는 소식을 접하시곤 "무령왕릉이라면 나도 증언할 게 있다"면서 얘기를 쏟아냈으니 이야기인즉 이러했다. 강 선생이 무령왕릉 발견소식을 접하기는 그날 석간 신문을 보고서라 했으니 7월 9일이다. 이때 그는 경주인가에서 근무 중이었는데 대전에서 이 소식을 접하고는 냅다 송산리 고분군으로 달려갔댄다. "내가 도착한 게 오전 8시쯤일 거예요. 한데 현장엔 아무도 없더라고? 이게 어찌된 일인가 했지. 무덤 바닥을 보니 빗자루 자국 비슷한 게 있더라고?" 그래서 다시 냅다 공주박물관으로 갔다고 한다. 한데 그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풍경이 펼쳐졌다고 한다. "박물관에 가서 보니 김영배 관장이랑 수위 달랑 두 명만 .. 2023. 6. 7.
국립전주박물관 강연록 '무령왕릉과 쌍릉사이, 백제장인들의 눈물겨운 생존투쟁' 전문 파일 2023 국립전주박물관 박물관대학 '문화재 그 이면의 이야기' (국립전주박물관 강당) 중 4월 13일 첫 번째 강좌로 나는 아래를 강연했다. 무령왕릉과 쌍릉사이, 백제장인들의 눈물겨운 생존투쟁 이 강연록은 이미 챕터별로 농가 게재했지만, 그 원문 전체 파일을 첨부한다. 오타 등등이 더러 발견되는데 곤치지 아니했음을 밝힌다. 2023. 4. 14.
[무령왕릉과 쌍릉 사이, 백제 장인들의 눈물겨운 생존투쟁] 일신한 치석治石 기술, 전대미문하는 무덤 집을 만들다 그렇다 해서 하루아침에 없던 기술이 하늘에서 뚝 떨어질 수는 없는 법이다. 다만, 전축분을 이식·습득하는 과정에서, 우리가 무엇이 부족한지는 분명히 드러났다. 그 이전 우리는 명색이 치석治石이라 하지만 구석기 시대 그 기술을 벗어나지 아니해서 가공이라는 개념은 없었다. 돌맹이를 주어다가 새로 쌓았을 뿐이니 그건 치석이 아니라 실은 재배치에 지나지 않았다. 그래 문제는 바로 이거다. 말 그대로 돌을 가공하자! 이 정도는 공정이 하나 더 늘고 공사 단가가 높아지는 단점이 있기는 하지만, 그건 어차피 우리의 존재가치를 증명하고 우리 가치를 스스로 높이는 것이기에 마다할 이유는 없다. 그렇게 해서 어느 순간 백제 엔지니어들이 돌을 가공하기 시작했다. 돌덩이는 애초 쓰임새를 염두에 두고 잘라내고, 그것은 다시금 .. 2023. 4. 13.
[무령왕릉과 쌍릉 사이, 백제 장인들의 눈물겨운 생존투쟁] 협잡과 혁신, 위기의 양 날개 전축분 도입은 우리가 상상하는 이상으로 백제 장인들한테는 일대 위기였다. 더 심각한 문제는 그들의 이런 좌절 분노을 딛고서 막상 모습을 드러낸 그 전축분 왕릉이었다. 어랏? 우리가 그렇게 전축분은 안 된다고 그렇게 집요하게 공격했는데 막상 완공에 즈음해 드러낸 그 모습을 보고는 또 한 번 좌절할 수밖에 없었으니, 그들한테는 주마등처럼 그네들이 이 전축분 이전에 그네들이 만든 다른 왕릉과 오버랩할 수밖에 없었다. 막상 모습을 드러낸 그 벽돌집 왕릉은 누가 봐도 그네들이 지금껏 만든 그것과는 도대체 비교할 수조차 없을 정도로 뽀대가 났다. 우리가 봐도 폼이 나기는 하네, 이런 감정은 어쩔 수가 없었다. 그랬다. 겉으로는 중국 놈들이라 해서 별 다를 것도 없다 했지만, 그네들 무덤 만드는 기술은 분명 우리보다.. 2023. 4. 13.
[무령왕릉과 쌍릉 사이, 백제 장인들의 눈물겨운 생존투쟁] 수릉壽陵, 대권 잡은 군주가 맨 먼저 만든 자기 집 구미권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동아시아권 군주, 특히 중국의 경우 대권을 잡으면서 가장 먼저 착수한 일 중 하나가 자기가 죽어서 살 집, 곧 제 무덤을 만드는 일이었다. 이렇게 생전에 미리 만든 왕릉을 수릉壽陵이라 한다. 이런 전통이 한반도 문화권에서는 어떻게 발현되는지 모호한 측면들이 있다. 죽을 때를 대비해 미리 만든 무덤은 그 죽을 시점에 무덤 문을 따고 들어가야 하는데, 신라의 경우 중고기 이전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하는 의문이 있으니, 경주분지를 장식하는 저 거대한 무덤들은 적석목곽분이라 해서, 개중 몇 기를 발굴하기는 했지만, 수릉 흔적이 확실히 드러나지 않기 때문이다. 문을 따고 들어가 시신을 나중에 안치하기 위한 시설은 아무래도 적석목곽분은 구조상 불가능하지 않을까 싶으며, 그런 전통은 중고.. 2023. 4. 13.
[무령왕릉과 쌍릉 사이, 백제 장인들의 눈물겨운 생존투쟁] 전대미문前代未聞, 하지만 국경을 벗어나면 유행이 되고 어떤 사회에서 새로움은 어떤 경로를 통해 등장하는가? 그 새로움은 일시로 끝날 수도 있고 장기 지속할 수도 있다. 이 새로움이 어느 정도 지지세를 확보하면 그것을 우리는 ‘유행’이라 부를 수 있겠으며, 그런 유행이 어느 정도 시간과 공간을 확보하면 ‘전통’이라 부를 수 있겠다. 무덤이란 무엇인가? 아주 간단히 정의하면 ‘죽은 사람이 사는 집’이다. 이 집은 여타 다른 부문이 그런 것처럼, 산 사람이 사는 집이 그런 것처럼 시대별 유행 또한 아주 민감하다. 다만, 그 죽은 사람의 집이 변화하는 양상이 어떠한지를 견주려면, 비교 대상을 어떤 기준에 따라 범위를 좁혀야 한다. 그래야 비교의 의미가 있다. 같은 집이라 해서 오직 집이라는 이유로 아파트와 초가를 견줄 수 있겠는가? 물론 집이라는 전체 범위를 논할.. 2023. 4.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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