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반응형

산초6

산초로 드러난 천마총 출토 곡립穀粒 신동훈 교수께서 요새 시루 타령이 한창이시라, 그러면서 한국음식문화사 관련 섭렵에 열혈이시라, 그와 관련해 기억에 남는 내 글 중 하나로 경주 천마총 산초를 새삼 거론하고자 한다. 문제의 글은 지금은 충북사학회로 이름을 바꾼 충북대학교 사학회에서 내는 역사학 전문잡지로 당시 내가 이 글을 투고한 2009년 무렵만 해도 명맥 유지가 위태로울 때라, 서울역사박물관에 근무하다 제주대학교로 옮긴 충북대 사학과 출신 김영관 교수(얼마 뒤 충북대 사학과로 옮겼다)가 그걸 살리겠다고 동분서주할 때라, 나한테까지 논문 제출 의뢰가 왔었던 것이니 그 무렵 이 잡지에 두세편 논문을 거푸 투고한 계기가 김 교수와의 이런 인연에서 비롯되었음을 위선 밝혀둔다. 문제의 논문 서지사항은 아래와 같다. 설림(說林) : 천마총(天馬塚.. 2023. 11. 12.
여름 발악하는 가을 문턱 숲에서 산초를 맡는다 수은주 38도 39도라지만, 또 그것이 참을 수 없을 만치 고통스럽기는 하지만 이미 아침 저녁 공기를 보면 완연 가을로 들어서는 징후가 뚜렷하니 조물주 조화는 신비롭기 짝이 없어 이는 결국 여름이 가기 싫다는 발악에 다름 아니라, 그만큼 마지막 결기라고 해두어야 한다. 항용 비유하지만 소나무는 죽기 직전 솔방울을 비처럼 쏟는 법이라 죽음에 대한 직감에서 번식의 본능이 발동하는 까닭이며 또 그제인가 도살장에서 도망친 소 심정이랑 다를 바 하등 없다. 사람이라고 무에 다르겠는가? 마지막이 절규 아닌 사람 있던가? 습도가 약해지니 그만큼 더 뜨거울 수밖에 없다. 가만 둬도 물러날 여름이라 제풀이 지치도록 놔둠이 순리라 하겠다. 그 여름이 마지막 발악을 일삼는 오늘 차를 몰고 언제나처럼 임진강변을 달려 파주 어.. 2023. 8. 6.
산초 vs. 제피 이 놈들이 제피다. 벌건 열매다. 미꾸라지계의 저승사자다. 이 놈들이 산초다. 두부세계의 저승사자다. 2020. 10. 1.
산초 사촌 제피 제피는 산초랑 구별이 쉽지 아니한뎌 가장 확실한 방법은 이파리 하나만 뜯어제껴 콧구멍에 갖다대 보는 것이다. 그리하여 꼬소한 냄새가 나면 산초, 코끝을 강렬히 자극하며 어랏? 추어탕집? 하면 제피로 보아 대과가 없다. 실제 한국산 향신료 중에서 그 강도가 가장 강한 것으로 제피를 꼽거니와 추어탕 향신료로 이를 쓰는 이유다. 나는 이 제피를 한국이 자랑하는 향신료로 개발해야 한다고 보는데 잘만 하면 일본이 자랑하는 와사비를 능가할 것으로 본다. 왕비나 후궁이 기거하는 곳을 초실椒室 등등이라 해서 椒를 쓰는 일이 많은데 실제 과거 그 주석을 보면 그 방엔 椒 기름을 비름빡에 발라서 그리 부른다 했다. 이 경우 椒는 제피가 아니고 산초山椒 같은데 전자는 향이 너무 강한 까닭이다. 혹 모르겠다. 제왕이 하도 목.. 2020. 10. 1.
산초기름에 떠올리는 변비 똥꼬 으름 따러 가는 길에 심심찮게 조우하는 산조. 때가 때인지라 까만 열매가 벌어져 낙하하기 시작했으니 저 까만 놈을 압착기에 쥐어 짜서 나온 지름을 산초기름이라 하거니와 주로 두부부침에 이용하지만 쓰임은 광범위해서 다종다양하게 쓴다. 살피니 때가 지나 이미 절반 정도는 알갱이가 빠져나갔으니 요새는 각종 기름이 판을 쳐서인지 옛날처럼 산초가 절실하지는 아니한 듯 하거니와 내가 다시 귀농이라는 형식을 취할 날이 혹 있을란지 모르지만 그때는 산초밭을 만들어보고저 한다. 그 옛날엔 변비에 꼬챙이로 똥꼬를 쑤실 때도 쓰지 않았나 한다. 송진 많이 먹으면 그래 되곤 했다. 듣자니 저짝 장성땅 행주기씨 대종가에선 산초기름을 쓰지 않는다는데 역시 땅부자들은 다른가 보다. 올핸 거의 모든 작물이 흉작이라 산초까지 그렇단다. 2020. 10. 1.
가을은 짜는 계절이라 산초가 뚜껑 벌리니 너를 따선 압착기 돌려 고혈을 짜낸다. 가을은 쥐어짜야 한다. 이맘쯤이면 대한민국은 산유국이 된다. 2020. 9. 27.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