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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라이고5

명함을 정리하며 서재 책상 이곳저곳 나뒹구는 명함들이 걸리적거려 청산에 들어간다. 한뭉태기 되는데 내 명함도 있다. 미처 입력하지 못한 명함들이라 대개 어쩌다 스치다만 인연들이라 앞으로 내가 얼마를 살지 알지 못하나 경험칙상 다시 만날 일이 없거나 다시 만난대도 다시 명함을 교환해야 할 사람이 대부분이란 사실 잘 안다. 하나씩 입력하는데 명함도 층위가 있어 언제 어떤 기관과 점심 간담회가 있었던듯 그쪽 기관 오야붕 이하 직원들 명함이 우수수하다. 향후 추가의 인연이 거의 없을 사람들 명함을 입력하는 오직 하나의 이유는 그것이 나한테 명함을 준 사람들에 대한 예의라 생각하는 까닭이다. 나라고 저들에게 무에 별것이 있겠는가? 스친 인연일 뿐이다. 그러다 이채로운 명함 한장 튀어나오는데 보니 아일랜드 슬라이고 어느 호텔이라 .. 2019. 10. 3.
내가 다닌 아일랜드 답사 7박8일 향후 아일랜드 여행을 계획하시는 분들한테 혹 도움이 될까 해서, 이번에 내가 다닌 7박8일 답사 일정을 소개한다. 아마 아일랜드만 집중 여행하시는 분이 얼마나 될까 하지만, 요새야 워낙 여행 또한 방식이 다양해졌으니, 썩 무익하지는 않으리라고 본다. 이번 답사는 2019년 8월 25일 부터 9월 1일까지 7박8일이었다. 이 시점을 나름 고려해야 하는 까닭은 보다시피 이른바 여행성수기를 비켜난 시점이며, 나아가 이 단 한 번의 경험을 일반화할 순 없지만, 날씨를 비롯한 아일랜드 현지상황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첫째, 이 기간 날씨는 지랄맞았다. 장소를 가리지 아니하고 아일랜드 전역에서는 새벽부터 아침까지 비가 안 온 날이 없으며, 그러다가 오전 10시 혹은 11시 무렵에 해가 나서 그런 상태가 지속되기.. 2019. 9. 8.
슬라이고 도심의 예이츠 동상 더블린 기준 약간 북쪽으로 치솟은 대서양변 항구도시 슬라이Sligo는 월리엄 버틀러 예이츠가 유년시절을 자주 보낸 외가라 더블린 태생인 그는 생평 이 슬라이고를 잊지 아니하고 영원한 안식처로 그 자신이 이곳을 점찍었다. 슬라이고가 어떤 위치를 점하는지 알 수 없으나 이 작은 지방도시 운명은 예이츠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그만큼 이곳에서 예이츠 위상은 가히 절대라, 현재도 도시 곳곳은 예이츠를 기억하려는 기념물이 많다. 도심 복판 십자로엔 예외없이 그의 동상 차지다. 벤 불빈이 진산으로 정좌한 그 아래 교회는 그의 조부가 교구 목사였으니, 질긴 인연은 그 연원이 깊다. 그 중심엔 예이츠메모리얼센터가 있다. 은행 지점으로 쓰던 것을 은행연합회가 70년대 기념관으로 기부했다는데 아쉽게도 예이츠 직접 유품은 거.. 2019. 8. 30.
Actual Innisfree at Sligo, Ireland 여성 화장품 상표 뿌리가 된 진짜의 이니스프리다. 우리네 밤섬 같은 데랄까 그런 곳이다. 아일랜드 슬라이고 Sligo 길 호수 Lough Gill 라는 수중 섬이다. 새벽녘부터 짙은 비가 계속 뿌렸다. 내가 왔단 표를 낸다. 이 관람 포인트에서 이곳 출신이라는 중장년 남성과 그의 따님인 듯한 여성을 조우했더니 그의 따님이 얼마전 한국으로 6개월 연수하러 떠났단다. 이곳에서 5마일 떨어진 데서 나고 자랐다는데 이니스프리는 첨이라 하거니와 이곳을 부러 찾은 한국인들 앞에 그 자신이 부끄럽다 한다. 따님으로 안 젊은 여성은 여친이란다. The Lake Isle of Innisfree BY WILLIAM BUTLER YEATS I will arise and go now, and go to Innisfree, A.. 2019. 8. 29.
벤벌빈BenBulben 산 아래 영원히 잠든 W. B. Yeats 석양 뉘엿뉘엿이라 북극에 가까운 곳이어서인지 아니면 그리니치천문대 농간인지 알 수는 없으나 8시가 되었는데도 해가 떨어지지 아니한다. 가지 말라 붙잡진 아니했으되 애걸복걸 무에 그리 할 말이 많아서인지 슬라이고 Sligo 하늘은 불그레 죽죽이라 굳이 저 많은 묘지명 사이로 비집고 들어온 석양더러 등이나 긁어 달래련다. 전면으론 코앞까지 침투한 바다가 역광에 은빛 피부 뽐내는데 모르는 나야 언뜻 이곳이 Lough Gill이 아닌가 했지만 21세기 인류가 선사한 젤로 큰 문명 이기 구글맵에 기대어 나 선 곳 찍어내니 바닷가라 이 드럼클리프 Drumcliffe 교회에 무수히 영면하는 이 중에 말타고 지나는 사람더러 Cast a cold eye On life, on death Horseman, pass by. .. 2019. 8.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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