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探古의 일필휘지

가혜 이방자의 글씨

by taeshik.kim 2024. 5.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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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혜 이방자(1901-1989)의 생애는 그야말로 파란만장했다.

여기서 그의 삶이 어떠했는가를 구구절절 이야기하기엔 필자가 아는 것이 부족하다.

굳이 말하자면, 요즘 표현으로 '경계인'이랄까(하기야 근대를 살았던 누군들 그렇지 않았겠는가마는).
60년대 영친왕과 함께 한국에 온 뒤 그-이방자 여사는 사회사업과 자선사업에 힘썼다.

당연히 여기엔 많은 돈이 들었다.

이를 충당하기 위해 그는 칠보공예, 도자기, 서화에 손을 대 전시나 자선바자회를 통해서 팔았다.

그래서 이방자의 서화 작품은 적지 않게 남아있다.

그림은 주로 화조를 그렸는데 구룡산인 김용진(1878~1968)이나 월전 장우성(1912~2001) 화풍이 엿보인다.

깔끔하고 단아하며 격도 충분히 갖추었다.

작품을 많이 그린 것에 비하면 허투루 그린 게 별로 없이 수준이 고르다.

그렇다고 전문 화가급이라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글씨도 많이 썼는데, 최근 이 '목숨 수'를 구경하게 되어 사진을 올려본다.

두방(스키시라고도 하는 종이판. 일종의 캔버스랄까?) 위에 굵은 획으로 슥슥, 초서 쓰듯이 그러나 빠르지 않고 진중하게 '목숨 수'를 썼다. (일본인이 썼으니 당연하겠지만) 일본 글씨 느낌이 난다.

왼쪽에 성함 쓰신 것에서 아들 자에 각을 주지 않고 유연히 흘린 것이 시그니처라 하겠다.

도장 위치도 잘 잡혔다.

사실 이분은 몇 안되는 소재를 비슷비슷하게 그리고, 또 워낙 유명한 인물이어서 진품 못지않게 위작이 상당히 많다 한다.

아마추어의 솜씨라 오히려 진위를 구별하기 쉽지 않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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