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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1533

연녹색, 초봄의 특권 이 색깔은 년중 오직 이 무렵만 누리는 특권이다. 나는 다른 어는 색보다 이 빛깔을 혹닉한다. 뽕 이파리 잔뜩 머금은 누에를 채운 뱃살이 이런 색이다. 봄은 고로 파충류다. 2024. 3. 27.
Magnolia, the messenger of spring 올해는 유난히 느려터졌다는 봄을 하마터면 목련이 핀 줄도 모르고 지나칠 뻔 했다. 백수 되고서 집구석 박히는 일이 많아서인지 각잡고 거둥할 일이 별로 없고 또 그 흔한 저 꽃나무가 집 주변으로는 구경이 힘들어 더 그랬겠지만 저처럼 햇볕과 기온에 더 민감한 꽃이 없어 같은 매그놀리아라 하는데 뒤안의 그것과 볕이 잘 드는 앞마당의 그것은 개화 시기가 왕청나게 달라 뒤안에선 꿈쩍도 않는 봉오리가 앞마당에선 이미 만신창이 나서 흐물흐물 지기 십상이라 다행인지 흐드러지게 핀 저 꽃을 조우했으니 그래도 자발 백수 첫 해 봄은 여느 봄이나 마찬가지로 매그놀리아로 시발을 삼는다. 2024. 3. 27.
[aging] 수북히 쌓이는 약봉지 그 증상은 간단해서 각종 약물과의 쟁투다. 아직 혈압은 정상이라 혈압약은 복용하지 아니하지만, 기타 환갑 앞둔 사람들이라면 으레 복용하는 각종 약물이라는 약물은 다 일상으로 복용한다. 절대량으로 비교하면 그 복용하는 약물이 한 끼 식사에 맞먹을 정도다. 결국 평균수명은 약물에 힘입은 바이니, 백세시대란 곧 약물에 의지한 연명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런 점에서 초창기 도교도들이 실패한 꿈이 21세기에 다시 살아났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네가 꿈꾼 금단대약金丹大藥은 요원할지 모르지만, 혹 아는가? 그런 시대가 올지? 그리하여 세포 자체를 조금씩 교체해서 쭈그렁 피부가 아기 피부가 되는 세상이 오지 말란 법도 없잖은가? 늘어만 가는 약봉지에 이젠 내가 뭘 복용하는지도 모르겠다. 주는 대로 다 틀어넣으니 말.. 2024. 3. 26.
쐐기문자로 박힌 김태식 기원전 9~7세기 무렵 앗시리아 제국에서 사용한 표준 바벨어 쐐기문자로 표기한 김태식 윤성덕 박사 작품이다. 나 앗슈르제국부터 등장하는 사람이다. 2024. 3. 16.
없시유, 휴전선에 있겄지유 불과 며칠 전이었다. 흑두루미라는 놈들이 천수만에 그득그득하다며, 그 화려찬란한 광경을 어느 공중파 방송 메인뉴스에서 소개하는 것이 아닌가? 보면서 영 낌새가 이상하긴 했다. 논이기는 했는데, 그것을 전하는 기자 등때기 바로 뒤로 흑두루미가 버글버글하니 사람 신경도 쓰지 않고 쳐먹어대는 꼴을 보면서 아 저거 연출인데, 어느 지자체에서 일부러 논바닥에다가 곡물 잔뜩 뿌려주고 연출한 건데 하는 상념이 스치지 아니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아 천수만 가면 암데서나 논바닥에 혹 저런 흑두루미떼 볼 수 있지 아니할까 하는 일말하는 기대를 품지 않는 것도 아니었다. 이전에 약속한 대학 동창 둘과 어디로 바람 쐬러 가자 해서 몇 군데를 제안했더니, 태안을 가자는 데로 의견이 모아져 그쪽으로 행차길을 잡아 아침에 서울을.. 2024. 3. 14.
[백수일기] 면허증 반납 시기를 생각한다 이건 꼭 내가 백수인 것이랑 아닌 것이랑 직접 연관은 없다. 다만, 자발백수가 되면서 몇 번 장거리 운전을 해 보면서 눈에 띠게 절감하는 일이 장거리 운전은 더는 할 수 없는 시기가 다가온다는 사실이다. 그때 가서 또 달라질지 모르겠지만, 또 내가 그때까지 건강하게 살아있어야 한다는 전제가 있기는 하지마는, 지금 생각으로는 이르면 70, 늦어도 75세에는 자동차 면허증은 반납하려 한다. 컨디션에 따라 다르겠지만, 이젠 더는 장거리 운전은 못하겠다. 그리 한 번 다녀오면 몸이 죽어난다. 야간운전이라 해서 특별히 더 힘들다는 생각은 별로 해보지 않았지만, 요새는 야간운전이 힘들어 죽을 지경이다. 그 건강함을 시종 일관 유지하던 손보기 선생이 팔순이 넘어 운전하는 모습을 본 적 있다. 그때 단국대선주선박물관장.. 2024. 3.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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