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기억에 이 놈이 사마귀니 곤충이니 해서 각종 동물 세계로 빠져들기는 아주 어릴적부터라, 저러다 말겠지 했겠지만,
그 혹닉은 나이가 들수록 점점 증세가 더 심해져 우째우째해서 지 엄마 극성에 곤충관련 학과로 대학이라는 데를 기적으로 들어가고
군대를 필하고도 증세는 더 심해져서 매번 밥상머리 뒤편으로는 동물의왕국류 프로그램을 틀어놓고는 가족구성원들을 강제로 그쪽 세계로 입양케 하는 일이 나로서는 곤혹스럽기 짝이 없거니와
그럴 때마다 매양 나는 밥상머리에서 하는 말이라고는
그거 다 좋은데 이젠 돈벌이도 생각해야 한다. 동물로 돈벌이 할 궁리 좀 해라, 언제까지 좋아서만 즐길 수는 없으니, 돈벌이가 되어야 한다. 너랑 동갑내기 이강인은 수백억을 땡기고 있다는 걸 봐라. 나도 니 매니저로 이름 걸어놓고 탱자탱자하며 놀자.
라 하거니와, 그런 말이 씨알이 먹힐 리 있겠는가?
아무튼 이런 아들놈 위한답시고 계우 내가 가뭄 콩나듯 하기 시작한 일이 저와 관련한 보도가 있으면, 그걸 링크해 카톡으로 틱 던져주는 것이니
동물덕후 곤충덕후 아들놈 두어 좋은 점 딱 하나가 있는데, 그때마다 이놈이 모르는 게 없어 저놈이 내 아들인가 놀랄 때가 자주 있단 말은 해 둔다.
그제 저런 소식이 있어 틱 하니 링크를 보냈더니 "얘 진짜 귀한 애"라는 답변이 돌아온다.
그러고 보니 저 놈인지 아니면 비슷한 놈인지 그거 찾겠다고 한여름 푹푹 찌는 날 나를 서울 인근 저들이 서식할 만한 숲으로 데려 달라 해서 연천인가 파주인가 어딘가 농가 숲으로 들어간 일도 있더랬다.
그 직전인가는 아르헨티나 발굴조사를 통해 드러난 천오백년 전 동물뼈를 분석했더니 여우 종류요, 그건 애완용이라는 연구성과가 나왔다 해서 그걸 보냈더니 대뜸
여우는 지금도 애완용으로 키우며, 그런 카페도 있다고 하면서, 뭐 저딴 것도 연구성과라 해서 발표하냐 하는 퉁명스런 반응이었으니,
군대까지 다녀온 아들놈 저런 행태가 때로는 천불이 나기도 하지만, 저리 미쳐 날뛰는 분야가 있으니 그런 열정이 대견하기는 하다.
집구석에서 함께하신다는 먹시라는 쉬츠인지 잡종을 모델로 AI 힘을 빌려 저런 것도 그려내니, 다 좋은데 저런 걸로 떼돈 좀 벌어왔으면 싶다.
'이런저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소불알만한 겹사쿠라 (12) | 2024.04.18 |
---|---|
논문論文을 안 쓰고 주석註釋을 안달아서 일어났던 여러 이야기 (32) | 2024.04.16 |
소피 마르소보다 이쁜 자주괴불주머니 (0) | 2024.04.12 |
보리똥 보리수 (0) | 2024.04.11 |
오래 살아야 하는 이유 (2) | 2024.04.06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