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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중에 생각이 났다. 어딘가 익숙한 데라는 생각이 미쳤다. 바로 우리 공장 앞마당이었다.
우리 공장 연합뉴스 수송동 사옥과 조계사 사이에 위치하는 작은 공원이어니와 정식 명패도 없으나 이곳이 위치한 동 이름을 따서 보통 수송공원이라 부른다. 사방으로 저들 외에도 고층건물이 둘러쌓으니 코리어리 대한재보험과 목은 이색을 중시조로 삼는 한산이씨 대종친회 건물, 서울지방국세청, SK건설, 서머셋호텔 등등이 병풍처럼 둘러쳤다.
지금은 좁디좁은 이곳은 녹록치 아니한 역사의 현장이라 중동학교가 있었고, 신흥대학이 있었으며
보성사도 있었고, 화가 고희동과 안중식도 이곳을 터전 삼았는가 하면, 대한매일신보가 태어난 곳도 이곳이다.
이곳은 또한 숙명여고가 1980년, 강남 개발 붐을 타고서 강남으로 이전하기 전까지 대략 팔십 성상을 터 잡은 곳이기도 하니, 이곳에 그 유허비가 남아 그 편린을 희미하니 증언한다. 이를 보건대 본래 터 정확한 위치는 '한성부 中? 수진방壽進坊 전동磚洞 11統6石'이라 하는데, ? 마크한 글자는 내가 알아보지 못하겠으며, 11통6石은 혹 石을 다른 글자인데 내가 잘못 읽었는지 몰라, 의문점을 표시해 둔다. 이곳은 지금의 종로구 수송동 80번지에 해당한다고 한다. 개교는 1906년 5월 22일이요, 서울 특별시 강남구 도곡동 91번지로 이전한 일자는 1980년 2월 25일이라 한다. 이 유허비를 세울 당시 숙명여자중고등학교장은 정충량이라 밝힌다.
강남으로 넘어가 번성을 더욱 구가한 이 숙명여고가 연일 언론지상을 장식하거나와, 이곳에 재학생으로 댕기는 쌍디 자매가 올들어 삼학년이 되면서 성적이 쑥쑥 일취월장한 일이 대서특필이라, 이 쌍디 아부지가 다름 아닌 이 학교 교무부장이라 해서 난리가 아니다.
뭐 숙명여고 출신자들, 혹은 이를 잘 아는 서울 사람들한테야, 숙명여고가 명문일지 모르나, 그렇지 아니한 사람들한테도 이 쌍디 자매와 그 아버지가 숙명여고라는 이름을 전국적인 유명세를 타게 했으므로, 축복이 있을진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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