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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훈의 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

고려시대에 군인전은 왜 필요했을까

by 초야잠필 2023. 11.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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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도 썼지만, 

고려시대의 전시과제도와 조선시대의 과전법은 매우 유사해 보이지만, 

가장 큰 차이가 바로 전자의 경우 군인전이 있다는 것이다. 

군인전이 왜 따로 필요했을까? 

조선시대에는 군인전은 필요가 없었다. 

어차피 군인은 병농일치로 군역을 지는 일반 백성으로 병사를 채우고 

장교들은 과전법체제하에서 관리들에게 분급하는 토지로 녹봉을 충당하면 되었기 때문이다. 

고려전기의 군인전은 직업군인에게 분급한 토지인데 

문제는 이 군인전은 전시과제도에서는 아주 간단하여 별것 아닌 거 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계산해 보면 군인전에 속하는 토지의 규모가 어마어마하기 때문이다. 

군인전으로 지급되는 토지가 일반 하급관료 수준이었던 데다가 
군인전을 받는 군인의 수를 여기에 곱하면 무려 백만결에 육박한다는 계산도 있다. 

이 군인전의 정체가 무엇일까? 

이는 바로 후삼국시대에 호족의 아래에서 활동하던 군인들이 
고려 건국 이후 호족들은 귀족으로 편입되고 

국가가 토지를 분급하는 의제적 전시과제도가 수립되면서 

호족들 아래에서 활동하던 군인들을 달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따라서 군인전을 받던 사람들은 일반 평민들이 아니라 

후삼국시대 호족들을 따라 다니며 군사작전을 수행하던 소토지 소유자들이며 

이들은 고려전기를 군인전을 받으며 거란, 여진과 전투를 벌이는 주력이었는데 

고려가 거란과 싸우면서 전혀 밀리지 않았던 일차적 이유는 

바로 이렇게 군인전을 지급받는 군인들의 수준이 조선시대 병농일치 하의 병사들보다 

훨씬 높았다는 것도 이유가 될지 모른다. 

이들이야 말로 무신정변 이후 이전의 귀족 계급을 타도하고 마침내 고려의 핵심 지배층으로 부상하게 되는데, 

결국 이들이 일본사에서 무사단=사무라이들과 경제적 정치적 기반이 거의 동일한 사람들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고러젼기의 고려군은 병농일치의 군대가 아니다. 후삼국시대 호족들의 무력 기반이었던 사람들이 고려 전기에 군인전이라는 이름으로 편성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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