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반응형

전체 글15293

남정 최정균(1924-2001)의 글씨 낙관인이 하나만 있는 걸 보면 단독 작품은 아니고 병풍 낱장이었지 싶은데, 그 스승 소전 손재형(1903~1981) 느낌이 적잖이 나는 걸 보면 만년 이전, 중년의 어느 시점에 쓴 게 아닐까. 내용은 충무공 이순신(1545~1598)의 시다. 바닷가에 가을 빛 짙어가는데 추위에 놀랐는지 기러기 떼 높네 근심어린 마음으로 뒤척이는 밤 초승달이 활과 칼을 비추네 *** editor's note *** 저 충무공 시는 내 세대는 수국추광모 운운하며 외웠다. 아마 교과서에 실리지 않았나 기억한다. 2024. 5. 1.
THE HERITAGE TRIBUNE 누적방문객 400만 돌파 시신 도굴 미천왕, 그 영광과 비극 애초에는 블로그 형태로 개설하면서 저 가볍다면 가벼운 저 글을 전재하면서 우리 THE HERITAGE TRIBUNE이 문을 공식으로 연 시점은 2018년 1월 18일 입니다. 대략 6년 하고도 넉달 정도 전입니다. 상식과 통설에의 저항을 표방하며 출범한 그런 우리 THE HERITAGE TRIBUNE이 2024년 5월 1일, 노동절에 즈음해 누적방문객 400만을 돌파했습니다. 이 숫자가 어떤 이에게는 고작?일 수도 있겠고, 또 어떤 분들한테는 그래서 어쨌다고? 하는 반응을 부를 수도 있겠지만, 역사와 고고학을 중심으로 때로는 무겁게 때로는 가볍게 때로는 익살스럽게 때로는 촌철살인하게 하는 방식으로 여러 관련 소식 혹은 정보를 전하고 독자들과 공유하면서 묵묵히 한 길을 .. 2024. 5. 1.
활자의 목적: 편한 교정을 생각해야 우리는 구텐베르크의 활자에 선동당하고 있기 때문에 활자인쇄는 대량생산이 목적이었으리라 생각한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우리의 경우 활자의 역사가 유구하지만 정작 대량생산은 목판 몫이었다. 활자는 몇 부 안 찍었다. 앞서 이야기한 실록은 다해서 5부이니 교정쇄까지 해도 7-8부일 것이고 우리가 편찬한 의방유취는 동양 최대 의학서라 무려 266권 264책으로 성종 때 활자로 인출했는데 딱 30부 찍었다. 너무 방대한 책을 너무 적게 찍다 보니 우리나라에서는 아예 모두 사라지고 일본이 임란 때 털어간 1부를 가지고 에도시대에 목판으로 찍어 보던 것을 한국에서 역수입한 것으로 안다. 우리는 이렇게 적은 권수를 찍으려면 도대체 활자로 조판하는 품을 생각하면 차라리 필사하는 것이 낫지 않나 하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 2024. 5. 1.
아즈텍이 쓴 흑요석제 의식용 칼 어느 고고학 사이트가 저 유물들을 아래와 같이 소개한다. Aztec ceremonial knives (made of Black Obsidian stone) 아즈텍문명 의식용 칼..검은 흑요석으로 제작 관련 자료를 더 검토해야겠지만 일단 저리 소개하므로 맛뵈기로 선보이기만 한다. 2024. 5. 1.
필사와 활자 우리의 활자가 대량인쇄를 위한 것이 아니라는 점은 잘 알려져 있지만, 왕조실록처럼 달랑 5부에 교정용으로 한 두 부 더 찍는다 해도 많아 봐야 6-7부 정도 찍을 책까지 활자로 인쇄한 것은 왜 그랬을까? 필사보다 활자로 인쇄하는 것이 더 능률적이어서 그랬을까? 필자 생각에는 활자로 5부를 찍는 것보다 필사를 하는 편이 실록 5부 만드는 게 더 빠를지도 모른다. 숙련된 사람이 필사하면 활자로 찍는 것 못지 않은 속도가 났을 것이다. 실제로 왕조실록에는 활자본만 있는 것이 아니라 필사본도 있는 것으로 안다. 그럼 도대체 왜 활자로 찍었을까? 필자 생각에는 이렇다. 교정을 위해서일 것이다. 5부를 찍되 교정은 한 장만 보면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한장에서 오탈자 등 고쳐야 할 부분이 나오면 판을 엎지 않은.. 2024. 5. 1.
Duck-shaped celadon water dropper Duck-shaped celadon water dropper Goryeo dynasty period, 12th century National Treasure housed at Gansong Art Museum displayed at DDP, Seoul as of April 18th, 2014 2024. 5. 1.
머리 잘린 아시리아 수호신 라마수 앗시리아가 숭배한 저 신을 라마수 Lamassu 라 표기하나 라맛수 정도가 원음에 가깝지 않을까 한다. 이 조각은 1992년 이라크 발굴팀이 처음 확인했지만 1995년 그 머리가 도난당했다가 회수돼 지금은 바그다드 이라크 국립박물관에 보관됐다. 사진은 그걸 재발굴하는 순간을 포착한 것이다. 라마수는 고대 메소포타미아로 거슬러 올라가는 아시리아 보호신이다. 사람 머리, 사자, 황소 또는 관련 동물의 몸, 날개로 묘사되는 경우가 많다. 아시리아 왕들은 보호신 형태로 그 신상을 저리 만들어 그들의 영역에 배치했다. 이 라마수는 앞서 자세히 정리한 바 있다. 후세인 시절 머리가 잘린 2천700년전 앗시리아 수호신 라마수 신상 재발굴 후세인 시절 머리가 잘린 2천700년전 앗시리아 수호신 라마수 신상 재발굴2,7.. 2024. 5. 1.
길이가 20미터 고대 이집트 의학 처방서 에베르스 파피루스 by 유성환 [이화사학연구소 콜로키움] 길이가 20미터에 달하는 『에베르스 파피루스』는 현전하는 고대 이집트 의학 파피루스 중에 가장 긴 파피루스입니다. 의학 파피루스라고는 하지만 일종의 처방 모음집으로 외상(화상) • 내과(당뇨 • 변비) • 피부과 • 치과 • 안과(실명) • 부인과(피임) • 소아과 • 기생충 질환 • 해충 퇴치법 등 다양한 주제에 걸쳐 총 877개 증례, 민간 치료법, 처방 등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사진에 소개된 78번 증례는 기생충 감염에 관한 것입니다. 『에베르스 파피루스』를 비롯하여 제가 지난 5년 간 꾸준히 연구한 고대 이집트 의학의 이모저모가 이번 주 금요일 5월 3일 오후 4시에서 5시30분에 걸쳐 개최되는 이라는 콜로키움에서 소개될 예정입니다. 콜로키움은 이화여자대학교.. 2024. 5. 1.
조선 고종 24년에 발굴한 이른바 알렉산더 석관 Alexander Sarcophagus 200 cm × 170 cm × 320 cm (79 in × 67 in × 130 in) Weight 15 tons규격은 이렇다. 저런 석관을 사코퍼거스 sarcophagus 라 하는데 서양 박물관에서 발길에 채는 유물이다. (사코퍼거스 개념에 대해서는) 저 사코퍼거스는 튀르키예 이스탄불 고고학박물관 Istanbul Archeology Museum 이 마스코트 격으로 자랑하는 것으로 나로선 20년 전 토지박물관 해외답사 때 쫄랑쫄랑 따라가 만난 적 있고 이후 가족여행 패키지로 따라가서 다시 한 번 봤는지 안 봤는지도 기억에 없다! 흔히 알렉산더 석관이라 하지만 실상 알렉산더 대왕은 무덤이 아직까지 알려지지 아니해서 찾을 길이 없다.함에도 저 친구가 "Alexander Sarcophagus"라 알려진 까닭.. 2024. 5. 1.
인류사 가장 늙은 애니메이션 주인공은 염소? Museum of Ancient Iran 소장품 중 하나로 대략 5천200살 정도 연세 드신 질그릇 사발 pottery bowl 이라 하는데 Shahr-e Sukhteh 라는 데 출토품이랜다. 저에 표현한 그림들이 아마도 인류사 가장 오래된 애니메이션 animation이 아닐까 한다는데 이르기를 야생 염소 한 마리가 뛰어오르는 모습을 5장 보여주는데, (뒤집기처럼) 저걸 시퀀스로 놓으면 첨부 사진 아래와 야생 염소가 뛰어올라 나무에서 잎을 갉아먹는 장면들이 된다고. 아래에 그것을 실제 애니메이션화한 동영상이 있다. https://en.wikipedia.org/wiki/Shahr-e_Sukhteh#/media/File:Vase_animation.gif 내친 김에 Shahr-e Sukhteh 라는 데를 찾아.. 2024. 5. 1.
지구가 오바이트해 만들어낸 시칠리아 소금광산 시칠리아 레알몬테 소금광산 The Realmonte Salt Mine in Sicily 이러한 염분 퇴적물 salt deposits 은 지중해가 대서양에서 단절되고 건조(또는 대부분 건조)되어 이전에 용해된 염분의 대규모 퇴적물을 생성하는 지질학적 사건인 "메시니아 염분 위기 Messinian Salinity Crisis" 동안 형성되었다. 이 현상은 596만 년에서 533만 년 전 사이의 중신세 Miocene epoch 메시니아 시대 Messinian age 말기에 발생했으며 대서양이 다시 그 분지로 흘러들면서 끝났다.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지만 암튼 열라 오래전 옛날에 이쪽이 바다였는데, 그래서 염분이 열라 많았는데 지구가 갑자기 오바이트해서 속이 뒤집어지는 바람에 대서양에서 지중해가 분리되고 그 바.. 2024. 4. 30.
7년 가뭄을 이야기하는 기근 기념비 Famine Stela 이른바 기근 기념비 Famine Stela 는 이집트 아스완 Aswan 근처의 세헬 섬 Sehel Island 에서 발견된 이집트 상형문자 hieroglyphs 에 새긴 고대 비문이다. 이것은 제3왕조(기원전 2686~기원전 2613) 파라오 Djoser 통치 기간 동안 7년간의 가뭄과 기근을 다시 이야기한다. 비문은 프톨레마이오스 5세 Ptolemy V 가 기원전 205-180년경 프톨레마이오스 왕국 때 새긴 것으로 추정된다. 비문 상단은 Djoser가 이집트 신들에게 공물을 하는 모습을 묘사하면서 가뭄이 그의 백성들에게 미칠 영향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다. 이 이야기는 사실의 반영일까 아니면 다른 곡절이 있을까? 본래 창세기 41 Genesis 41 의 7년 기근에 대한 성경 이야기와 연결되지만, 추가.. 2024. 4. 30.
느닷없이 찾아온 50대 어릴 적 나는 내가 50대가 될 거라고 상상할 수 없었다. 그런 나이는 영원히 오지 않거나 아주 먼 미래의 일이라고 생각했다. 어른이 되는 게 좋기만 했던 스무살, 결혼, 가사, 육아에 지쳐 글 쏠 시간도 내기 어려웠던 서른 살, IMF 여파로 큰 위기 속에 맞이한 마흔 살 ..... 그 뒤 10년을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살았음에도 쉰 살은 느닷없이 온 것 같았다. 그리고 더는 젊지 않음을 선고하듯 갱년기 증세가 마음과 몸을 습격해왔다. 나는 가족에게 그 사실을 알렸다. 이금이 에세이, 《페르마타, 이탈리아 - 퇴고할 수 없는 시간》, 사계절, 2021.9, p. 9 프롤로그에서 우연히 들어 펼친 저 책 첫 대목이 저래서 한참을 들여다 봤다. 2024. 4. 30.
비스툰 비문, 다리우스가 선포한 권력의지 비소툰 비문 Bisotun Inscription 은 페르시아 제국 다리우스 대왕 King Darius the Great of Persia 의 권력과 야망을 웅변하는 증거물이다. 깎아지른 절벽에 새긴 이 기념비적인 부조는 고대 세계의 가장 중요한 고고학적 발견 중 하나로 꼽힌다. 기원전 520년경 다리우스 왕을 위한 봉헌인 이 비문은 고대 공학과 예술의 놀라운 위업이다. 이에는 고대 페르시아어 Old Persian, 엘람어 Elamite, 바빌로니아어 Babylonian 세 가지 다른 언어로 쓴 텍스트가 있다. 이러한 다국어 접근 방식은 다리우스 왕의 메시지가 그의 광대한 제국 전체에 걸쳐 다양한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다. 비문에는 다리우스의 권력 장악, 전투에서의 승리, 제국을 통합.. 2024. 4. 30.
종이 도화지 대용으로서의 자작나무 껍질 이 자작나무는 묘해서 저 껍질은 얼마전 외국 사례를 보니 기름을 추출하는 원료이기도 하거니와동아시아에서는 그 나무는 그것이 주산지인 고산지대에서는 각종 공예용품을 제작하는 원료가 되거니와 그것을 구하기 힘들었을 삼국시대 구성원 중 신라와 백제의 경우는 그것을 어찌 구했는지는 여전히 좀 미궁에 빠지기는 하지만 아무튼 현재까지 확인한 활용 경로를 보면 첫째 관식의 경우 보강재 혹은 충격 완충재 같은 것으로 썼고 두번째로 천마총 출토 이른바 천마도 장니가 명확히 보이거니와 종이 혹은 도화지 대용으로 써서 거기다가 그림을 그렸으니 그 밑천이 바로 저 껍데기에 있다. 저런 식으로 자작나무는 껍질이 좍좍 벗겨진다.다만 저에는 기름 성분이 유난히 많아, 그것이 기름을 짜내는 원료로 활용되는 구실이 되거니와 기름이 많.. 2024. 4. 30.
머리카락 땋은 3천년 전 20대 고대 이집트 여성 미라 미국 캔자스 주 위치타 Wichita 소재 보물박물관 Museum of Treasures이 소장 전시 중인 고대 이집트 신왕국시대 20대 젊은 여성 미라 머리 쪽 세부다. 연대는 대략 1550-1069년. 그 매장 패턴으로 보면 왕족 신분이 아니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특이하게도 간, 비장과 같은 내장과 일부 뇌 물질이 남은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스캔 결과 이 여성은 척추가 약간휜 상태이며 키는 약 4피트 10인치였다. 시체가 되는 과정에서 조금 줄어들 수도 있을 것이다.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여성 신체 중 땋은 머리카락이 인상적이다. 저 머리카락만 보면 20대 래퍼라 해도 되겠다. This photograph showcasing her plaited hair was taken by Eric Peaco.. 2024. 4. 30.
은평역사한옥박물관 기획전 《우리가 몰랐던 이호철》 미발표 콩트집  『노루모씨』 발굴 - 5월 2일(목)부터 9월 18일(수)까지- 은평구 불광동에서 반세기를 산 작가 조명 - 13개의 질문에 대한 답을 풀어가는 전시  서울 은평구립 은평역사한옥박물관(관장 표문송)이 소설가 이호철 문학과 생애를 조명하는 특별전 을을 5월 2일(목)부터 9월 18일(수)까지 이 박물관에서 개최한다.이번 기획전은 흔히 ‘분단문학의 거장’이라 일컫는 이호철이 은평구 불광동에서 50여 년을 거주한 사실에 착목해 총 13개 문제를 풀어보는 형식으로 꾸민다.    이를 위해 ‘ 우리가 몰랐던 이호철’ ‘우리가 알아야 할 이호철’ ‘우리가 기억해야 할 이호철’이라는 3가지 키워드로  인간 이호철과 그가 이룩한 문학세계를 접근하고자 한다. 구체로는 관련 사진들을 통해 이호철 일생을 정.. 2024. 4. 30.
미래의 황제 티베리우스 미래의 황제 티베리우스 Tiberius 의 승리를 묘사한 은잔한쪽에는 티베리우스가 네 마리 말이 끄는 전차를 타고 있는 모습이, 반대쪽에는 황소가 희생되는 모습이 묘사된다.이 컵은 보스코레알레 보물  Boscoreale treasure 에 포함돼 있는데, 이 보물은 폼페이와 가까운 별장에서 발견돼 서기 79년 베수비오가 덮은 고대 로마 은제 물건 세트다.컵에 새긴 조각들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기념비의 복제품일 가능성이 크다. 2024. 4. 3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