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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약16

작약에 잠긴 경주 서악마을 Buddha amid Peony Pandemic at Seoak-dong, Gyeongju 모란 갔다 영랑은 울었다. 하지만 영랑은 몰랐다. 모란이 가면 또 하나의 모란이 온단 사실을 서악동 삼층석탑이 작약 천국이다. 작약 가면 그때 울어도 늦지 않다. 하지만 아카시아 만발하니 아카시아까지만 참자. 아카시아 뒤엔 밤꽃이 오니 말이다. 2020. 5. 11.
뭇꽃 지고 가는 봄 홀로 붙잡은 작약芍藥 희제계전작약戱題階前芍藥장난삼아 섬돌 앞 작약을 소재로 짓는다 [당唐] 유종원柳宗元(773~819) 다른 꽃 시절과 함께 다 시드는데고운 꽃 오늘 새벽 곱기만 하네붉은송이 짙은 이슬에 취해 기울고아리따움은 남은 봄 붙잡아 두었네홀로 감상하다 하루가 저무는데훈훈한 바람에 자주 흔들리네밤 창가에 부드러운 향기 뱉으니조용히 누우니 우리 친함을 알겠네진수유수로 보내 드렸으면 하지만멀기만 하네 남쪽에 있는 사람이라 凡卉與時謝, 姸華麗茲晨. 欹紅醉濃露, 窈窕留餘春. 孤賞白日暮, 暄風動搖頻. 夜窗藹芳氣, 幽臥知相親. 願致溱洧贈, 悠悠南國人. 《유종원집柳宗元集》 권 제43 고금시古今詩에 저런 제목으로 수록됐다. 이 풍경은 제목에서 엿본다. 아마도 계단에다가 작약을 심은 모양이라, 시간은 새벽을 시작으로 그날 밤으로 옮겨.. 2020. 4. 19.
모란 피었다기에 득달처럼 달려들어 껴안곤 물었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김영랑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 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읜 설움에 잠길 테요 5월 어느 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 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 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무너졌느니 모란이 지고 말면 그뿐, 내 한 해는 다 가고 말아 삼백 예순 날 하냥 섭섭해 우옵내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을 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1934년 4월 간행한 《문학》3호에 실렸다가 이듬해 시문학사에서 나온《영랑시집》에도 모습을 드러냈다. 시절이 시절이니만큼 너가 핀 줄도 몰랐다. 우연히 행차한 우연한 장독대에 너가 핀 모습 하염없이 본다. 그래 이맘이면 모란도 만발이라 다른 선하들 꼬꾸라져.. 2020. 4. 18.
모란의 사촌 작약 Peony 작약 勺藥 Peony / Paeonia lactiflora 작약과 작약은 여러해살이풀로 한 포기에서 여러 줄기가 나와 곧게 자란다. 붉은색, 흰색, 분홍색 주먹만 한 큰 꽃이 아름다워 정원에 흔히 심어 관상용으로 삼기도 한다. 나무인 모란과 꽃 모양이 매우 닮아 헷갈리기도 한다. 동아시아에서는 작약을 모란과 엄밀히 구분하지만 영어로는 피오니 peony 라는 같은 말로 지칭한다. 그만큼 유사성이 높은 까닭이다. 뿌리는 약으로 쓰므로 밭에 심어 약용식물로 가꾸기도 한다. 잎으로는 갈색 물을 들일 수 있는 염료식물이기도 하다. 지금 작약이 한창 새순을 틔우는 시기다. 2020. 3. 22.
Peony Surrounding Time Three story Stone Stupa at Seoak-ri, Gyeongju 慶州西岳里三層石塔 / 경주 서악리 삼층석탑 작약이 만발했다. Photo by Seyun Oh 2019. 5. 17.
Peony Flowers Encountered at Amisan Garden in Gyeongbokgung Palace 근정전 뒤로하고 교태전交泰殿 들어선다. 문지방 넘어 마당 지나 돌계단 오른다. 덮다. 시커면 마루바닥 저 넘어 열어제낀 문틈으로 아미산 정원이 들어온다. 다른 꽃 서둘러지고 오직 작약만 제철이라 돌아 뒤안으로 향한다. 아쭈? 작약만 핀 줄 알았더니 해당화 장단 맞춰 붉음을 탐한다. 그래도 내가 온 까닭은 오직 작약이라 그 분내음 흡사 막 사라진 모란과 대동소이 누가 그랬나 모란이 화왕花王이요 작약이 아왕亞王이라고? 내 보기엔 천부당만부당이라 그 농염 요염 섹시함 모란은 결코 작약에 비길 길 없다. 우물가 작약 한 그루 만송이 꽃을 피우니 이상하리만치 내 맘 콩딱콩딱인다. 가만 할미꽃 지난 자리인가? 하긴 알아 무엇하리오. 2019. 5.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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