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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2062

패배주의 만연한 문화재청에 고한다 어느날 깨어보니 앞산 너머로 아파트단지가 들어섰네? 김포 장릉이 이 모양이라 그 전면 너머로 어느날 느닷없이 땅속에서 기어올랐는지 하늘에서 떨어져 곤두박질했는지 성냥곽 같은 아파트단지들이 줄지어 병풍처럼 막아섰다. 그제야 이게 뭐냐며 호들갑이라 알아보니 적잖은 법적 절차 위반이 발견됐다 해서 뒤늦게 공사중지 명령을 때리니 호들갑이라 뭐 이리 보니 문화재청이 뭐 대단한 법과 양심에 입각해 마뜩히 해야 할 일을 한 듯 하나 내 보기엔 보여주기 맛뵈기 쇼에 지나지 않는다. 간단히 말해 우리가 이만큼 했으니 할 일 다했다 보여주는데 지나지 않아서 내가 아는 저들은 저걸 도로 무너뜨릴 배짱도 없고 그럴 의지도 없다. 말로는 저리하면서 뒤에서 쑥덕이는 말이라고는 저렇게 들어선 걸 어카겠어? 입주예정자들이 무슨 죄야.. 2021. 9. 30.
발상의 전환 왜 안되는가? 신라무덤을 올라탄 차량들 연전에 경주에서 스포티지총塚이 논란이 된 적 있다. 포항인가 어디에 사는 비교적 젊은 친구가 봉분이 상당 부분 날아간 신라시대 무덤 정상에다 자기가 모는 스포티지 차량을 턱 하니 주차한 모습이 sns로 노출되고 다시 그 소식이 기성언론을 통해 인용 보도됨으로써 그 친구는 경우없는 개망나니 취급을 당한 사건 말이다. 한데 나는 턱하니 신라무덤 정상을 디디고 선 그 모습을 보면서 아! 무덤도 저리 쓸 수 있겠구나 하며 저거야말로 역발상이라는 생각을 했으니 그에 대한 생각을 이곳저곳에 싸질렀거니와 아래도 개중 하나다. 신라무덤 딛고선 스포티지에서 나는 문화재 앞날을 봤다 신라무덤 딛고선 스포티지에서 나는 문화재 앞날을 봤다 우리 공장에선 늦게 다른 저 사건 장면을 포착한 사진을 처음 접하고선 나는 골이 띵해졌.. 2021. 9. 28.
구절초 잠길 서악동 삼층석탑에서 김춘추 판매하는 BTS를 기다린다. 아직이었다. 담달이 되어야 구절초는 핀댄다. 이 서악마을은 어떤 미친 한 사람에 비롯해서 풍광이 나날이 달라지는 곳인데 그때문에 참 엄한 욕도 많이 얻어먹는다. 그 풍광을 바꾸는 일환 중 하나가 봄엔 작약, 가을엔 구절초를 피우는 것인데 이 일은 성공했다. 다만 구절초는 손이 그리 많이 간댄다. 하도 잡초 뽑는 일이 고역이라 내년엔 해바라기로 바꾼단다. 그리되면 구절초 음악축제도 해바라기 축제로 바뀌지 않을까 하는데 나는 그 열정이 부럽다. 이 서악동삼층석탑이 경주 서악을 뚫고서 대한민국 문화재 대표상품 중 하나로 등장한 것은 누가 뭐라 해도 그의 공이다. 그에게 미션 하나를 던지고 왔다. BTS다. 그네들 근정전 공연은 내 제안이었다는 말을 하자 눈이 띵구레진다. 그런 그들이 그제는 숭례문을 불질렀다... 2021. 9. 27.
가을은 땡땡한 거미배에서 가을이 깊어질수록 거미배는 땅땅해져 종래엔 터지기 마련이라 봄 여름 우거적우거적 먹어만 대다 저리 되고 마니 언젠간 저런 거미 잡아다가 너가 이기냐 내가 이기냐 해서 똥궁디 쪽에서 거미줄 부여잡고는 언제쯤 더는 줄이 나오지 않냐 해서 하염없이 땡긴 적 있으니 반나절이 가도록 끊어질 줄도 몰랐고 배도 줄어들지 않았으니 아 이 놈들은 줄을 뱉으면서도 줄을 만드는 놈들인갑다 했더랬다. 가을이 깊을수록 거미배는 땡땡해지기 마련이다. 이르노니 가을은 거미배로 간다. 2021. 9. 26.
사라져간 왕국을 추념한다 그때인들 석양이 이랬다는 보장이 있을 순 없다. 본 사람으로 여직 살아남은 이 없으므로 하지만 그네들이 남긴 흔적으로 볼진댄 석양이 퍼랬다는 말은 없으니 그때도 불그레죽죽했으리라. 왕국은 그때나 지금이나 저랬을 석양으로 사라졌다. 2021. 9. 24.
샤인머스킷과 멜론 오른 차례상 보며 반추하는 원형 vs. 전형 이번에 우리 집 추석 차례상에 오른 제수 중에 종래와 다른 대목 두 가지 정도가 있으니 하나는 샤인머스켓이요 다른 하나는 멜론이라 이걸 차리며 이건 누구 작품이냐 물으니 집사람 소행이라, 이참에 저 둘을 새로 얹어봤단다. 어른들 살아계실 때면 불호령이 떨어졌을 테지만, 시대가 변하니 제수음식도 변하기 마련이라, 그래 시대가 샤인머스켓과 멜론을 양산하는 시대라, 새로 올려서 안 될 것도 없다. 북어도 본래 우리 집에서는 머리를 반대편으로 놓아야 하지만, 나도 까먹고 저리 놨더니마 엄마가 들어와서 보고는 잘못 놨다며 방향을 바꾼다. 또 제수 진설하는 문제로 얼마나 시끄러운가? 맨 앞줄에다가 과일을 놓고 그 뒤로 또 적을 놓느니 마느니 해서 오죽이나 시끄러운가? 또 그 절차는 얼마나 복잡한지, 내 어릴 적 기.. 2021. 9.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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