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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 THESIS

도굴로 몽땅 털어간 장수 호덕리 무덤 잔해에서 기적으로 건져낸 금귀걸이 1쌍

by taeshik.kim 2023. 7.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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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논급할 전북 장수군 호덕리 고분에 대해서는 일찍이 이 블로그에서도 소개한 바 있거니와(아래 첨부물 참조), 그 후속으로써 발굴조사가 계속 진행된 모양이라, 그와 관련한 진전한 소식이다. 

장수군(문화관광과)에서 의뢰하고, 호문연 출신 한수영이 채린 재단법인 고고문화유산연구원이 5월 22일 이래 장수군 계덕면 호덕리(산17-8번지) 고분군 300㎡를 발굴조사한 결과

요상하게도 이곳이 무덤임을 입증할 만한 이른바 매장주체부는 확인되지 않은 채 금제 귀걸이 1점, 쇠칼 2점, 쇠도끼 1점, 쇠화살촉 1점과 기타 토기 조각들을 확인했다. 


뭐 종잡기도 힘들다.



금제 귀걸이는 앞선 시굴조사에서 이번과 같은 형식 1점이 출토된 적이 있어, 아마도 그것과 세트였을 것이다. 앞선 시굴조사에서는 또 곡옥 1점이 수습되기도 했다. 

저번 시굴조사 땐 지표 10센티 아래서, 이번 것은 40센티 아래서 각각 출토됐고 신통하게도 둘 다 탐칭봉을 맞아 쭈구러졌다.

이로써 보아 무덤은 이미 극심하게 도굴되고 그 무렵인지 아니면 그 이후인지 알 수는 없지만 거의 다 파괴된 것으로 보인다. 매장주체부가 있었을 곳으로 확인되는 경계지점 동남쪽에서 도굴 구멍이 드러났다. 


까보니 이랬다.



묘광보다 아래쪽에서 장비 굴착 흔적이 보이니 포크레인으로 이미 한 번 까디빈 듯하다.

이 경계지점으로 추정컨대 봉분은 대략 10미터 정도였다고 추정한댄다.

조각난 토기들은 발형기대鉢形器臺, 통형기대筒形器臺, 덮개[蓋] 등의 일부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다른 온전한 것들이야 도굴님들이 가져가서 팔았겠다.


횡공철부



쇠도끼는 이른바 구멍을 뚫은 횡공철부는 실용기 뿐 아니라 위세품으로 알려졌으며, 삼국 전역에서 확인되나 전북지역 가야 고분에서는 처음이라고.


추정 봉분 북서쪽 7.5m 지점에서 길이 70센티, 너비 50센티 구덩이 하나가 드러났다. 이에서는 바닥 위 석재에다가 얹어놓은 연질 자배기 동체부가 확인됐다. 


구덩이
구덩이 자배기


조사단은 "석재 아래와 주변에서 토기편이 확인되지 않는 것을 볼 때, 봉분을 축조하며 제의의 목적으로 의도적으로 토기편을 얹어놓았을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말한다. 

나는 고고학도들이 무심하게 넘기는 이런 구덩이가 매우 중요하다고 보는데,

첫째 그 위치가 봉분 기준 북(서)쪽이며,

둘째 무엇인가를 폐기하기 위한 구덩이라는 점을 볼 적에

이는 말할 것도 없이 훗날 조선왕릉에서 보이는 예감이다.

실제 신라 문무왕과 백제 괴뢰왕 부여융이 취리산에서 회맹을 하고서는 그 희생을 제단 북서쪽에 묻었다. 


탐침 맞은 금귀걸이



저번 시굴조사와 이번 본조사에서 한 쌍을 갖춘 금제 귀걸이(너비 4.1, 길이 7.7센티 대형에 속한다)는 자엽을 갖춘 심엽형(하트모양)이며, 금사슬과 가는 테가 연결된 형태다.

하트모양 드림은 전체로 보아 휜 상태이며 재수없게도 탐침봉에 훼손됐다.

전체로 보아 함양 백천리 출토품과 유사한 것으로 조사단은 본다. 



시굴조사서 수습한 곡옥



장수군 가야(계) 고분에서는 삼고리 2-1호 석곽묘에서 반구형 장식이 달린 금제 귀걸이가 나온 적 있고, 봉서리에서도 같은 종류가 나왔다. 나아가 호덕리 A-1지구 9호분, 노하리 고분군 3호 석곽, 동촌리 2호분 주석곽, 삼봉리 3호분 주석곽, 삼봉리 3-1호분 석곽에서는 세환이식이 나왔다. 

이런 출토유물로 보아, 특히 구덩이 자배기와 뚜껑 등의 이른바 백제계 유물로 보아 이 지역 가야 유적의 마지막 단계인 6세기 전반기 무렵, 그러니깐 500~550년 무렵에 만든 것으로 본댄다. 

금정호남정맥이 북쪽으로 뻗은 산줄기 끝자락 백화산(해발 850.9m) 북서쪽 산줄기에 위치하는 이 무덤떼는 2018년 미래문화재연구원이 수행한 지표조사를 통해 그 존재 가능성이 보고되었다.

다만 사람이 다니는 길에 위치한 데다 주변 지역이 지속적인 개간으로 노출되는 바람에 속내가 어떤지도 확인해 보고, 그 결과에 따라 보존조치도 필요하다 해서 장수군 결단에 따라 조사가 착수되었다고 한다.  





이번 발굴이 주는 교훈은 딱 하나.

도굴 무덤도 잘만 하면 건진다!

 
전북 장수에서 출현한 어쩐지 촌티 나는 금귀걸이
 

전북 장수에서 출현한 어쩐지 촌티 나는 금귀걸이

장수 고분군에서 가야문화권 하트모양 금귀걸이 출토 최영수 / 2023-01-04 11:26:15 https://k-odyssey.com/news/newsview.php?ncode=179548372534292 Heart-shaped golden earrings of Gaya unearthed 연합뉴스 / 2023-01-04 14:26:37 htt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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