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식용인줄 알았던 '기마인물형토기', 액체 담는 주전자였다
송고시간 2020-09-29 09:00
임동근 기자
국립중앙박물관 '빛의 과학, 문화재의 비밀을 밝히다' 특별전
www.yna.co.kr/view/AKR20200928186200005?section=culture/all
이하는 국립중앙박물관이 배포한 관련 보도자료다.
국립중앙박물관, 재개관에 맞춰
“빛의 과학, 문화재의 비밀을 밝히다”일반 공개
ㅇ 전시일정: 9. 28. (재개관) ~ 11. 15.
ㅇ 전시장소: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 내 특별전시실
ㅇ 전 시 품: 국보 제78호 『금동반가사유상』 등 57건 67점
<빛의 과학이 풀어낸 문화재의 비밀자료> 한자리에 모은 ‘보존과학’ 전시
국립중앙박물관(관장 배기동)은 추석 연휴를 포함한 9월 28일(월)부터 11월 15일(일)까지 특별전 “빛의 과학, 문화재의 비밀을 밝히다”를 국민들에게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지난달 8월 25일(화)부터 시작하고자 하였으나,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실시됨에 따라 개최를 잠정적으로 연기하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립중앙박물관은 교사와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정보를 제공하고자 ‘문화재 속 과학과 역사 탐구자료’를 온라인으로 우선 공개하였고 지금까지 많은 호응과 관심을 받고 있다.
이번 전시는 우리 눈에 보이는 ‘빛’인 가시광선을 비롯하여, 적외선, 자외선, 엑스선 등과 같이 인간의 눈에 보이지 않는‘빛’으로 본 우리 문화재를 탐구하는 과정과 그 속에 숨겨진 비밀을 알기 쉽게 풀어 보고자 기획하였다.
전시품은 국보 제78호 <금동반가사유상>을 비롯한 국가지정문화재 10점을 비롯하여 청동기시대 <청동거울>에서부터 삼국시대 <금귀걸이> 그리고 <고려청자>와 <조선백자>까지 전체 57건 67점이 공개된다. 특히 <경복궁 교태전 부벽화>의 공개는 이번이 처음이며 적외선과 엑스선을 활용하여 조사된 흥미로운 자료들을 볼 수 있다.
전시 구성
빛은 인간의 삶을 지탱해 주는 필수적인 에너지원일 뿐만 아니라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긴 문화재를 감상하거나 연구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존재이다.
빛은 인간의 눈으로 볼 수 있는 가시광선뿐만 아니라 적외선, 자외선, 엑스선과 같이 인간이 눈에 보이지 않는 빛도 존재한다.
특히 보이지 않는 빛은 문화재 속에 숨겨진 제작 기술의 비밀을 풀 수 있는 중요한 열쇠이다.
문화재의 비밀을 빛의 과학으로 풀어보는 이번 특별전에서는 세 가지 이야기를 준비하였다.
첫 번째 이야기는 선조들의 삶 속에 스며든 빛과 색에 대한 내용을 담은 ‘보이는 빛, 문화재의 색이 되다’이다.
청동기시대 고대인들이 사용하였던 청동거울의 후면에는 기하학적인 무늬가 새겨져 있으며 경면에 빛을 비추어 사용하였다.
청동거울은 지금의 거울과 같이 모습을 비추는 도구가 아닌 태양빛을 모아 하늘과 교감하고자 한 의미로 당시 고대인들의 마음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공주 무령왕릉에서 출토된 다양한 빛깔의 <유리구슬>, 경주 황남대총 남분에서 출토된 국보 제193호 <유리로 만든 잔>과 <앵무조개로 만든 잔>, 그리고 수많은 비단벌레를 사용하여 만든 경주 금관총 출토 <금동 말안장가리개>, 전복껍데기를 두께 0.3mm의 정도로 얇게 가공하여 장식한 <고려나전향상>, 오방색의 <활옷>과 <수장생문오방낭> 등 한국 전통의 빛과 색을 만나 볼 수 있다.
인간이 물체를 볼 수 있게 해주는 가시광선의 빛을 지나면 적외선, 자외선, 엑스선 등 눈으로 볼 수 없는 두 번째 빛의 이야기로 이어진다.
두 번째 이야기는 ‘보이지 않는 빛, 문화재의 비밀을 밝히다’이다. 빛은 인간의 눈으로 볼 수 있는 가시광선 영역과 볼 수 없는 적외선, 자외선, 엑스선 등이 존재한다.
적외선은 가시광선에 비해 파장이 길기 때문에 공기 중에서 흩어짐이 적고 표면층을 투과할 수 있다. 특히 고대 유적에서 출토된 목간의 글씨는 오랜 세월이 지나면 지워져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적외선으로 촬영하면 나무의 표면 속에 스며있던 먹을 인식하기 때문에 글씨를 판독할 수 있다.
경주 안압지 출토 목간에서는 어패류를 절여 발효시킨 젓갈의 이름이 쓰여 있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또한 부여 쌍북리와 김해 봉황동 저습지에서 출토된 목간에서는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발견된 백제시대 구구단과 통일신라시대 논어 공야장편이 쓰여 진 목간이 확인되었다.
이러한 목간들의 기록을 통해 삼국시대 음식과 교육 문화를 알 수 있었으며 적외선 조사의 중요성을 보여주었다.
자외선은 가시광선보다 파장이 짧고 형광(螢光) 작용이 강한 성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도자기나 금속 문화재 등의 수리된 부분을 찾는데 많이 이용된다.
특히 도자기는 파손 부분을 새로 붙이거나 성형한 후 육안으로는 구분이 힘들 정도로 유약 층 복원도 하는데, 이러한 경우 자외선 조사로 복원 부분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따라서 자외선 조사는 손상된 문화재의 원형을 확인하고 올바른 복원을 위하여 매우 중요하다.
엑스선은 다른 빛에 비하여 파장이 훨씬 짧기 때문에 물체 투과력이 강한 성질을 가지고 있고 물질의 종류나 두께에 따라서 투과력이 달라진다.
따라서 엑스선 촬영 결과로 다양한 재질의 문화재의 내부 구조나 상태 그리고 성분 등을 파악할 수 있다.
특히 최근에는 문화재의 단면 조사 등에 컴퓨터 단층촬영 장치(Computed Tomography)를 많이 이용하고 있으며 결과물은 문화재의 원형 복원과 다양한 전시 콘텐츠로 활용되기도 한다.
1924년 경주 금령총(金鈴塚)에서 발견된 국보 제91호 <기마 인물형 토기>는 컴퓨터 단층촬영 결과, 내부에 물을 넣어 따르는 주전자 구조를 3차원 영상으로 구현하였고 그 속에 담을 수 있는 액체의 양이 약 240㏄라는 사실까지 알아냈다.
그리고 국보 제95호 <청자 투각 칠보무늬 향로>, <금강산모양 연적>과 <계영배>등의 내부 구조 또한 알아냈다. 원형, 다각형, 산형(山形) 등 다양한 형태의 연적은 내부가 복잡한 구조로 되어 있고 컴퓨터 단층촬영 결과로 물을 넣고 물이 나오는 물길이 있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또한 과도한 음주를 경계하라는 뜻에서 만든 조선시대 계영배가 관형과 종형의 두 가지 형태가 있다는 것과 계영배에 채워지는 술이 가득 채워지지 않는 이유가 사이펀의 원리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자료들을 통해 우리들은 선현들의 지혜와 장인의 기술을 엿볼 수 있다.
한편, 평양 석암리 9호분 출토 낙랑시대 <금장식 철제 환두 소도>에서는 철의 부식으로 가려진 슴베부분에서 지름 약 0.2㎜의 두 줄의 금선으로 식물의 줄기와 화려한 문양을 찾아내었고, 임진왜란 때 사용한 신식 무기 <비격진천뢰>의 구조와 원리도 확인할 수 있다.
세 번째 이야기는 ‘빛, 문화재를 진찰하다’이다. 사람들은 건강검진을 위해 종합검진을 받는다. 마찬가지로 문화재도 적외선, 자외선, 엑스선 등 여러 가지 빛을 이용한 검사 과정을 거쳐 보존 상태를 점검하고 진단한다.
상시 점검을 위해 활용하는 빛에 대한 이야기를 종합적으로 보여주고 진단하는 과정을 볼 수 있다.
쌍영총 고분의 널길 동벽 벽화편에 대한 적외선 촬영으로 우차(牛車) 2대와 개마무사(鎧馬武士) 그리고 30여 명의 고구려의 남녀 인물을 찾을 수 있었다.
그리고 조선후기 궁중장식화를 대표할 수 있는 <경복궁 교태전 부벽화> 2점 또한 이번 전시에서 처음 공개되는 자료로서 가시광선, 적외선, 엑스선 촬영 그리고 X선 형광분석 자료 등 흥미로운 내용을 보여 준다.
전시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국보 제78호 <금동반가사유상>과 보물 제331호 <금동반가사유상> 등 7점의 불상에 대한 컴퓨터 단층촬영(CT), 엑스선 조사, 성분 조사로 밝혀진 불상의 제작방법, 내부 구조와 상태 등 종합조사를 하고 항구적인 보존대책 마련을 위한 박물관 보존과학자의 노력을 문화재와 함께 영상으로 볼 수 있게 하였다.
끝으로 이번 전시를 통해 우리 문화재의 보존을 위한 박물관의 기능을 되돌아보고 문화재의 내면에 담긴 숨은 이야기도 즐기며 우리 모두 슬기롭게 코로나 시대를 견뎌나갈 수 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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