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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 섬계서원 은행나무라 천연기념물 300호다.
은행나무 수령은 제아무리 개뻥이라지만 국내서 나이로 가장 확실한 은행나무로 성균관 문묘의 두 그루가 있으니 이건 용재총화에도 등장하니 그 수령은 오백년을 넘거니와 이 섬계서원 은행나무는 그 문묘 은행나무가 잽이 되지 않을 정도로 규모가 굉대宏大하다.
문제는 그 보호책이라 몇십년 전엔 아주 생태 상태가 좋지 아니해 비실비실했으며 나아가 매미니 하는 태풍에 큰 가지를 하나둘씩 잃어 고사하는게 아닌 게 싶었다가 수력樹力을 근자엔 회복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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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면 섬계서원 영역을 표시한 담장이 이상한 몰골로 나무를 옥죈 모습임을 직감한다.
내가 어릴 적엔 담장이 저리 돌지 아니해서 담장 밖에 나무가 위치했다. 그러다가 저 몰골로 변했으니 이에는 그럴 만한 곡절이 있다.
그 무렵, 그러니깐 지금으로부터 대략 사십년전쯤에 저 나무 소유권을 둘러싼 법정분쟁이 벌어졌으니 인근 사유지 소유자가 그 소유권을 주장하는 바람에 일대 파란이 일었다.
섬계서원은 김녕김씨 중시조인 휘 문기 할아버지를 주향으로 배향한 서원이고 이 동네는 그에서 비롯하는 김녕김씨 집성촌이라 저 서원 또한 문중 소유라 마침 소유권을 주장한 이는 우리 문중이 아니었다.
소송은 기나긴 투쟁 끝에 결국 우리 문중이 이기고 그 참에 확실히 경계권역을 표시하고자 그 표시로 당장을 저리 쌓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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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까진 좋았는데 문젠 저 담장이 보다시피 저 은행나무 생육에 심대한 악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이다.
저 권역 담장은 이젠 철거해야 한다.
덧붙여 소유권 분쟁이 끝났다고도 할 수 없어 저 문제는 언제건 재발할 소지가 있다.
따라서 저건 국가지정문화재라 국가와 지방정부가 주변 사유지는 시급히 매입함으로써 그런 분쟁의 소지를 막아야 한다. 땅은 매입하고 저 담장은 적어도 저 부분에선 철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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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 큰 문제가 남는다.
요샌 웬간한 농로는 다 포장을 하지만 유독 저 은행나무 근방은 비포장이라 이 농로를 사용하는 사람들한테 저 구간은 여간한 불편을 끼치는 게 아니다.
듣자니 은행나무 생육에 방해가 된다 해서 당국이 포장을 봉쇄한단다.
저 위쪽에서 농사를 부치는 엄마도 불만이 많다.
문제는 희대의 역설이 벌어진다는 사실이다.
생육을 위한다며 비포장으로 남긴 저 구간이 비만 왔다하면 땅이 푹푹 파진다.
그럴거 같으면 차라리 저 농로 구간만큼은 포장을 하게 하는 것이 생육을 돕는다.
결국 현지 사정은 전연 고려치 않은 탁상 문화재 행정이 이곳에서도 예외가 아닌 셈이라
결국 저 은행나무에 대해서는 내가 그토록 증오하는 종합정비계획이 있어야 한다.
간단하다.
주변 사유지는 매입하고 주변 담장은 헐며 농로는 다른 데로 내주는 것이다.
왜 그리 해야 하는가?
저 은행나무는 국내 최고 덩치를 자랑하는 노거수다.
그 엄청난 규모는 보는 이를 압도한다.
이젠 문중의 자산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자산으로 돌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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