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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문화 이모저모 1837

아이한테 밥을 먹일 땐 입을 벌리는 법 옛날 그림 중에 신묘한 필치라 일컫는 것이 있어 노인이 어린 손주를 안고 밥을 떠 먹이는 장면을 묘사했다. 신비로운 채색이 마치 살아있는 듯했지만 강정대왕(성종)이 보고는 말했다. "이 그림이 좋기는 하다만, 어른이 아이에게 밥을 먹일 때는 반드시 그 자신도 입을 벌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 그림에서는 다물고 있으니 화법이 걸러먹었다." 이로부터 마침내 버러진 그림이 되고 말았다. 조선 중기 걸출한 이야기꾼 어우당(於于堂) 유몽인(柳夢寅, 1559~1623)이 정리한 야설(野說) 모음집인 《어우야담(於于野譚)》 중 학예(學藝)편이 수록한 그림 감식안과 관련한 일화 중 하나다. 이 대목을 접하고는 나는 과연 그랬는가? 혹은 지금도 그런가 생각해 보고는 무릎을 쳤다. 아이한테 밥숟가락 떠 준다 해서 꼭 그 .. 2019. 2. 14.
소공동 롯데백화점 주차장의 국립중앙도서관 서울 도심 한복판 소공동 롯데백화점 주차장에는 아무도 주시하지 않는 표식돌 하나가 있다. 조선호텔 근처 옆구리로 들어가는 롯데 주차장 들어서자마자 지하 주차장 내려가기 전에 이 표식이 있다. 그 표식에 적힌 문구는 다음과 같다. 국립중앙도서관 옛터 서울특별시 중구 소공동 6번지 1923년 11월 30부터 1974년 12월 1일까지 1992년 10월 15일 국립중앙도서관세움 현재의 국립중앙도서관은 1988년 옮겨간 서초구 서초동에 둥지를 튼 상태다. 역사적으로 대단히 의미 있는 곳인데 현재 처지가 그러해서 그 역사성을 충분히 홍보치 못 하는 점이 가슴 아프다. 그건 그렇고 이 안내문은 문제가 좀 있다. 1923년 11월 이후 1945년까지는 이 자리는 조선총독부도서관이었고 이후 남산 기슭으로 이전한 197.. 2019. 2. 12.
해혼후묘(海昏侯墓), 폐제废帝 창읍왕昌邑王 유하刘贺 능묘陵墓 개요 강서성江西省 남창시南昌市 신건구新建区 대당평향大塘坪乡 관서촌观西村 곽돈산墎墩山에서 발견된 서한西漢시대 폐제废帝 창읍왕(昌邑王) 유하(刘贺)의 능묘陵墓를 말한다. 해후혼묘海昏侯墓는 중국 전국중점문물보호단위들인 자금성성지(紫金城城址)와 철하고분군(铁河古墓群) 일부를 구성한다. 능묘는 평면 사다리꼴[梯形]을 띠며, 총면적 약 4만6천㎡이다. 주묘主墓 2기와 배장묘陪葬墓 7기, 배장갱陪葬坑 1곳, 2기의 원궐园门·문궐门阙 등으로 구성된다. 정교한 문물을 대량으로 출토했으니, 총수는 2만 건을 상회한다. 해혼후묘는 허다한 발굴기록을 세웠다. 우선 보존상태가 가장 좋고, 결구結構 상태가 가장 완정하며, 기능별 배치 양상이 가장 뚜렷하고, 제사 체계를 가장 잘 갖춘 서한시대 열후列侯 묘원墓园으로 꼽힌다. 제1차.. 2019. 2. 11.
콜로세움(Colosseum, Colosseo) (1) 상공을 덮는 자유의 여신상 고대 로마제국 수도 로마를 시대 배경으로 삼은 근작 영화로 《글래디에이터(Gladiator)》(2000)만큼 성공한 작품은 없다. 물론 이와 유사한 소재를 택한 영화로 그 이전에 스탠리 큐브릭(Stanley Kubrick)이 메가폰을 잡고, 마이클 더글러스(Michael Douglas) 아버지인 커크 더글러스(Kirk Douglas)가 주연한 《스파르타쿠스(Spartacus)》(1960)니, 머빈 를로이가 감독하고 로버트 테일러(Robert Taylor)와 데보라 카(Deborah Jane Kerr), 그리고 피터 유스티노프 (Sir Peter Alexander Ustinov)가 출연한 《쿠오바디스(Quo vadis)》(1951)니 하는 이가 있지만, 근작들과 2000년대 이전 작품을 가르는 가장 굵은 .. 2019. 2. 10.
영화 《말모이》와 조선어학회 지금도 상영 중인지는 알 수 없으나 이 조선어학회를 소재로 하는 근간 영화로 《말모이》가 있었으니, 유혜진이 주연했다 들었다. 난 관람치 못했으니 언젠간 수퍼액션이나 OCN 같은 데서 볼 날 있으리라. 조선어학회 터가 종로 윤보선가 뒤켠, 안동교회랑 도서출판 명문당 옆 동네길에 있는데 이미 건물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지번으로는 종로구 130-1번지라 한다. 그 표식엔 다음과 같이 적혔다. 조선어학회(朝鮮語學會) 터 Original site of the Joseon Language Society 조선어학회는 1921년 주시경(周時經: 1876~1914)의 제자들이 한글의 연구와 발전을 목적으로 발족한 조선어연구회의 후신이다. 1942년 조선어학회 사건으로 활동이 중단되었다가 광복 후 한글학회로 이어졌다.. 2019. 2. 9.
삼중당문고의 시대 김동인이나 혹은 를 얘기하고자 함이 아니다. 이 김동인 단편집을 포함한 를 잠깐 생각해 봤으면 한다. 이 단편집은 서지사항을 보니 1975년 초판인데 내가 갖춘 것은 1978년 중판본이라, 문고총서본으론 17번째다. 보다시피 세로쓰기라, 내가 대학에 들어가 한창 책을 닥치는대로 읽기 시작한 80년대 중반 무렵엔 이 총서도 변신을 꾀해 디자인도 변화를 주어 가로쓰기로 변하지 않았나 한다. 이 문고총서가 언제 시작했는지는 그 발간사에 연도가 없어 확실히 알 수는 없다. 따라서 그 시작점은 이 총서 넘버원인 이은상의 《성웅 이순신》 발간 시점을 보면 될 터인데 지금 내 수중엔 이 책이 없다. 다만 그 열일곱번째인 김동인 단편집이 1975년인 점으로 미뤄 이 총서 시작 역시 이해이거나 그 전해임을 미루어 짐작한.. 2019. 2.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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