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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2054

기관포 같은 오갈피 마주하는 넋두리 나이 들어감 때문인지 요새는 부쩍부쩍 소소한 데 꽂혀 그 변화양상을 집요하게 추적하는 성정이 들기 시작했으니 수송동 공장사옥 옥상 오갈피도 개중 하나라 한대 빨러 올라서는 어김없이 오늘 그 모습은 어떤지를 살핀다. 그 꽃은 벌써 기억에서 사라졌지만 그 꽃술이 어느새 이리 변해 있었다. 글쎄 저 오갈피란 놈을 연중 절반을 산에서 보낸 내가 그에서 자주 만난 친군지 기억엔 가물가물이라 요새 마주하는 그 모든 것이 나날이 하나하나 다 새롭기만 하다. 거창하게 생명의 경이니 하는 판에 박힌 말은 되풀이하고 싶지 않다. 다만 흘려버린 그것들이 갈수록 아쉽기만 하고 그래도 갈수록 그 하나하나가 절실하다는 말은 해둔다. 2021. 8. 4.
어김없는 향나무 내가 단골로 삼은 공장 인근 어느 카페 향나무를 오늘도 어김없이 찾았다. 커피 맛도 그대로요 향나무도 그대로니 별탈없이 지난 하루라 스스로 위안한다. 그나저나 언제쯤 향나무 보고는 현고학생부군신위 를 떠올리지 않으려나 모르겠다. 이 덩치로는 천년 인류 주검을 다 태우고도 남겠노라. 2021. 8. 4.
대만 선수 응원했다가 중국 광고에서 퇴출되었다는 대만 연예인 소식에 부친다 대만팀 응원했다가 '미운털' 대만 연예인 中광고계 퇴출[올림픽] 2021-08-03 11:45 김윤구 기자 하루 만에 4개 브랜드 계약 해지…대만 여야 정치인들 지원사격도 대만팀 응원했다가 '미운털' 대만 연예인 中광고계 퇴출[올림픽] | 연합뉴스 (베이징=연합뉴스) 김윤구 특파원 = 대만의 유명 연예인이 도쿄올림픽에서 대만 대표 선수들을 열렬히 응원했다가 중국에서 미운털이 박혀 광고가 줄... www.yna.co.kr 이런 소식에 대개 우리는 분개한다. 그러면서 짱께이는 어쩔 수 없다 한다. 그런가? 내가 보는 심각성은 극우적 심성, 곧 배타와 증오 우월을 전제할 수밖에 없는 내셔널리즘에 철저한 민족으로 대한민국인 같은 족속 있을까 싶다. 간단히 말해 피장파장 똥끼나 밑끼나다. 누가 누굴 탓한단 말인가.. 2021. 8. 3.
조계사 마당 로터스플라워 마주하며 시국 탓이라 해둔다. 올핸 어찌하여 로터스다운 로터스플라워는 구경도 못하고 계우 수송동 공장 인근 조계사 마당 다라이에 꽂아둔 조경용 로터스플라워로 만족한다. 수송동 공장은 연이은 확진자 출현으로 쥐죽은 듯 고요라 그 넓은 편집국엔 동경에서 날아드는 사진 처리 치닥하는 사진부만 두어명 멀뚱멀뚱 남았고 온통 실내등 꺼져 고스트하우스 방불이다. 필요한 사람 가져가라 문화부에서 내어놓은 책들도 그대로 수북이라 인기척없는 편집국 뒤척이며 볼만한 책 없나 혼자서 긁적이니 양상군자 진배없다. 아서라 무더위 완연히 한 풀 꺾인 조계사 마당 행차하니 백중맞이 명절인 듯 하나 눈에 띠게 사람은 줄어 대웅전 열어제낀 문틈으로 부처 세분만 금빛 발하는데 왜이리 을씨년스러운가? 너마저 없었으면 이 전당 어찌했을꼬? 칠흑 같은.. 2021. 8. 2.
문화재는 시간의 속박에서 탈피해야, 특히 근현대 문화재의 경우 문화재등록제도는 여러 면에서 혁명이었다. 첫째, 그것은 그 등록 대상이 근대기에 형성된 것들이라는 점에서 문화재란 자고로 앤틱antique이어야 한다는 무언의 압박으로부터의 혁명이었다. 둘째, 그것은 지정designation이 아닌 등록enlistment이었기에 기존 문화재가 주는 파괴 훼멸 불능의 신화로부터의 혁명이었다. 이런 특징은 곧 등록문화재가 종래의 문화재에 견주어 필연적으로 지닌 약점이기도 했으니, 둘째 특징과 관련해 실제 등록문화재는 그 등재 추진 과정에서, 혹은 등재 직후 무단으로 파괴되어 나가는 비운이 더러 있었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이 등록문화재 도입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문화재가 시간의 속박 구속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사실이다. 근대의 상하한선, 특히 하한선을 어디로 잡을 것인.. 2021. 8. 1.
개미 새끼, 망둥이 새끼 한 마리 없던 겨울 갯벌 《기자란 무엇인가?》 오늘 우리 공장 전국부에서 서남해안 갯벌 특집이 나갔다. 총 7편 중 4편이 등재 대상 갯벌 직접 답사다. 이 추운 날, 해당 지역 담당 기자들이 현장으로 출동했다. 아래 포스팅에 첨부한 링크(생략)를 보면 알겠지만, 갯벌이 생명이 솟음하는 곳으로 묘사됐다. 하지만 실상은 어떤가? 저들 지역 중 한 곳으로 출동한 후배 기자랑 주고 받은 카톡이다. [김태식] [오후 5:22] 다들 잘 썼더라 [김태식] [오후 5:22] 갯벌 구경 잘했나? 망둥이 좀 잡아보고? [xxx] [오후 5:23] 물때 맞춰서 xxx부터 갔는데.. [xxx] [오후 5:23] 개미새끼 한마리 없어서 한시간 넘게 또 달려서 xx로 넘어갔습니다ㅠㅠ [xxx] [오후 5:24] xx 갯벌에서도 사람은 오후까지 딱 2.. 2021. 7.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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