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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훈의 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

삼정문란은 19세기 위기 원인인가 결과인가

by 초야잠필 2024. 9.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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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한국사의 19세기는 위기의 세기로 쓰고, 그 위기의 징후로 삼정문란을 든다. 

그런데-. 

삼정문란이라는 건 위기의 원인이 아니고 위기가 만든 현상에 불과하다. 

이전까지 견고하게 유지되던 전근대적 사회가 붕괴하기 시작하면 당연히 삼정이야 문란해지겠지 그러면 온전히 유지되겠는가. 

우리보다 훨씬 견고하게 유지되던 에도막부 사회조차 종말기에 이르면 막번체제에 의한 직역제한에서 이탈하여 사무라이 흉내내는 농민이 수두룩했다. 

삼정문란은 19세기 위기의 이유가 아니고 어찌보면 이전 시대가 무너지고 새로운 시대가 열리는 징후일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다. 

19세기는 우리 인식처럼 어둡고 문란하고 퇴행적 세기가 아니라 앙샹레짐이 무너지기 시작한 활기찬 시기였을 수도 있다. 

19세기 말 그 움직임이 결국 식민지화로 이어지면서 이 삼정문란과 앙샹레짐의 동요까지 덩달아 회색칠을 하는데, 이게 정말 제대로 된 이해일지, 한 번 고민해 볼 필요가 있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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