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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훈의 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60 이후의 인생68

60이후에 연구를 더 하고 싶다면 60 이전 연구에서 옥석을 가려야 한다. 그래서 60이전 연구에서 나름 대단한 성과를 거두었다 해도 내 입장에서 더이상 발전의 가능성이 없는 것은 60이후 연구의 리스트에서 과감히 빼는 것이 옳다. 60이 넘어가면 시간, 돈, 체력의 면에서 이전에는 가능햇지만 이제는 어려운 연구들이 있다. 이런 연구는 자신의 리스트에서 미련없이 빼버려야 한다. 60이후 연구자가 욕 먹은 이유의 8-9할은 그 이전 연구에 미련을 못버리면서 나온다. 물론 60이전 연구와 완전히 결별할 수는 없겠지만, 이전 연구에 살아 있는 생동감을 줄 자신이 없다면 그 연구는 더 이상 acting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평생 연구가 아직 살아 있는가 이미 죽어 박물관으로 갔는가는 자기 자신이 가장 잘 알 것이다. 2024. 7. 11.
60 이후 절연해야 할 학회와 교유해야 할 학회 선별 작업 학회 선별작업을 시작했다. 60대부터 무슨 학회만 남겨야 하는가. 아예 공부에 담쌓고 살아간다면 모르겠는데, 필자는 뭐라도 글을 쓰면서 살아갈 생각이라 (물론 글 쓰는것으로 먹고 살 생각은 전혀 없다. 필자는 글 쓰는 것으로 먹고 살면 글에 매여 살게 된다고 믿는 터라 생업은 따로 유지할 것이다) 교류하는 학회는 선별해서 남겨둬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선별의 기본적 기준은 이렇다. 첫째-. 나가면 영감 대접을 기대하게 되고 하는 일은 없고 젊은 친구들도 영감대접이나 해야 하는 경우, 그 학회는 이쯤에서 끝낸다. 둘째-. 60 이후 연구와 관련이 있는 학회-. 남겨둬야 한다. 연구가 생산성을 유지하는 한 그 학회는 계속 활동해야 한다는 말이다. 쉽게 말해서. 내가 지금까지 계속 활동한 학회라도, 첫.. 2024. 7. 11.
나이가 들수록 스토리가 있어야 젊은 시절 연구는, 심지어 네이쳐 사이언스 등 굴지의 저널에 출판된 논문이라 할지라도 모두 진실의 파편이다. 상상력 억제제를 듬뿍 친 산물이기 때문에 스토리를 구축하기 아주 힘든 결과물이다. 나이가 들수록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젊은 시절 달고 살았던 논문의 작법과 다른 룰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스토리가 없는 이야기는 나이가 들수록 절제해야 한다. 나이가 들수록 스토리에 관심을 두어야 하며 이 때문에 적절한 시점에서 과학적 논문의 작법과 이별을 해야 하는 순간이 온다. 필자가 주의깊게 나이 들어가는 연구자들의 지적 산물을 주시해본 결과는, 60 언저리에서 이러한 작법의 변화를 시도하지 않는 사람들은 대부분 몇 년 안 되어 지적 생산활동에서 자의반 타의반 은퇴해야 했다는 것이다. 스토리 외에.. 2024. 5. 30.
한 이야기 또 한다는 충고도 없는 늙다리 앞글에서 늙다리에 대한 글을 썼지만 필자도 늙다리다. 그리고 늙다리는 입 닫고 있어야 한다는 말도 아니다.최근에 필자도 지금까지 해온 작업을 정리하여 책으로 공간하는 작업을 하고 있는데, 재미있는 것은 보고한지 10년이 넘은 학술보고는 이미 학설로서 수명을 다했더라 이거다. 물론 그 연구의 팩트 자체 가치가 사라진 것은 아닌데, 결과의 해석과 전망은 완전히 새로 쓰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세상이 바뀌었더라 이것이다. 늙다리라도 당연히 공부의 결과를 보고할 자격이 있다. 젊은 친구들 모아 놓고 이야기 할 수도 있다. 다만, 햇던 이야기 또 하지 말기를. 필자도 나이가 들수록 느끼는 것은 했던 이야기 또 하는 건 점점 해마다 증가하는데 그걸 모르는건 자기뿐이더라는 이야기다. 10년간 같은 이야기로 떠들었으면.. 2024. 5. 18.
늙다리들 뻥에 속지 마라 한국문화가 어쩌고 세계에 자랑할 만한 유산이고 저쩌고 다 믿지 마라. 젊은이들 자네들이 직접 나가서 세상을 보고 자기 눈으로 확인하고 한국문화를 다시 평가하도록. 늙다리들이 자꾸 자네들 불러 모아 놓고 이런저런 이야기 하면서 되도 않는 썰을 풀려고들 할 텐데 절대로 믿지 말고 그런 시간 있으면 배낭 싸서 밖으로 나가라. 늙다리들 쓴 책 읽을 시간이면 차라리 나라밖 박물관 한 군데를 더 봐라. 열등감 반, 무식 반으로 절여 놓은 검정 교과서가 주입한 국뽕이 머리에서 다 빠질 때쯤 세상이 그때야 제대로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2024. 5. 18.
필자 근황 뭐 필자 근황이야 대부분의 사람에게 안물안궁이겠지만, 어차피 나이 들어가는 마당에 기록 삼아 써둔다. 필자가 요즘 하는 일은 두 가지다. 하나는 일전에 이야기한 대로 지금까지 해온 작업의 정리. 이를 위해 네 번째 책을 준비하고 있다는 말을 했다.사실 그 네 번째 책 외에 고기생충 관련한 서적을 하나 더 준비하고 있어서, 내년 상반기에 하나, 하반기에 하나가 출판될 예정이다. 상반기에 나올 책은 서울대출판부, 하반기에 나올 책은 Springer 다. 둘 다 영문판이다. 영어판 아마존에서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다섯 번째 책까지 나가면, 대략 필자가 지금까지 벌여온 작업의 정리는 거의 다 끝난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정리 작업을 하면서 하고 있는 또 하나의 일은, 역시 이 블로그에 자주 쓰고 있는.. 2024. 4.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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