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신동훈의 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2026 일제시대 관련 논문에서 느닷없이 튀어나오는 자기검열 일제시대 관련 우리나라 논문을 읽다 보면 흥미로운 부분이 있다. 논문의 일정 부분에 가면 돌연 일본제국주의에 대한 맹렬한 비판을 달아 놓는 것이다. 물론 비판을 들어야 할 부분에서는 들어야 한다는 점에서는 필자도 이의가 없는데 문제는 고찰이나 결론에서 갑자기 맹렬한 비판이 나오니 매우 어색하고, 이 논문이 일제시대 비판이 일차적 목적인지 제목을 보면 그것도 또 아니다. 물론 거시적으로 보면 일제시대는 거악이니 이야기를 풀다보면 결국 그 악의 두목격을 비판할지 않을 수 없다 하면 뭐 그럴 수도 있겠는데 단지 그것만이 이유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은 그 누구보다 우리나라 학자들 스스로가 잘 알 것이다. 논문에 이런 필요 없는 말은 쓰지 말기를. 느닷없이 튀어나오는 이런 부분 읽을 때마다 필자는 북한 논문에서 느.. 2024. 11. 3. 단재를 어떻게 볼 것인가 한국 민족주의를 오늘날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하는 것은 결국 단재 신채호를 어떻게 볼 것인가 하는 부분과 밀접하게 연결된다. 독립운동가로서 단재의 역할을 부정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역사가로서 신채호라면? *** editor's note *** 필자 말마따나 단재는 문제적 인물이다. 저를 어찌 볼 것인가 하는 문제가 결국 한국 내셔널리즘을 어찌 볼 것인가 하는 문제와 직결하니 그 일단의 고민들을 아래들로써 나 또한 생각해 보고자 했다. “음모로 인국隣國을 난亂한 자”, 김유신을 혹평하는 단재 신채호 사대주의 병균을 퍼뜨린 김춘추 객관이 사라진 자리에서 자라는 어용御用 단재가 오도한 역사, 사대주의자 김춘추 2024. 11. 3. 어떤 논의도 집어삼키는 민족주의 민족주의가 약자에게는 유일하게 의존할 수 있는 버팀목이자 무기가 된다는 점에서 그 역사적 효용성을 부인할 생각은 없다. 한국인에게도 민족주의가 효율적으로 작동한 시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민족주의가 어떤 정상적 논의도 집어 삼키는 괴물과 같다는 점이다. 민족주의는 다른 논의와 공존이 불가능하다. 다른 모든 논의의 상위에 존재하면서 민족주의라는 이 막강한 액시옴에 반하는가 아닌가를 끊임없이 감시한다. 비유하자면 민족주의가 준동하는 시스템에서는 민족주의는 헌법과 같다. 헌법에 반하는 모든 법률은 헌법재판소에 의해 폐기되듯이 아무리 심각한 논의라도 상위 이데올로기인 민족주의에 반하면 폐기된다. 우리나라 지성계에서 제대로 된 논의와 논쟁이 없는 것은 이 때문이다. 뭐 좀 이야기 할만하면 민족주의가 준동하여.. 2024. 11. 3. 오록스 이야기 (3) 사육과 야생 그 야릇한 길항 인류사에서 가축화가 진행된 동물의 운명에는 두 가지 길이 있다. 하나는 원래 야생에서 살던 녀석 중 일부가 사육화 된 후에도여전히 야생에는 그 사촌들이 살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돼지를 보자 집돼지와 멧돼지는 지금도 종이 분리되지 않고 동일 종으로 서로 같다. 멧돼지가 사육화한 시점은 알 수 없지만 하나는 메소포타미아, 다른 하나는 중국 땅 어딘가에서 사육이 별도로 진행되어 대략 중국의 경우 용산문화기가 되면 완전히 돼지사육이 정착화 한 모습을 보여주게 되는데 이처럼 돼지가 사육화한 후에도 여전히 야생에는 멧돼지가 남아 있어 이따끔씩 그 멧돼지의 유전형질이 집돼지로 흘러들어오곤 한다. 이것은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로 집돼지가 있지만 산에는 여전히 멧돼지도 있다. 이 멧돼지가 집돼지와 교배하여 새끼를 낳는.. 2024. 11. 2. 선진국은 폼잡으라고 만들어 놓은게 아니다 필자가 대학을 졸업하고 공부를 시작하여 처음 해외 학술지에 논문을 낸 때가 지금부터 28년 전인 1996년이었는데, 이 당시만 해도 우리나라는 정말 아무것도 없었다. 국내 최고학부라는 대학에도 해외 학술지 변변히 내는 경우가 거의 없었고 요즘 이 이야기를 들으면 거짓말이라 하겠지만 티비 드라마고 가요이고 간에 한국문화계는 일본 티비와 가요 베끼기에 바빴다. 대학 서점을 가면 번역도 아니고 "편역"이라는 묘한 제목의 번역서가 난무했는데 죄다 일본 사회과학 서적 번역서였다. 한국 영화? 헐리우드 키드의 생애가 개봉한 것이 1994년이다. 뭔가 영화도 변화가 있을 것 같았지만 언감 생심 아카데미 상은 고사하고 허접한 해외 영화제 하나 참가하기도 빠듯한 시절이었다. 그 시절 해외학회를 나가 거기 학자들을 만나면.. 2024. 11. 1. 오록스 이야기 (2) 소라고 다 소라 부를 수는 없다 오록스Aurochs는 일반적으로 부르는 이름으로 학명으로는 Bos primigenius라 부르고 우리말로는 보통 원우라고 부른다. 우리가 흔히 소라고 부르는 것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우선 물소는 아예 속이 달라서 소와는 꽤 거리가 먼 친척이다. 제일 위 계통도를 보면 Bubalina (buffalo)라고 되어 있는 것이 바로 물소인데 인도를 가면 버팔로라고 부르면 대개 물소를 가리킨다. 미국 대륙에 있는 들소 (바이슨)와 동남아에서 보이는 그곳의 토착 소 (반탱, 가우르) 등도 소와 같은 속에 속하는 아주 가까운 친척이고 겉모습도 소 비스무리 하지만 역시 소와는 종이 다르다. 위 그림은 동남아에서 볼 수 있는 반텡banteng이라는 녀석인데 소 같지만 소가 아니다. 동남아에서는 소처럼 사육한다. 일반적.. 2024. 11. 1. 이전 1 ··· 3 4 5 6 7 8 9 ··· 338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