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윤호근 해임취소"…국립오페라단 초유 '한지붕 두 단장'
송고시간2020-03-08 07:00
송광호 기자
윤호근 전 단장 "내일부터 당장 출근"…지휘체계 혼란 불가피
윤호근 국립오페라단 제1단장
나는 해직기자였다. 그러다가 소송을 통해 대법원까지 가서 최종 승소해서 복직했다. 그 기간 나는 내내 해직 실직 상태였다. 물론 난중에 못 받은 월급은 한몫에 몰아받기는 했지만 말이다. 내가 아무리 무던한 놈이라 해도, 이런 사안에 내가 좀 더 관심이 갈 수 밖에 없다.
이 사태 도무지 나로서는 이해불가였다. 이 사안이 불거졌을 때 그 사안, 그리고 그것을 추진하는 과정, 그리고 그것을 결정하는 과정 모조리 나로서는 이해불가였다. 먼훗날 회고록에서나 할 법한 얘기지만, 러프하게 이야기하자면 이거 해고할 수 없다는 말, 나는 이미 전달했다.
전제할 것은 이 사안, 다시 말해 윤호근 단장을 해고한다는 소리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솔솔 나오기 시작했을 때 해고자 출신인 내가 조금은 관심있게 지켜봤고, 당사자도 만나 이런저런 얘기 들어봤다.
내 결론은 간단했다. 해고감이 안된다였다. 해고할 수도 없고, 그런 만한 사안도 아니되며, 해고하면 틀림없이 소송에서 정부가 질 텐데, 제정신이라면 그리 못간다 했다. 한데 떡 하니 해고를 시켜버리는 게 아닌가?
그렇다면 이 사안이 해고감이 안된다는 걸 문체부는 몰랐을까? 나는 알았다고 본다. 소송 가면 백전백패라는 거 문체부가 알았다. 그럼에도 밀어부쳤다. 왜? 일단 해고시켜놓고, 소송간다 해도, 그것이 끝날 즈음에는 이미 임기도 끝나버리기 때문이다. 실제 공공기관들이 이런 식으로 해고를 밀어부치는 일이 많다.
왜?
소송에서 져도 정부가 진 것이지, 그 소송을 추진 담당한 관련 공무원이 개별로 책임을 지지는 아니기 때문이다. 예서 개별책임이란 주로 소송비 부담을 말한다. 정부를 상대로 하는 소송에서 정부가 졌다 해서, 그것을 밀어부친 공무원이 개별로 소송비를 부담하는 일이 없다. 정부가 질 뿐이다. 이는 곧 국민이 지는 부담이다. 불특정 국민이 멍청한 공무원의 해고 행위 때문에 멍청한 데다가 그 아까운 세금을 허비해버린다.
이 윤호근 국립오페라단 단장 해임 건도 나는 이리 안이하게 문체부가 생각했다고 본다.
한데 결과는 어떤가?
그 소송에서 보란듯이 내 예상대로 정부가 완패했다. 한데 문제는 예서 그치지 아니한다. 부당해고를 결정한 것만이 아니라, 재판부가 윤 전 단장에 대한 해임 처분집행을 최종 확정판결 때까지 정지한다고 판시해 버린 것이다. 이게 무슨 뜻인가?
여타 해고 무효소송이라면, 1심에서 져도 2심으로 끌고 가며, 2심에서 져도 3심으로 끌고 간다. 그런 식으로 질질 소송을 끌다보면 끝나버리고 만다. 해직자는 나중에 그 기간 못 받은 임금만 보전받는 것으로 끝나고 만다.
국립오페라단
한데 이번 건은 재판부가 아주 괘씸하다고 생각했음인지, 윤 단장 해임 처분집행 자체를 정지시켜 버린 것이다.
이런 판결문 내용을 접한 문체부는 황당하기 짝이 없다.
그의 임기가 내년 2월까지이니, 그때까지만 질질 소송 끌면 된다는 안이한 생각이 엿되고 만 것이다.
그러면서 문체부는 그에 대한 해답을 찾겠다고 한 모양이지만, 윤호근이라고 바보 등신인가?
이 판결문 내용을 토대로 당장 월요일인 내일부터 출근하겠다고 선언했다. 낼부터 국립오페라단은 한 지붕 두 단장 시대를 맞이한 것이다.
짤라 버린 그 자리에다가 문체부는 지난해 9월에 박형식씨를 앉혀 놓았다.
누가 초래한 두 단장 시대인가? 문체부가 자초한 것이다.
21세기에 벌어진 일이다.
송고시간2020-03-08 11:20
송광호 기자
문화예술위 10년 전 사태 재현…혼란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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