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호 MBC 사장
송고시간 | 2019-08-21 14:31
인건비 축소와 프로그램 효율화 기조 등 KBS와 비슷
한때는 신이 내린 직장이라는 말까지 듣던 지상파 방송사들이 요새 몰골이 말이 아니다. 생존까지 위협받는 지경이라, 가뜩이나 이명박 박근혜 정부 시절 불공정보도 논란에 휘말려 신뢰도 바닥까지 떨어진 이들이 정권이 바뀌고, 그에 따른 적폐경영진까지 교체된 마당에 야심차게 재기에 시동을 걸었지만 영 말이 아니다.
SBS는 상대적으로 낫다는 말이 있기는 하나, 이 공장 역시 내홍이 만만잖거니와, MBC와 KBS는 그 위기감이 더해서 적자폭을 줄이려고 그야말로 안간힘이다. 얼마전 KBS가 이른바 자구책을 내놓자, MBC 역시 21일 오늘 비상경영안이라는 것을 내놓았다.
그 구체적 내역이야 저 앞에 링크한 관련 기사를 참고하면 되겠거니와, 이에서 표명한 경영안 중에 유난히도 씁쓸한 맛을 남기는 대목이 헬기 매각 방침이다. 오죽 힘들었으면 헬기까지 팔아제껴야 할 성 싶다. 그래도 공중파 방송이라면 예컨대 명절 귀성 귀경길 풍경을 헬기 타고 내려찍으면서 전하는 풍경이었거니와, 그 헬기에서 지상파의 압도적 위용을 자랑했지만, 이젠 그마저도 끝났다 싶다.
뭐 처분한 자리엔 훨씬 저렴한 드론이 가득찰 것이로대, 글쎄, 저대로라면 드론 조차 제대로 구입할까 싶다. 그만큼 절박하다.
MBC 자구안에서 또 하나 눈에 띄는 대목은 최대 주주인 정수장학괴 기부금을 축소한다는 것이니, 매년 얼마나 MBC가 장학회에 기부 형태로 품빠이했는지 알 수는 없으나, 이를 통해 10억원을 줄인다고 하니, 매년 이 액수를 상회하는 돈이 넘어간 것만은 분명하다.
최승호 MBC 사장
이 비상경영안을 보면, 경영위기에 처한 기업들이라면 누구나 생각할 법한 방안들이다. MBC가 무슨 용가리 통뼈라고 유별난 대안을 제시하겠는가? 먹고 자고 싸는 항목을 줄이는 전통적인 방식이니, 그래서 과연 저 자구안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효과를 가져올지 나 역시 심히 궁금하다.
나아가 비상경영안이라고 하지만, 저런 방안들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무엇보다 노동조합이 동의를 해주어야 하는 대목이 많거니와, 노조가 저 중 어디를 동의해줄 지 나로서는 심히 의문이 인다. 장담하지만 단 하나도 동의를 얻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틀림없이 노조는 노조대로 반발 논리를 낼 것이니, 왜 경영실패를 노조 혹은 노조원 잘못으로 돌리느냐 뒷말이 무성할 것이다.
그에 맞서 경영진은 경영진대로 뭐, 경영진 혹은 간부진부터 솔선수범하면서 선수를 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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