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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1546

봄은 고추 모종과 함께 비닐하우스 안 포대를 걷어내니 고추 모종이 한껏 푸르름을 뿜는다. 엄마가 누구한테 부탁받고 씨를 뿌렷다는데 한창 자라기 시작한다. 볕이 드는 봄날이 가까워지면 한데로 나가 뿌리를 내리리라. 물기를 잔뜩 머금은 모습 보니 매일 엄마가 물을 주는 모양이라 한데는 아직 공기 차갑기 짝이 없으니 하우스 안은 온기가 그득하다. 고추농사. 참 어렵다. 비가 안 와도 안 되고 많이 와도 썩어버린다. 유기농? 그건 환경운동가들이나 탁상에서 지껄이는 소리라 약을 치지 않으면 버텨낼 재간이 없다. 아무튼 봄은 비닐하우스 엄마 고추 모종과 함께 온다. 2024. 2. 11.
갈수록 경이하는 고목 내가 나이를 들어가서인가 갈수록 고목들을 경이한다.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익어간다 자위하나 늙어감이 어때서? 늙어가고 죽어갈 뿐이다. 그리 받아들임 되지 않겠는가? 김천 대덕면 섬계서원 팽나무랑 은행나무다. 저 중에서 은행나무는 천연기념물이다. 2024. 2. 10.
[백수일기] 하루를 보내는 방법 늘어지게 잔다. 언제까지? 밥줄 때까지다. 언제까지인가? 대체로 정오가 가까워오는 무렵이라, 이때 식사를 아점이라 한다. 백수가 하루 세 끼를 먹을 수는 없다. 자연스레 앵겔지수를 높이는 일을 막아야 한다. 일거양득이다. 아점을 먹고선 또 잔다. 왜? 잠이 잠을 부르는 까닭이다. 그래서 잔다. 보통 서너시에 일어난다. 그러고선 나간다. 저녁 사준다는 자리로 간다. 이리 되면 하루가 만사형통이요, 하루가 만사형통이면 한달이 만사형통이요 한달이 만사형통하면 일년이 만사형통이다. 2024. 2. 8.
아시안컵 축구 4강전 패배에 부친다 요르단 전력이 생각 외로 강했다. 나아가 오늘 준결에서 두 골 모두 결정적인 패스 실책이 빌미가 되었다는 점 그것이 이번 대회 내내 최악 경기력으로 평가받는 박용우가 첫 골을 헌납한 점 그리고 황인범 역시 조규성 박용우가 하도 욕을 먹는 바람에 가려진 감이 있지만 내 보기엔 이번 대회 내내 경기력 최악이었고, 두 번째 실점이 그의 실책에서 비롯됐다는 점은 곱씹어 보아야 한다. 둘은 후반 시작과 더불어 바로 교체했어야 했다. 더구나 황인범은 이른 시간 받은 경고가 계속 문제가 된 상황이었다. 이는 결국 클린스만 용병 실책으로 귀결한다. 클린스만도 무슨 생각이 있어 박용우를 계속 믿은 모양이지만, 오늘도 실점 장면을 포함해 세 차례 정도 있을 수 없는 어이없는 실책을 저질렀으니 그런 그를 계속 기용한 건 이.. 2024. 2. 7.
[五九自述] 나는 책을 구걸하는 거지였다 보도자료를 전문 서비스하는 업체 여산통신이 언제 생겼는지 모르겠다. 이 회사의 등장과 그 역사가 바로 문화부 기자, 특히 그 중에서도 학술을 담당하는 내 인생에 일대 변모를 가져오게 된다. 무슨 말인가? 이 여산통신을 통해 나는 더 이상 신간新刊을 구걸하는 시대를 청산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여산통신이 제공하는 서비스 중에 바로 각 출판사의 신간 홍보 업무가 있다. 다시 말해, 새로운 책을 낸 출판사가 그것을 언론사를 통해 홍보하려 할 적에 여산통신 이전에는 일일이 출판사에서 주소를 써서 그것을 해당 언론사와 해당 기자에게 우편물로 발송했지만, 여산통신의 등장과 더불어 이것이 단일창구로 정리된 것이다. 아니, 그보다는 여산통신이 정착함에 따라 여산통신 자체에서 발언력을 높여 신간 배포처를 나름 독자적으로.. 2024. 2. 3.
예의염치禮義廉恥란? 본능에 대한 타박이며 분출에 대한 억압이요 나체에 대한 가식이다. (2016. 2. 3) *** 예의염치는 요컨대 억압이다. 무엇이에 대한 억압인가? 바로 저들에 대한 윽박이다. 억압없이 어찌 예의염치가 성립하겠는가? 2024. 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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