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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중국의 미라44

마왕퇴 (6): 소하와 문화혁명 마왕퇴 연구의 이해는 문화혁명에 아주 깊이 얽혀있다.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문화혁명의 절정기에 중소분쟁이 격화한 그 와중에 마왕퇴 무덤이 발굴되었고, 무려 2천년전 한 제후왕의 완벽하게 보존된 무덤이 발견되었다는 것 때문에 이 사건은 처음부터 정치적인 성격으로 비화할 확률이 높았다. 그냥 문화유적과 유물은 그렇게만 봐주면 될 것을 당시는 문화혁명 와중이라 이에 정치적인 색깔을 덧씌워 마왕퇴 무덤은 반동영주계급의 소산이요, 마왕퇴 미라는 호의호식한 여편네 정도로 폄하되어 원래 같으면 홍위병 습격으로 몽땅 태워질 판이었는데, 그 와중에도 마왕퇴 발굴이 그렇게 막장으로 가지 않고 결국 세계를 놀라게 한 의학조사까지 성공리에 마친 것은 어쨌건 그 미친 세상의 와중에도 제대로 사고하고 행동하는 사람들이 사회 곳.. 2023. 10. 26.
마왕퇴 (5): 해부는 왜 했을까? 앞서 마왕퇴 미라에 대한 해부를 곽말약이 요청했다는 이야기를 했지만, 사실 마왕퇴 의학조사는 그 목적이 과학적 연구도 있었겠지만 일차적으로는 이 미라의 보존에 있었다. 당초 미라가 발견된 후 이 미라가 문화적 가치가 있는가, 보호할 만한 가치가 있긴 한 건가에 대해 의견이 엇갈렸다. 현지 고고학자들이 상부에 이 미라를 보존해야 하는가 라는 문의를 했을 때, 이 미라는 보존의 가치가 없다. 보존하지 않아도 좋다. 라는 명령이 하달 되었을 정도였다. 미라라는 것을 본 적도 없는 사람들이 어느날 갑자기 이천년전 사람이 썩지 않고 나타났을 떄 그 당혹스러움은 보지 않아도 짐작할 수 있겠다. 우여곡절끝에 이 미라를 보존해야 한다는 결론이 났을 때, 그러면 어떻게 보존해야 하는가 하는 것이 문제였다. 당시 죽은 사.. 2023. 10. 26.
마왕퇴 (4): 의학자와 文士의 기로에서 앞에서 쓴 곽말약의 이야기를 조금 더 써보겠다. 곽말약은 앞에 쓴 것처럼 큐슈제대 의학부 출신 의학사-의사인데 졸업한 해가 1923년. 당시로서는 최고수준 학벌이었음은 분명하다. 그래도 환자를 직접 봤다는 기록이 전혀 없으니 졸업과 함께 의사는 사표를 던진 것이나 다름없겠다. 곽말약 글을 보면 의학자 특유의 섬세함과 날카로움이 보이는데, 추리소설 작가로 명성을 날렸지만 셜록 홈즈 소설에서 의사 특유의 문진법을 추리에 그대로 적용한 코난 도일처럼 의대에서 보낸 본과 4년은 그의 평생에 깊은 영향을 미쳤음은 분명하다. 곽말약과 마왕퇴 미라 관련해서는 두 개 이야기가 전한다. 사람들 사이에 전해오는 이야기라 맞는지 틀리는지도 알 수 없다. 하지만 중국 쪽에서 전해오는 이야기에 이 이야기는 언제나 인용되는 부분.. 2023. 10. 25.
마왕퇴 (3): 조연으로서의 곽말약 마왕퇴 미라 스토리에서 조연 역할을 톡톡히 한 사람 중 하나는 다름아닌 궈모뤄, 곽말약이다. 마왕퇴 미라가 발견된 후 제대로 된 의학적 조사가 시행될 때까지 여러 고비가 있었는데 이럴 때마다 급한 불을 끈 사람 중 당시 총리 주은래와 중국과학원 원장 곽말약이 자주 등장한다. 특히 곽말약은 마왕퇴 미라 조사 때 매우 전문적인 사항을 지적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라에 대한 의학적 조사가 시작되기 전 곽말약이 연구진에게 남긴 메모가 남아 있는데 그 내용을 보면 상당히 구체적이며 의학적으로도 합리적이라 볼 만한 사항을 지적한 것을 알 수 있다. 곽말약이 이처럼 마왕퇴 미라에 대한 의학적조사에 관심을 가진 첫 번째 이유는 그가 일본에서 의대를 졸업한 의사 출신이었기 때문이다. 곽말약 연표를 보면, 1914年: .. 2023. 10. 25.
마왕퇴 (2): 마왕퇴 발굴을 보는 시각 웨난岳南 책은 대중서이지만 마왕퇴 개설서 삼아 읽기도 좋다. 마왕퇴 고분이 발견되었을 때부터 박물관에 전시될 때까지 전 과정을 가감없이 시간순으로 적어놨기 때문이다. 岳南은 인민해방군 출신 경력이 그의 글에 독특한 시각을 부여했다고 보는데 비교적 개혁개방이후 중국 정부 시각을 고고학 발굴에 충실히 투영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마왕퇴 무덤의 경우 발견 당시부터 조사가 끝날 때까지 과정을 岳南은 일관되게 사인방으로 대표되는 문화혁명 도당 일파와 이에 맞서는 합리적 간부들의 싸움으로 묘사하는데 후자는 발굴 현장에서 땅을 파고 있는 고고학자들과 위로는 주은래, 곽말약이 속하는데 이들은 마왕퇴 발굴과 조사를 부단히 훼손하려는 사인방의 획책에 묘안을 짜내어 필사적으로 막는 사람들로 묘사된다. 마왕퇴 발굴과 조사가.. 2023. 10. 24.
마왕퇴 (1): 古屍硏究, 잘 알려지지 않은 또 하나의 보고서 세기의 발견이라 할 마왕퇴 발굴에 대해서는 잘 알려진 책이 많다. 우리나라에도 일반인들에게는 꽤 오래전에 출판되었던 중국 岳南이 쓴 "마왕퇴의 귀부인"이 잘 알려져 있다. 이 책은 마왕퇴 무덤이 발견되어서 부터 발굴 때까지를 시간 순서대로 기술했는데 글쓴이의 필력이 좋아서인지 책이 술술 읽힌다. 岳南은 62년생이라는데 필자보다 나이 차이도 별로 나지 않는데 베스트셀러를 벌써 여럿 써냈다. 岳南의 책이 대중서라면 마왕퇴 발굴과 관련해서는 도록도 나온 것이 제법 있고, 또 보고서도 있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마왕퇴 한묘에서는 잘 보존된 옷부터 시작해서 죽간, 백서, 백화까지 나왔기 때문에 이를 출판물에 풍부하게 담아내려는 노력은 발견 당시부터 계속되었었다. 다만 마왕퇴와 관련하여 잘 알려지지 않은 것 중에.. 2023. 10.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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