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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현장

콜로세움 사전 리허설, 거대한 공사판 로마, 그리고 로마의 휴일을 생각한다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4. 1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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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사전 예약한 콜로세움을 쳐들어가는 날이라,

어제는 그 주변을 얼쩡하며 여기가 로마다, 라는 분위기 한껏 낼 수 있는 데들로 가볍게 행차했으니 

로마지하철 C선 건설 공사 관계로 거대한 공사판 현장으로 변한 베네치아 광장과

인근 팔라티노 언덕과 포로 로마노, 콜로세움, 그리고 치르코 마시모 주변을 달려 진실의 입으로 갔으니 




문제는 저들은 진실의 입을 모른다는 사실이다.

저들한테 무슨 로마의 휴일이겠는가?

가상으로 설정한 유럽 어느 국가 공주 오드리 햅번과 미국 기뤠기 그레고리 펙 이야기가 필요할 듯해서

1분 만에 공주와 기레기의 사랑 그 무대가 되는 곳 중 하나가 저 진실의 아가리라 설명하기는 했지만


진실의 입 성당서 오늘 저녘 메뉴를 생각하시는 두 분



듣는둥마는둥 배가 고프다는 예의 그 전가의 보물 같은 이야기만 뱉어내기에 

테르미니 근처, 숙소 인근 적당한 식당을 찾아 들어갔다. 

내일 다닐 곳이니 분위기는 알아두자 해서 택한 노정이었으니,

그제 어제는 별로 없던 사람들이 어디서 그렇게 쏟아져 나왔는지, 로마 구심 중심가가 바글바글했다.



베네치아 광장


크리스마스 이브, 그리고 크리스마스를 집에서 보낸 사람들이 마침내 나오기 시작했나 하지만

어차피 저들 100명 중 99명은 관광객일 테니, 어디서들 계셨는지 모르겠다.

로마는 소매치기 천국이라, 나 역시 그 피해를 본 사람이기에 애들한테 단단히 이럴 주입하면서 다니느라 신경을 곤두세웠다.




로마는 어째 갈수록 더 공사판이라, 익히 알려졌듯이 내년은 희년인가 뭔가 해서 바티칸 내세워 관광장사라,

그에 대비한답시며 곳곳을 파헤치고 있으니

베네치아광장과 콜로세움을 연결하는 그 통로는 도대체 언제까지 저딴 공사판이어야 하는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이고,

특히 베네치아 광장엔 거대한 시멘트공장 방불하는 그런 구조물을 들어서는 바람에 영 풍경을 버렸으니 

하긴 이런 도심 유적 지구 지하철 건설 공사 그 자체가 다대한 논란을 야기했으니,

한때는 그런 풍광을 사진에 담느라 무던히도 인근 언덕배기 건물 올라 애쓴 기억도 있다.



베네치아 광장


버스 종점을 겸하는 테르미니 역과 그 코앞 유서 깊은 레푸블리카 광장도 온통 공사판이라,

특히 테르미니 광장 문제점은 이 공사판 문제로 버스 종점이 어디로 바뀌었는지 알 수가 없을 정도로 난장판이며 

레푸블리카 교차로 거대 분수대는 내가 일전에 듣기로는 이번 크리스마스 때까지 손본다?

뭐 이런 내용이었는데 그 말을 듣고선 그때 벌써 이태리 놈들이? 웃기는 소리 작작들 하시라 하세요 하고 말았으니,

잘못된 정보인지는 모르겠지만, 개판오판사판 일분 전이기는 마찬가지다.


먹어주시고


오래된 도시일수록 이런 공사판이 많을 수밖에 없다.

계속 말하듯이 오로지 오래됐다는 이유로, 또 그것으로 관광장사해야 한다는 이유로 그것을 유지 보수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손길이 필요한 것이니, 

그 끊임없는 손길이 바로 아시바다. 

지들은 이미 썩고 문드러져 퍼질러 지고 싶은데, 이젠 더는 힘들어 그만 죽고 싶은데

그걸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혹은 원형 유지라는 이름으로, 혹은 가치 보존이라는 이유로 유지해야 한다는 것은 실은 고통이다. 


진실의 아가리



저럴 것 같음 쏵 다 밀어버리고 이 시대에 걸맞는 철근콘크리트 건물, 유리 건물로 싹 개조해 버리면 차라리 좋겠다.

문화재?

갈수록 회의만 든다. 

하긴 나는 그걸 보겠다고 저 머나먼 곳에서 달려왔으니 웃기기는 하다. 

우리는 어느 산중 절간 고색 창연한 목조 대웅전을 보고서는 찬탄하나,

겨울날 그 대웅전 들어서 양말 신고 걸어보면 1분이 지나지 않아 발이 언다.

그것이 전통이다.


진실의 아가리


군불 확 땠으면 하지만, 그러고 보면 우리네 저 현장에는 군불 하나 없다. 궁궐도 마찬가지라,

근정전 인정전에 군불 땠다는 소리 들은 적도 없다. 

참 저 진실의 아가리 이야기가 나온 김에...

그 아가리에 손 한 번 넣어보겠다고 장사진을 치는데, 그 장사진 주축을 보면 

첫째 절반이 한중일 동아시아 사람들이요,

둘째 연령대별로 보면 압도하는 젊은층 위주라

도대체 저들이 로마의 휴일을 알까?




물론 요새야 유튜브를 봐도 전편을 틀어주니, 마음만 먹으면 그 접근은 쉽겠지만

접근이야 그렇다 치고 1950년대 영화가 저들 세대에 무슨 감각이 맞겠는가?

유치찬란하기 짝이 없는 옛날 기레기 개수작 영화에 지나지 않는다.

혹 저들한테 로마의 휴일은 자고로 로마를 찾으려는 사람들한테는 졸업하려면 외워야 한 국민교육헌장은 아닐까 하는 비극하는 상상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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