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한국의 성씨 집단이 얼마나 큰 족단인지 모르고 사는데,
예를 들어보겠다.
한국의 강릉김씨는 시조는 김주원으로 서기 780년 연간에 사망하였을 것으로 추정한다.
일본의 세이와 겐지[清和源氏]의 시조 미나모토노 쓰네모토[源経基]는 서기 961년에 사망했다.
연대의 차이는 약간 있지만 강릉김씨는 신라 왕실에서 파생되어 나와 별개의 족단을 이루었다는 점에서 세이와 겐지와 비슷하다.
그런데-.
이 세이와 겐지에서 가마쿠라 막부를 연 미나모토노 요리토모[源頼朝],
무로마치 막부를 연 아시카가 다카우지[足利尊氏],
다케다 신겐의 다커다씨武田氏,
닛타 요시사다의 니타新田씨,
등이 모두 갈려나왔으며 기타 여기서 갈려나간 씨족은 수도 없다.
미나모토노 요리토모와 아시카가 다카우지는 모두 세이와 겐지의 자손이다.
가마쿠라 막부와 무로마치 막부가 완전히 다른 집단의 교체 같지만,
사실 이 양자간 차이는 후한 황실과 유비의 관계보다도 가까울 것이다.
아시카가씨, 미나모토씨, 다케다씨, 닛타씨 등 일본 무가 정치 시대 거물은 모두 별개 씨족 같지만
한국으로 치자면 강릉김씨 같은 족단의 후예들이 다시 지류로 갈려 나가면서 새로운 성을 칭한 것이다.
애초에 한국에서 "우리 집안은 명문이요"라고 할 때 특정 본관의 성이라는 것을 근거로 삼는다면,
일본에서 세이와 겐지의 후손이라는 것으로 가마쿠라, 무로마치 막부도 우리 집안 사람이 열었소, 하는 것과 마찬가지 인 셈이다.
한국의 성씨는 그 만큼 어마어마하게 큰 족단인 셈인데 이런 큰 집단이 같은 동류의식을 가지고 내려왔다는 것 자체가 신기하다.
일본의 경우 같은 세이와 겐지 후손이라도 겐페이 합전기가 되면 이미 자기들끼리 치고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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