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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전시란 한 사람을 여러 번 현장으로 끌어들이는 이벤트를 말한다. 지금 우리 문화계도 이 시대로 갔다.
한 사람이 여러 번 전시장을 찾게 하는 전시가 이제는 진정 좋은 전시로 각광받는 시대다.
교육청 협조라는 미명 아래 오기 싫은 학생들 강제로 끌고 가는 시대는 저물어야 한다.
지금으로부터 꼭 7년 전 오늘, 그러니깐 2015년 9월 9일 저 사진과 더불어 나는 저와 같이 썼다.
저 대문 사진은 아마 리움이 마련한 세밀가귀 전 전시장 입구였을 것이며 나는 저 전시장을 여러 번 갔다고 기억한다.
칠년이 흐른 지금, 박물관은 더 위기감이 팽배하다. 겉으로 보면 국립박물관을 기준으로 하면 여전히 사람이 미어터지는 듯 하지만 그 속내는 처참하기 짝이 없으니 무엇보다 젊은 세대가 박물관을 폐기했다는 데 심각성이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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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이른바 mz세대 기준이긴 하나 박물관은 죽었다. 버림받았다. 것도 철저히 버림받아 소박맞은 과부 신세다.
혹자는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을 기준으로 무슨 소리냐 반문하겠지만 젊은층이 없다. 모조리 애들 동반한 부모 아니면 중장년층이다.
더구나 그 유사 시설이라 할 미술관에 견주어 박물관이 체감하는 위기는 더 크다.
같은 전시를 해도 박물관은 숙제하러, 공부하러 오는 사람 천진데 미술관은 즐기려는 사람 천지라는 사실을 무엇으로 설명해야 하는가?
박물관 미술관은 그것을 하나로 통합하는 프랑스적 전통을 보건대 이 둘을 절묘하게 통합한 그 루브르박물관을 봐도 모나리자가 대표하는 미술관 코너는 관람객, 특히 남녀노소 불문이지만 고고미술(이 경우 미술은 회화 중심이 아닌 고고학과 연계한 그것을 말한다) 코너는 그에 견주다면 실상 파리가 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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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는 박물관은 국공립이건 사립이건 현대미술과 접목할 때다. 그 극명한 보기가 앞서 말한 리움과 함께 이화여대박물관이다.
전자는 아예 컬렉션 절반이 현대미술인 반면 후자는 주로 특별전 같은 전시코너를 현대미술과 융합하는 흐름을 보인다.
왜 박물관은 버림받는가?
이는 왜 미술관은 젊은층의 성지순례로 뜨는가에 대한 질문이기도 하다.
mz세대가 특별히 현대미술에 감식안에 고고미술에 대한 그것보다 뛰어나서 그러겠는가? 현대미술? 추상 일색인 그 현대미술은 내 보기엔 백남준이 토설한 그대로 사기에 지나지 않는다. 지 혼자만의 분풀이에서 출발한다.
그 추상을 어찌 타인이 이해한단 말인가?
반면 고고미술은 훨씬 즉자적이라 그에는 배경이 있고 실현이 있으며 그 둘은 명백한 인과관계를 형성해서 이해는 훨씬 더 쉽다.
그럼에도 왜 mz는 더 즉자적인 고고미술을 버리고 현대미술로 가는가? 단순히 재테크 소재라서? rm이 가니 나도 원님 덕에 나발 부는 심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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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미술이 버림받는 현상은 내 보기엔 윽박이 빚은 필연적인 참사다. 물어봐라 다들 박물관 하면 무얼 떠올리는지?
다들 똑같은 대답을 할 것이다.
공부해야 한다는 그 압박이 싫다 한다.
나는 이를 국사 교육의 참사라 부른다. 내셔널리즘 교육의 참사다.
우리 역사, 혹은 역사 국사를 알아야 한다는 그 갖은 압제가 부른 참사지 무슨 기타 우수마발이 있겠는가?
아는것만큼 보인다? 어떤 놈이 이딴 망발을 일삼는단 말인가?
아는것만큼 보인다니 아는것 없고 더 정확히는 알고 싶지도 않은것까지 강요하는 저 말이야말로 박물관에서는 퇴출해야 하는 괴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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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사? 역사? 몰라도 된다. 몰라도 될 자유가 있으며 그 몰라도 될 자유는 기본인권이다.
누가 무슨 권리로 저 몰라도 될 천부인권을 짓밟으며 알아야 하며 아는 만큼 더 보인다고 협박한단 말인가?
저 윽박은 흥과 여유로 갈아엎어버려야 한다.
하지만 여전히 역사는 알아야 한다는 정신으로 무장한 자들이 똘똘 뭉쳐 그것을 사명으로 아는 자들이 주류로 장악한 이 박물관 업계서 저런 날은 영원히 오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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