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기생충 한 마리 없지만 기생충 가장 잘 보여준 영화"
송고시간 2020-02-14 07:11
양정우 기자
기생충학자가 본 영화 '기생충'…"자손 번식 위해 눈물겨운 노력 비슷"
서민 교수가 500년전 미라에서 발견한 참굴큰입흡충(Gymnophalloides seoi) 유충.
서민이라고 할 적에 칼럼니스트, 혹은 촌철살인하는 시평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겠지만, 그는 어디까니나 본업이 기생충을 연구하는 의사다. 기생충만 해도, 시공간을 넓어 미라라고 일컫는 옛날 시체를 대상으로 삼기도 하는데, 옛날 시체에서 발견되는 죽은 기생충을 고기생충이라 하며, 그것을 연구하는 학문을 고기생충학이라 한다.
왜 기생충이 중요한가? 이를 통한 인류문화사 한 단면을 캐내기 때문이다. 예컨대 2006년 4월 경남 하동군 금성면 가덕리 ㈜한국남부발전 하동화력 건설현장에서 발견, 수습한 여성 미라를 고기생충학자들이 조사해 보니 참굴큰입흡충(Gymnophalloides seoi)이라는 기생충이 발견됐다. 미라에서 채취한 대변과 장 내용물에서 기생충을 관찰한 결과 선충란은 관찰되지 않은 대신, 참굴큰입흡충과 이형흡충류(Heterophyid), 그리고 간흡충(Clonorchis sinensis) 충란이 드러난 것이다.
옛 시체 미라에서 기생충을 건지는 사람들...서민은 이런 일을 한다.
이런 성과에서 참굴큰입흡충은 1993년에야 처음 존재가 보고된 것이다. 이 기생충은 자연산 굴(oyster)과 관련이 깊고, 간흡충은 간흡충은 민물고기에서 주로 감염한다. 기생충 분석을 통해 당시 시대상을 복원하는 것이다. 즉, 이들이 굴과 민물생선을 많이 먹었다는 사실을 유추한 것이다.
서민은 이런 걸 집중 연구하는 사람이며, 실제 이런 연구를 이른바 해외 유수학회지에 많이 발표한 전업연구자다.
다만 소위 인문학적 끼가 다분해, 그런 전문에만 안주하지 않는 행보를 보이거니와, 이른바 성향상으로는 그는 이른바 보수 꼴통의 반대편에 선 이른바 진보계통(내가 이른바를 자꾸 붙이는 이유는 객지 붙지 말란 뜻이다)에서 활발한 칼럼을 썼으며, 그러는 와중에서도 그 논란 많은 조국 사태에서 조국을 통렬히 비판하는 글을 쓰는 강단 있는 사람이다. 물론 그 때문에 이른바 문빠 조빠들한테는 욕을 되바기지로 먹기도 했다. 그래도 그는 꿋꿋하다. 내가 아는 서민은 그런 사람이다.
코믹스러움을 주는 서민...실제 만나 보면 어수룩한 그런 느낌을 준다 ㅋㅋㅋㅋ
그런 그에게 봉준호 '기생충'에 대한 생각을 물어보고 싶었다. 그가 공교롭게 기생충학자이지, 그렇다고 영화평을 할 만한 전문가는 아니지 않는가 하는 반론이 있을 순 있겠지만, 나는 두 가지를 고려했다. 그가 기생충 연구자이며, 덧붙여, 그의 촌철살인하는 논평이 가능하지 않을까 해서 이런 판단을 했다. 나름 괜찮은 논평이라고 본다.
'NEWS & THESIS'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금관가야 공동묘지 김해 양동리고분군을 파제꼈더니 (0) | 2020.02.14 |
---|---|
해병대 출신 김현대 한겨레신문 차기사장 (1) | 2020.02.14 |
Former members Boy Band X1 join new Boy Band (0) | 2020.02.13 |
인터뷰 조작 논란에 휘말린 PD수첩 (0) | 2020.02.12 |
SuperM Tokyo Dome Tour on April 23rd (0) | 2020.02.12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