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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 방송이 버려졌다지만 뉴스 시장은 인류 역사 이래 이런 활황이 없다.
글 또한 마찬가지라 글을 안 읽는다지만 엄밀히는 읽지 않는 건 책이지 글이 아니다.
글? 단군 조선이래 문자가 이리도 폭발적으로 소비된 적 없다.
신문을 보지 않고 방송을 듣지 않는데서 착을 읽지 않고 잡지를 보지 않는데서
사람들이 뉴스를 소비하지 않고 글을 읽지 않는다는 인과관계는 성립할 수 없다.
둘은 전연 별개고 실은 반비례한다.
더 간단히 말해 채과 신문이 누린 활자매체시대가 저물었을 뿐이다.
언뜻 이 역설을 어찌 설명할 것인가와 더불어 이 시대를 어찌 대처할 것인가 하는 물음을 던진다.
나는 문자에 대한 질식이 작금의 흐름은 그에 대한 레지스탕스라 본다.
문자는 태생 자체가 인간 생각 감정이라는 추상을 어떡해든 구상으로 해체화 과정에서 태어난 기호의 약속이다.
이 약속이 너무 오래 지속했으니 물리지 않는 게 이상하지 않겠는가?
최근의 흐름은 그 질식으로부터의 해방을 위한 몸부림으로 나는 본다.
반평생 이상을 글쓰는 일을 산 나부터가 실은 점점 더 그에 질식한다.
이제 글은 읽는 시대가 아니라 보는 시대다.
문자의 시대는 가고 추상과 미술의 시대가 왔다.
이 시대를 어찌 대처하느냐 하는 물음은 나한테도 버겁다.
다만 이 시대를 미묘하게 편승한 새로운 글이 그래도 소비된다는 점이 나로선 지남자 중 하나다.
읽는 시대 갔다.
보는 시대로 나아가야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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