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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 일각, 특히 이른바 페미니즘 성향이 강한 일군에서 언젠가부터 아버지 엄마 두 가지 성을 병기하는 흐름이 있으니,
이것이 탑재한 아이러내는 그것이 실은 그런 양성兩姓 병기가 추구하는 양성 평등과는 달리 두 개의 가부장 시스템이 강화한 결과라는 데 있다 하겠다.
예컨대 내 아버지가 김씨요, 내 어머니가 이씨라면 그에서 태어난 자식이 김이 머시기 해서 이름을 짓는다.
나는 그것이 표방하는 그 정신은 존중한다. 그에는 그 어떤 이론이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금만 뜯어보면 우리가 엄마 성이라 알고 있는 것은 실은 내 기준으로 외할아버지, 곧 엄마의 아버지 성에 지나지 않는다.
저 정신이 표방하는 정신을 제대로 살리겠다면 내 가문 외가쪽은 시조까지 거슬러 올라가서, 그 시조 어머니 성을 찾는 것이니,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이를 알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물론 극히 드물게 김해김씨 시조 김수로 비는 허황옥이라, 삼국유사에 의하면 인도에서 왔다지만, 역사학도들은 이를 거부하거니와,
그 내실 내막이야 차치하고, 내가 보건대 순수 허씨는 이 허황옥 밖에 없다.
백제 왕가 시조 온조의 어머니인 소서노는 성씨가 없고, 고주몽 엄마 유화 부인도 성씨가 없지만 부여씨인 것으로 판단한다.
그렇다고 우리가 이 시대에 허씨 부여씨를 들고 나오기는 심히 곤란하지 않겠는가?
그러기에는 이미 인종 잡탕이 이뤄져 각종 피가 뒤섰였으니 말이다. (옛날 간단히 쓴 글을 조금은 부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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