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각산 아래 양지바른 마을, 삼양동

내가 태어난 곳은 정릉동이고, 4살쯤 삼양동으로 이사와서 30여년을 살았다.

어릴때부터 쭉 살았던 곳이라서 그럴 수도 있지만, 지금 살고 있는 용인보다 훨씬 살기 좋은 곳이라고 생각한다.

어릴 때 주소는 '미아동'을 썼는데, 지금은 행정동명도 삼양동이다. 미아동 보다 삼양동이 느낌이 훨씬 좋다.

여기 나무그늘 아래에서 친구들과 많이 놀았다.

삼양동은 '삼각산 아래 양지바른 마을'이란 뜻이라고 하니 옛날부터 살기 좋은 동네였을거다.

국립중앙박물관에 있는 불상 중에 '서울 삼양동 출토 금동관음보살입상'이 있는데, 아마도 북한산 자락 어딘가에서 출토된 것이 아닌가 한다.

국보로 지정된 삼양동 출토 금동관음보살입상(사진:문화재청)

북한산 자락 아래 있다보니, 동네이름보다는 '달동네'란 수식어가 더 많이 붙었던 것 같다.

어릴적엔 달동네라는 개념을 몰랐으니, 원래 길이 가파르고, 골목이 좁고, 계단이 많고, 동네는 다 그런 줄 알았다.

최근 골목 계단에 데크를 깔았다.

골목길은 그대로인데, 데크계단으로 바뀜

그래도 골목 여기저기에서 고무줄도 하고,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도 하고, '얼음 땡!'도 하고 놀기에 충분했다.

지금은 주변에 아파트도 많이 생기고, 빌라도 많이 생기고, 많이 변했다.

예전엔 이 길로 미아삼거리역(지금은 미아사거리역)까지 가는 마을버스가 다녔다.

이 골목길은 예전 그대로-

그래도 골목 여기저기에서 고무줄도 하고,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도 하고, '얼음 땡!'도 하고 놀기에 충분했다.

지금은 주변에 아파트도 많이 생기고, 빌라도 많이 생기고, 많이 변했다.

반대편 쪽은 이미 아파트단지로 재개발되었다.

오늘 기억을 더듬어 골목 몇 군데를 돌아다녔는데, 아직 예전 그대로 남아 있는 곳들이 있었다.
여기도 얼마나 더 지나다닐런지 모르겠다.

2022. 1.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