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바우영감이 본 한국현대사
시사연재만화 '고바우'로 시대를 풍미한 김성환 화백이 오늘 오후 별세했다.
이 소식이 우리 공장에는 독자 제보를 통해 접수되었으니, 안치한 병원이 분당재생병원 장례식장이라 해서 내가 직접 그쪽으로 전화를 넣어 확인을 하니, "8호실에 계십니다"는 말을 들었다.
김 화백은 현직에서 은퇴한지 오래라 이런저런 연락처가 마뜩치 아니한 까닭에, 우리 만화 담당이 만화가협회인지에다가도 동시 다발로 확인한 모양이다.
그의 고바우영감은 시사만화로서의 상징성이 하도 커서, 그것이 문화재영역으로 치고 들어오는 바람에, 나 역시 지난날 문화재기자 생활을 하면서 두어번 김화백을 접촉할 기회가 있었으니, 그런 흔적이 지금 우리 공장 DB를 검출해 보니 두 건이 남았으니, 그것을 전재함으로써 그의 이력을 탐구코자 한다.
아래 기사에서 언급되듯이 그의 시사만화는 문화재로 등록까지 되었다.
2012.12.20 10:10:22
'고바우 영감' 문화재된다..등록 예고
김용환 '토끼와 원숭이'ㆍ김종래 '엄마찾아 삼만리'도
(서울=연합뉴스) 김태식 기자 = 김성환(80)의 '고바우 영감' 만화 원래 그림이 문화재로 등록된다.
문화재청은 고바우 영감 원화를 비롯해 김용환의 '토끼와 원숭이' 단행본, 김종래의 '엄마 찾아 삼만리' 원화 등 근대만화 작품 3건의 원화(原畵)를 문화재로 등록 예고했다고 20일 말했다.
고바우 영감은 1950년 이후 '사병만화', '만화신문', '월간희망' 등지에 시작하고 1955년 2월1일 이후에는 동아일보, 조선일보, 문화일보 등의 일간지를 거치면서 모두 1만4천139회가 연재된 한국 최장수 시사만화다.
문화재청은 이런 연재물 중 작가 자신이 소장한 6천496매와 동아일보사가 소장한 4천247매를 합친 1만743매의 원화를 문화재로 등록 예고했다. 원화는 최고급 양지에 묵으로 그렸으며 철장(綴裝), 낱장, 병풍 등의 형태로 보관 중이다.
문화재청은 이 만화가 "우리나라 최장수 연재 시사만화로 작품과 캐릭터의 가치를 인정받으며, 현대사를 연구함에 중요한 학술적ㆍ사료적 가치를 지닌다"고 등록 예고 이유를 밝혔다.
'토끼와 원숭이'는 아동문학가 마해송(馬海松.1905-1966)의 원작을 김용환(1912-1998)이 그린 만화다. 1946년 5월1일 조선아동문화협회에서 간행한 단행본.
문화재청은 이 만화가 "토끼와 원숭이 등의 동물들을 등장시켜 자주독립 국가에 대한 염원을 해방 전후의 정치상황에 대한 비유와 상징으로 풀어냈으며, 일제의 부당한 침략행위와 식민통치를 고발했다"고 평가했다.
이 만화는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국내 만화 단행본으로, 그간 이름만 전하다가 올해 5월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이 경매를 통해 입수했다.
'엄마 찾아 삼만리' 원화는 김종래(金鍾來.1927-2001)가 1958년 발표한 고전 사극 만화의 원그림으로,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주인공인 소년 금준이가 노비로 팔려나간 엄마를 찾아다니는 사모곡이다.
한국전쟁 전후의 피폐한 사회상과 부패상을 조선시대에 빗대어 고발한 작품으로 1958년 초판 간행 이후 저자가 약 3차례에 걸쳐 수정한 흔적이 있다고 문화재청은 말했다.
이 만화는 이런 원화를 이용해 1964년까지 10쇄가 출간됐다.
원래 상권 220매와 하권 224매의 총 444매였지만 하권 1매가 망실돼 이번에 443매가 문화재로 등록 예고됐다. 2010년 유족이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 기증했다.
문화재청은 이 만화가 "우리나라 최초 베스트셀러 만화의 원화로 고전 사극으로 대표되는 장르를 개척한 작품"이라면서 "또 섬세하고 수려한 필체로 당대 대중을 감동케 한 작품으로 1950-60년대 만화를 연구하는 데 큰 가치를 지녔다"고 평가했다.
근대만화가 문화재로 등록 추진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 만화 관련 작품은 향후 한 달간 등록 예고 기간에 각계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밟은 다음에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등록 여부가 최종 결정된다.
taeshik@yna.co.kr
2014.10.06 15:15:41
<고바우영감이 바라본 우리 현대사>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최장수 시사만화 특별전
(서울=연합뉴스) 김태식 기자 = 대한민국역사박물관(관장 김왕식)이 최장수 시사만화인 '고바우'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특별전을 마련해 7일 개막한다.
오는 11월30일까지 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개최하는 이번 '고바우가 바라본 우리 현대사' 기획전에는 지난해 박물관이 수집한 대표 소장자료인 김성환(82) 화백의 '고바우영감' 관련 자료 7천700여 점에서 엄선한 자료 200여 점을 내놓는다.
고바우영감은 1950년 육군본부가 발행한 '사병만화'에 첫선을 보이고 이후 '만화신문'과 '월간희망' 등을 거쳐 1955년 2월1일 동아일보를 발판으로 일간지에 상륙했다. 이어 조선일보와 문화일보 등을 거치며 2000년까지 무려 45년간 1만4천139회를 연재한 한국 최장수 시사만화다. 이런 가치를 인정받아 고바우영감 원화는 2013년 2월 등록문화재 제538호로 지정되기도 했다.
이번 전시는 시대와 소통한 민의의 대변자로 고바우영감을 소재로 한국 근현대사를 조명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고바우영감이라는 캐릭터가 탄생하고 변천한 역사를 정리하는 한편 이 만화에 등장한 다양한 캐릭터의 유형과 양상을 살핀다. 이어 고바우의 시선으로 바라본 한국현대사를 짚는다. 또 고바우와 함께한 김 화백에 대한 조명과 함께 김 화백의 다른 만화 작품과 저서 등도 소개한다.
박물관은 이번 전시를 통해 인쇄 신문에서는 보기 어려운 4칸 만화 원고에 살아있는 연필 자국, 잉크와 펜이 만들어낸 세밀한 선의 흐름, 썼다 지우고 덧그린 원화의 생생함도 볼 수 있도록 했다고 전했다.
더불어 언론탄압 시기에 검열 과정에서 가위질을 당해 신문에 실리지 못한 원화도 내놓는다.
이 자리에는 박물관이 입수한 자료 말고도 김 화백 개인과 국립중앙도서관 등지에서 소장한 자료도 빌려와 선보인다.
김왕식 관장은 "이번 전시를 통해 고바우영감이 담은 시대정신과 시대공감, 사회문화사적 가치를 조망해봄으로써 현대사를 새롭게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taeshi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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