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라고 다를 바 없다는 처녀 애엄마

[톡톡일본] 제도 바깥에 있는 사유리 방식 '비혼 출산'
송고시간 2020-12-05 14:13
이세원 기자
'한국은 불법·불가능' 부각됐지만 일본도 법 규정 미비
개인 간 정자 거래로 문제도 발생

 

[톡톡일본] 제도 바깥에 있는 사유리 방식 '비혼 출산' | 연합뉴스

 

결국은 싱글맘을 바라보는 사회시각 문제 아니겠는가? 이 싱글맘이라는 게 참말로 묘해서, 사유리처럼 남자가 누구인지 그 정체를 모르는 상태에서 씨를 받아 낳은 자식을 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실제 섹스를 통해 임신해서 아이를 낳았지만 여러 이유로 아비를 드러내지 못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저 둘은 엄연히 사안이 다르리라고 본다. 내가 이해하는 가장 큰 차이라면 생물학적인 아버지가 단순히 sperm doner 인가, 아버지에 따르는 의무와 책임, 나아가 권리까지 보유하는가 여부가 되겠거니와, 후자가 싫다 해서 택하는 엄마되기 방식이 사유리 아니겠는가? 결국 이런저런 남자의 속박, 혹은 그에 따르는 각종 의무와 인연이 싫고, 그와는 관계없이 오직 내 뱃속으로 낳은, 혹은 내 유전자를 물려받은 내 새끼를 갖고 싶다는 욕망이 전자로 달려가게 하는 가장 큰 동인 아니겠는가? 

 

사유리 인스타계정

 

문제는 전자가 법적 혹은 관습법적 각종 제약에 걸리는 데 견주어 후자는 적어도 임신 과정은 훨씬 쉽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이 경우 각종 문제를 유발할 수 있으며, 실제 드라마가 단골소재로 삼는 이른바 각종 막장드라마가 그를 발판으로 삼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런 위험성을 피하고자 해서 전자로 달려가는 것 아니겠는가?  

 

그 어떤 경우건 애 엄마이고 픈 자유는 법과 관습이 허락하느냐가 관건이 되겠거니와, 일본 출신 일본 국적 방송이 사유리가 촉발한 비혼모 되고픈 자유가 일본이라고 해서 그닥 우리랑 별 차이가 없이 저에서도 각종 제약이 판을 친다는 것이 우리 공장 도쿄 특파 보고다.

 

일본 후생성에다가 질의를 한 모양이라, 사유리가 한국에서는 실상 싱글맘 되는 길이 없어 할 수 없이 일본에 가서 씨를 받아 아를 낳았다고 하자, 일본 쪽 사정은 어떤지를 우리네 보건복지부에 해당하는 저짝 후생성에다가 질의를 하고, 그에 대한 답변과 여타 취재를 거쳐 저리 정리했으니, 이런 기사가 노작勞作이다. 

 

사유리

 

암튼 결론은 버킹엄이라, 저짝도 우리보다 사정이 나을 바가 없댄다. 저짝도 각종 제약이 판을 친댄다. 저런 제약을 뚫고서 사유리는 마침내 엄마가 되었으니, 나는 그가 일본 태생 일본 국적이지만, 주된 활동 무대가 한국이라는 배경이 이점으로 작동하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 그의 주머니 사정까지야 내가 알 수는 없지만, 그런 대로 그런 일을 버틸만 했을 것이며, 아울러 한국에서 주로 활동하니, 양쪽에서 자칫 그에 따르는 비난을 다 피할 묘수가 되기도 하지 않았을까 상상해 본다. 

 

그의 선택을 어찌 모든 사람이 반기리오마는 그래도 압도적인 한국에서의 반응은 상찬이 일방적이었다는 사실은 특기할 만하다. 

 

저에 대한 내 생각은 시종해서 같다. 그것이 사유리와 같은 경로를 통하건, 혹은 기타 직접 섹스에 의한 임신이건, 엄마가 되고픈 자유는 천부인권에 속한다는 사실이다. 그건 남자의 경우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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