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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은사4

봉은사가 지우려한 식민지 역사 일이 있어서 강남 땅에 왔다가 스벅 커피 한 잔 들고 봉은사를 찾았다. 추사 선생이 돌아가시기 사흘 전 썼다는 글씨를 오랜만에 한 번 보고 싶어서였는데, 절 분위기가 꽤나 어수선해서 좀 아쉬웠다. 근데 뜻밖의 물건을 보게 되었다. 판전 옆, 무슨 문화관을 짓는다고 길을 냈는데 그 옆에 박힌 돌기둥 하나. 깨져서 별로 볼 것 없어보이긴 해도 일단 글자가 있으니 전공(?)을 살려 들여다보았다. 앞부분은 죄 누가 뭉개놓았는데, 뒷부분은 살아 있다. "조선불교조계종대본산봉은본말사주지대표 소화십팔년 시월 일 건립" 소화 18년이면 1943년, 2차대전이 한창이던 시절이다. 그때 봉은사 주지께서 세운 돌이라. 다시 앞면을 바라본다. 햇빛에 비춰보니 언뜻언뜻 '충'자가 보이는 듯도 하고, 그 아래 잔글씨는 '육군.... 2023. 9. 4.
꽈배기 부인이 된 라일락 아무리 봐도 라일락이다. 강남 봉은사 경내라 라일락이 몇살을 드시면 저런 꽈배기가 되는가? 광화문 연가 부를 땐 라일락 꽃 향기를 맡는다는데 늙은 라일락에선 늙은 라일락 꽃 향기가 나지 않는가? 저런 라일락이 메마른 대지를 뚫고 오르는 사월은 가장 잔인한 달이라 점찍은 시인도 있었다. 그나저나 라일락 맞어? 2023. 6. 19.
현판으로는 꽝인 추사 글씨 첫째 추사체는 현판이나 편액 글씨로는 꽝이다. 둘째 七十一果病中作이 71세 과천 노인이 병중에 쓰다 인가? 추사가 말년에 사는 곳 과천을 빌려 스스로를 果라 했다는데 글쎄 좀 미심쩍다. 첨엔 累病이라 읽었는데 모르겠다. 죽기 직전 저걸 썼다는데 오늘내일 하는 뇐네가 殿板 글자 大筆을 갈길 힘이 있었는가? 낙관엔 완당阮堂이라 썼는데 진짜 김정희 낙관인가? 강남 봉은사서 剡溪 초하다. 2023. 6. 17.
서울의 봄이 가장 이른 강남 봉은사 강남 봉은사는 서울에서는 봄이 가장 빨리 찾는 곳이다. 역시 강남이라서인가? 도심인 데다 볕이 잘 들며, 무엇보다 그 뒤편으로는 경기상고인가가 위치한 얕은 산이 한강에서 불어닥치는 북풍을 막아주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오늘 어떤 인연으로 찾은 이곳은 봄이 만발했다. 산수유는 만개해 활개를 친다. 산수유뿐인가? 홍매는 이미 절정을 지나 오그라 들기 시작한 모습이다. 사대문 안에서는 이제 겨우 꿈틀대기 시작한 봄이 이곳에서는 절정을 지나 만기로 접어든다. 얼마전 어느 지인이 이곳을 찾아 홍매 몇 송이 담아 올렸는데 보니 겨우 서너송이 핀 모습으로 갖은 고역 기울여 봄이 만개한 것마냥 조작한 흔적이었으니 그걸 보고는 불쌍타 했더랬다. 2022. 3.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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