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출판9 인쇄의 경제사 이번에는 인쇄의 역사와 경제학이다. 아래 그림을 보자. 잉글랜드에서, 왼쪽 검은 점이 종이가 보급되기 전, 파란 점이 종이가 보급되면서, 빨간점이 인쇄가 보급되면서 각각 책값이 된다. 종이가 보급되고 인쇄가 활성화하면서 책값이 크게 떨어진 것을 알 수 있다. 필자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이것이다. 우리나라 목판 인쇄는저 경제적 측면에서 살피면 목판 인쇄의 본전을 제대로 뽑지 못한 것 같다는 말이다. 우리나라에서 목판 인쇄가 수지를 맞추려면훨씬 많이 찍어내야 했을 가능성이 있다. 목판을 수천 장 수만 장 만든 다음고작 카피를 백부 이백부 찍어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는 말이다. 무슨 소리인고 하니, 우리나라 목판 인쇄는 나라 크기로 볼 때 도저히 수지를 맞추기 어려운 사업이었을 수 있겠다는 말이다. 2025. 2. 8. 도사도스 dos-à-dos", 두 권을 하나로 묶기 위한 binding "dos-à-dos"라는 특별한 제본 유형의 책들은 16세기와 17세기에 제작되었다.네덜란드 출신 서지학도 에릭 크와켈 Erik Kwakkel 은 저들을 “샴 쌍둥이 Siamese twins”라고 부르는데 적절한 명명이라 본다.책들은 앞면이 다르지만 뒷면이 같다.두 권의 보완 책을 하나에 넣기 위해 일부러 도스-도스 바인딩 제본술을 사용했다.저 사진을 보면 도사도스는 원리가 간단해서 제1권 뒷면 카바를 제2권 앞면 카바로 삼은 것이다.***(이하 2024. 11. 27 덧붙임) 외우 이정우 선생도 이 일을 근자 아래와 소개했으니 새로운 내용이 많아 그 포스팅을 전재한다.중세 시대에는 독서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기 때문에 두 권의 책을 함께 제본한 적이 있다. 한 권의 앞쪽 가장자리가 다른 권 중심 축에 접.. 2024. 5. 11. 목판 활자 필사본 동아시아에서 이 세 가지 책 제작 매체는 시간 순으로 하나씩 발전해 가는 것이 아니라 그 나라의 상황에 따라 병렬적으로 발전하였다. 목판은 대량생산의 수요가 있는 중국. 활자는 굳이 한국에서 발전한 이유는 딱 그 독서층의 수요 때문이다. 일본에서 필사본이 주류를 이루다가 임란 이후 처음에 활자로 개판한 것은 결국 독서층의 당시 수요를 반영한 것이고 이후 목판으로 전환한 것은 독서층의 증가를 의미한다. 목판, 활자, 필사본은 그 사회의 독서수요에 따른 변용이다. 어느 하나에서 다른 하나로 발전을 쉽게 이야기 할 수 없다. 필사본, 목판, 활자로 발전하여 활자가 가장 발전된 형태라고 쉽게 말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2024. 3. 6. 붕어를 출판하고 국화를 인쇄하는 틀 난 붕어빵보다는 붕어빵을 찍는 틀을 먼저 본다. 저걸 주시하는 이유는 떡판 다식판이 진화한 형태인 까닭이다. 저걸로 모양을 내는데 그래서 같은 종류의 빵을 틀이 망가지기 전까지는 무한히 찍어낸다. 이 찍어냄이 바로 인쇄印刷다. 그러니 빵을 찍어내는 행위는 출판이다. 국화빵이라고 다르겠는가? 이 역시 국화를 인쇄하며 출판한다. 인쇄도 출판도 이젠 영역을 확대할 때다. 2024. 2. 27. 세종 시대 책을 뜯어 커버로 삼은 안춘근의 《출판사회학》 한때 지금 직장에 좀 회의를 느낀 나머지 다른 직장은 좀 나을까 싶어 이것저것 알아본 적이 있었다. 그 중 하나가 출판업계였는데, 물어본 분마다 다들 말리시는 바람에 그만두고 말았다. 요컨대 학예연구사가 문화재를 좋아한다고만 되는 게 아니듯, 출판도 단순히 책을 좋아해서 뛰어들 분야는 아니라는 것이다. 내 대답은 "그렇군요...그렇겠죠."였고. 그랬기 때문에 나에겐 이 책이 더 묘한 느낌을 자아낸다. 출판인이자 서지학자요, 당대 으뜸을 다투던 고서 수집가 남애南涯 안춘근(安春根, 1926-1993)이 1969년 지은 《출판사회학》이란 책이다. 출판사는 저 유명한 통문관通文館이니 발행인은 당연히 그 주인 이겸로(李謙魯, 1909-2006) 선생이다. 출판이란 무엇이고, 사회 안에서 어떤 의미가 있는지, 특.. 2022. 7. 31. 2쇄가 나은 책, 추방해야 하는 증정 전통 연극에서도 그런 줄로 안다. 개막 초창기 공연은 아무래도 아귀를 맞춰나가는 과정이라 삐걱거림이 있기 마련이라 초반 공연 몇 차례 소진하고 난 다음 공연이 관객한테 안정감을 그만큼 많이 준다고 말이다. 책 역시 초판 1쇄보다는 2쇄가 상대적으로 안전한 판본이다. 오타니 뭐니 하는 것들을 아무리 세밀히 살핀다 하지만, 없을 수가 없다. 저자가 가장 애착을 지니고 교정할 때도 바로 1쇄를 소진하고 2쇄로 넘어갈 때다. 3쇄 이후는 듬성듬성 하고 만다. 이걸 아는 사람들은 1쇄가 소진하고 2쇄를 기다리기도 한다. 한데 이리 되면 문제가 생긴다. 1쇄를 소진해야 하는데, 그 동력을 잃는다. 나아가 요샌 출판이 아니라 인쇄를 하는 일이 많아, 독자를 생각지 않고 제 만족을 위해, 제 업적 과시를 위해 책을 찍는 일.. 2021. 12. 23. 이전 1 2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