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나들이 열흘이라 손톱도 자라고 발톱도 자랐으니 왁싱해야 할 때다.
어제 나가 떨어지는 바람에 근질근질한 몸뚱아리는 샤워로 씻어내고 덩달아 시염도 쳤다.
오모나 달라진 내 얼굴. 수염 하나 밀었을 뿐인데..
수염 치기 직전 저 몰골로 내 투숙한 내 호텔 내 식당에서 우거적우거적 씹고 있으니 호텔 종업원이 유독 나만 골라 몇 호 투숙객이냐 물어보지 않았겠는가?
어디 동네 걸베이 난민 거지 온 줄 알았겠지.
산뜻 샴푸 냄새 채 가시지 않은 상태서 장비를 푼다.
먼저 손톱을 친다.
뭐 이 정도면 장화홍련전 출연해도 되겠다 싶은만큼 손톱이 자랐다.
다음 발톱.
생각보단 생장이 느리다. 하도 싸질러다녀 자연 마모됐나 보다.
다음 귀를 후빈다.
생각보다 왕거니가 걸리지 아니해서 실망하지만 종유석 같은 덩치가 스스로 참지 못하고 나가 떨어졌는지도 모르겠다.
주축 가방은 아테네에 쳐박은 상태로 간단 차림으로 에게해 주유에 나섰으니 바지는 청바지 두 개를 번갈아 입는다.
아무리 청바지라도 바닷바람 소금이 쪌지 않았겠는가?
그제 한 벌은 빨아 말려 그걸 걸치고 나머지 한 벌은 샤워하는 김에 샴푸 바디젤 겸용으로 손빨래를 했다.
아승끼전세겁 자취시절 경험 살려 두 손 힘 꽉 주어 박박 짓이기며 빨아 널었다.
이제 한 텀을 도는 셈이다.
정신없는 나날, 이제 계우 한 숨 돌린다.
하니아chania를 돌고선 크레타 섬 입도 첫날 묵은 호텔에 사흘만에 재투숙했다. 예서 나는 일주일을 거한다.
조금 긴 감이 있지만, 거창하게는 성찰? 혹은 이번 여행 초반을 곱씹는 시간으로 되도록 많이 가지려 한다.
차는 계속 임차 상태지만, 사흘 너무 몬 데다 고국에서 휴대한 다리 부상 여파가 완전히 치유되지는 않은 상태인데다, 무엇보다 수동이라 그때마다 다리에 무리가 간다.
사흘 전이랑 호텔 와이파이 사정이 달라져서, 첫날은 빵빵 터지던 와이파이가 거의 먹통이라,
호텔 사장을 어젯밤부터 닥달을 했더니, 오늘 아침에 고치겠다 하더니, 이제서야 와이파이가 제대로 작동한다.
데이터 로밍에 내가 조금 문제가 있어 데이터는 조금 아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시시콜콜까지 독자들이 알아야 할 이유는 없지만, 내 일기 삼아 정리해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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