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학자들 고고학·고대사 연구자료 10만여 권, 한국에 기증
송고시간2024-12-16 11:00
오사카시문화재협회, 내년 3월부터 영남문화유산연구원에 순차 기증
이런 국제간 장서 기증에 불을 붙인 이가 내 기억에 일본의 저명한 불교사 연구자 다무라 엔초 아니었는가 싶다.
이 양반인지 불교를 고리로 삼아, 또 당시 동국대는 황수영 선생 영향력이 상당한 상황에서 이런 일이 있었다.
나아가 이번에는 거꾸로 한국 장서를 외국에 기증하는 분도 잇달았으니
서강대 봉직하던 동양사학도 전해종 선생이 대표적이라
내 기억에 이 양반 장서는 중국학도답게 상하이 복단대학으로 가지 않았나 한다.
외국에서 한국으로의 장서 기증은 이후 줄을 잇게 되는데, 특히 일본 쪽에서 한국으로의 유입이 압도적이라,
이는 지리적인 인접성에다가 아무래도 한국과의 인연이 깊은 데서 말미암는다.
이 자체 순수하며, 이 자체 상찬받아야 할 일임은 분명하다.
다만 이 시점에서 우리는 왜 이런 국경을 넘는 이런 교차 장서기증이 왜 일어나게 되었는지를 생각해 봐야 한다.
간단히 말해 책 공해에서 비롯한다.
책을 만드는 분들, 유통하는 분들, 그걸 기반으로 업을 삼는 도서관 업계 종사자들한테는 몹시도 미안한 말이지만
21세기 가장 심각한 공해가 책 공해다. 더 넓혀 출판물공해다.
책이 너무 많다. 더구나 그 책이 복본이 너무 많다.
대개 연구에 종사하던 사람들이 죽을 날이 가까워지면 자기 장서를 어찌할까 고민하기 마련인데,
그렇다고 그걸 좋다 냉큼 가져가는 자식 없다.
같은 업을 잇는다 해도 아버지 책과 내 책은 다른 법이다.
곶감 빼먹듯이 내가 필요한 몇 종만 자식이 수거하고 나머지는 모조리 짐이라 아버지 죽자마자 고물상에 넘겨버린다.
아들은 차마 머뭇거리지만 며느리는 역시 피가 섞이지 않아 과감하다.
왜?
세상은 마누라가 지배하니깐.
이것도 1세대가 죽어가던 시점에는 그런 대로 도서관에서 기증 장서 코너도 마련해주고 해서 대접은 받았다.
가장 대표하는 문고가 나중에 우여곡절이 빚어지기는 했지만 단국대로 간 연민 이가원 선생 문고다.
이 문고에는 희귀본 유일본이 더러 있어 더욱 값어치가 빛나기는 하지만,
문제는 개중 상당수는 기존 도서관에도 있는 책들이라는 사실이다.
이것이 가장 골치 아프다.
그래서 받는 쪽에서는 주로 없는 책들만 뽑아가려 한다.
특히 전질류 중에서 빠진 결락본이 많은데, 그런 것만 빼서 가져가려 한다.
기증자는 이런 일을 용납할 수 없다.
왜 일본 학도들의 한국 장서 기증이 늘어났는가?
일본 국내에서 받아들 줄 데가 없기 때문이다.
저쪽도 똑같은 일이 벌어졌다.
아니 우리보다 먼저 벌어졌다.
가뜩이나 공간도 없는 마당에 대부분 장서에 있는 책들을 왜 받는단 말인가?
그럴 바에야 차라리 한국으로 기증하는 게 낫다, 그러면 대접이라도 받으니깐 말이다.
내 기억에 90년대 말, 혹은 2000년 어간이라 생각하는데, 국제간 도서 기증을 장려해야 한다는 기사를 내가 쓴 적도 있다.
문화재 분야에서는 이런 일이 빈발해 웬간한 국가 문화유산 관련 기관으로 일본인 장서 기증 없는 데가 없다.
나 역시 장서 기증 문제가 실은 곤혹스럽기 짝이 없는데, 얼마전 고향 선배님을 만나니 그쪽은 도서 부족이 심각해서 고향 쪽으로 기증할까 하는 생각도 없지는 않다.
그렇다고 내가 외국에 특별한 연이 있는 기관도 없어 외국으로 보낼 데도 없다.
아무튼 책 공해 시대에 그래도 이런 책들이 외국에서는 희귀종으로 분류되니,
이럴 때 잽싸게 내 장서는 외국으로 보내야 그마나 기증자 대접이라도 받는다.
저 영문연에 기증했다는 일본 자료들, 안봐도 비디오라, 일본쪽 발굴보고서가 잔뜩일 것이다.
왜 이쪽에다 했겠는가?
일본에서는 포화 상태가 갈 데가 없기 때문이다.
한국 역시 마찬가지라, 이쪽 업계 종사자들이 가장 심각한 문제가 발굴보고서인데,
이런 거 이제는 다 pdf 서비스가 이뤄지는 시대에 외국으로 다 보내버려야 한다.
것도 지금 보내야 대접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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