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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

강진에 붕괴한 튀르키예 땜질은 이제 관광의 손에

by taeshik.kim 2023. 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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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강진] 2천년 고도·중세성채…문화유산도 속절없이 '와르르'(종합)
임화섭 / 2023-02-07 19:56:04
로마시대 가지안테프성·13세기 알레포 성채·십자군 요새
'문화의 시루떡' 역사 중심지…유네스코 등 국제사회 큰 우려

https://k-odyssey.com/news/newsview.php?ncode=179578976660211


또 말하지만 위대한 유산은 없다. 순전히 요행이라 훌륭한 기술이 구사되었디 해서 살아남은 유산은 없다. 제아무리 위대한 건축유산이라한들 저러 자연재앙에 버텨낼 재간이 있겠는가?

무수한 땜질이야말로 위대한 유산의 밑거름이다. 그 무수한 땜질에 겨우 버팅기며 오늘에 이르렀을 뿐이다.

그 땜질을 결정하는 원천은 시대별 소임이 따로 있어, 예컨대 성채만 해도, 그것이 살아남는 힘은 전통시대에는 전란에 대한 방비의 필요성이었다. 다시 말해 지진이건 뭐건 해서 무너졌다.

그것을 도로 쌓느냐 마느냐 하는 땜질을 결정하는 관건은 그 본래의 기능 존속성 여부였다. 다시 말해 그것이 여전히 군사 방어시설로 소용이 있다고 판단하면 도로 쌓았으니, 그래서 그 성채는 또 하나의 역사를 축적한 것이다.

찌그러진 주택


진도 7.8에 이르는 이번 최강진에 속절없이 붕괴한 저들 문화유산을 터키 정부가 앞으로 어찌 처리할지 나는 관심있게 지켜 보려하거니와, 예서 관건은 땜질을 어느 정도까지 할까 하는 것이라, 우리 같으면 어찌하겠는가?

볼짝없다. 각종 실측자료 동원하고 각종 사진 영상 자료 쏵 다 긁어 모아서는 붕괴하기 전 그 모습에 최대한 가깝게 도로 쌓는 일이지 뭐겠는가? 왜? 그것이 문화재 보존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며, 이에서 단 한 치 벗어난 적이 없다. 왜? 배워 먹은 거라곤 그거뿐인 까닭이다.

그 배워 먹은 게 그것뿐인 힘이 마침내 경주 열암곡 엎어진 마애불로도 마수를 뻗쳐 그걸 도로 세워야 한다는 윽박으로 발현한다.

그래 일정 수준으로는 복구가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나 같으면 이번 강진 참상을 생생히 증언하는 징표 혹은 표상으로 적지 않은 곳은 손도 대지 않고 놔둘 것이다. 왜?

이 붕괴 또한 그 유산의 켜켜한 역사를 증언하는 단면인 까닭이다. 이것이 내가 생각하는 문화유산 management 단면이다.

튀르키예 강진



적어도 무턱대고 복원이라는 이유로 도로 쌓는 무모한 짓은 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이 점에서 터키 정부에 이번에 막대한 피해를 본 현장을 어찌할 것인지를 지켜보야 한다.

나아가 그럼에도 적지 않은 곳에서 땜질이 이뤄질 것은 뻔하고, 또 그것이 일정 부분 필요한 이상, 그것을 작동케 하는 힘은 무엇인지를 세심히 지켜보아 줄 것을 당부하고자 한다.

성채가 날아갔다. 그것을 복구한다 할 적에 그 원동은 전통시대의 그것과는 왕청나게 달라졌으니 무엇인가? 나는 관광의 개입으로 본다.

저 성채는 무너졌건 말건, 그것이 태동하고 한창 운용될 시점의 그 기능은 상실했다. 다시 말해 군사 방어시설이라는 기능은 종적을 감춰버리고 말았다.

물론 앞으로 게릴라전 같은 내전 사태 같은 일에 저 성채가 쓰일 일이 없다고는 단안할 수는 없지만, 그것이 군사 방어 목적으로 존재해야 하는 이유는 현재로서는 없다.

그것을 살리느냐 마느냐느 오직 관광이 결정할 뿐이다. 관광 수익!!! 돈이야말로 보수를 결정하는 알파요 오메가인 것이다.

문화유산은 그렇게 끊임없이 존재 기반을 변신하며 살아남았으며 그것이야말로 바로 문화유산이 지닌 불변하는 가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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