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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훈의 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

[唐詩]〈금릉 술집에서 이별하며 金陵酒肆留別〉by 李白

by 초야잠필 2023. 7.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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風吹柳花滿店香
吳姬壓酒喚客嘗
金陵子弟來相送
欲行不行各盡觴
請君試問東流水
別意與之誰短長


내가 언젠가 누군가 중국요리집 이름을 하나 부탁한다면 

반드시 권해주고픈 이름이 만점향滿店香이었는데 

사람이 용렬해서인지 아직 그 누구도 내게 그런 부탁을 한 사람은 없었다. 

風吹柳花滿店香 吳姬壓酒喚客嘗

술집의 정경을 이렇게 낭만적으로 묘사할 수 있을까? 

이백이니 가능했지 싶다. 

내가 이래서 이백을 좋아한다. 

 

 

*** Editor's Note *** 

 

이 시를 중문학도 홍상훈 선생은 다음과 같이 옮기고 해설한다. 

 

바람이 버들 꽃 불어 가게에 향기 가득한데
오 땅 미녀 술을 걸러 나그네에게 맛보라고 권하는구나.
금릉의 자제들 전송하러 나왔으니
가고 싶어도 가지 못하자 각자 술잔 비우지.
그대, 동쪽으로 흐르는 저 강물에게 물어보시게.
이별하는 마음과 강물 가운데 누가 더 유장한지?

風吹柳花滿店香, 吳姬壓酒勸客嘗.
金陵子弟來相送, 欲行不行各盡觴.
請君試問東流水, 別意與之誰短長.


첫 구절은 버들 솜 날리는 봄을 노래하면서 은근히 노류장화路柳墻花, 즉 술집 미녀의 풍류가 가게 안에 가득함을 암시한다. 사실상 버들 솜 자체는 별다른 향기가 없으니, 아름답기로 유명한 오 땅의 미녀와 어울려야 비로소 ‘향기’를 풍길 수 있는 셈이다.

제2구의 ‘권객勸客’을 ‘환객喚客’ 또는 ‘사객使客’으로 쓴 판본도 있으나 내가 보기에는 은근한 춘정春情을 머금은 미녀의 유혹──술을 ‘눌러 짜냄’을 의미하는 ‘압壓’ 자는 친근하게 유혹한다는 뜻의 ‘압狎’ 자를 연상하게 하므로──을 나타내는 데에는 ‘권객’이 가장 무난한 듯하다.

또한 중국 고전시에서 ‘버들柳’와 ‘만류함留’과도 통하며, 그 때문에 종종 이별의 장면에서 등장한다. 고향을 떠나 먼 길 가는 이에게 버들가지를 꺾어 주어 다른 곳에 가더라도 그것을 심어 놓고 고향을 생각하라는 의미까지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어쨌든 당시에 풍류 넘치고 돈도 많았던 이백은 함께 어울린 귀공자들도 많아서 그가 떠나려 하자 모두들 나와 전송했음을 알 수 있다. 그런 그들을 두고 떠나기 아쉬운 그의 마음은 동으로 흐르는 장강의 강물보다 더욱 유장하다는 마지막 구절은 단순한 인사말 이상의 진한 아쉬움을 나타낸다.

추상적인 석별의 정을 도도히 흐르는 장강에 비유한 재치는 그야말로 “언어는 다했지만 뜻은 무궁한[言有盡而意無窮]” 맛을 느끼게 한다. (백수기획 백운재, 미간 원고에서)

 

*** 

 

시에 보이는 오희吳姬는 액면 그대로는 오나라 땅 젊은 여성이라는 뜻으로, 본래 저 땅이 미인의 대명사와도 같은 곳이다. 오희란 간단히 말해 술집 작부다. 서빙하면서 삐키도 한다. 오빠!!! 어솨여!!! 자고가여!!! 딱 이거다. 이백이 쓴 말이라 해서 유별난 무엇인가가 내포할 것이다 생각할 필요 없다. 여자끼고 술마시면서 읊조린 시가 그리 많다. 

 

#이백 #이태백 #金陵酒肆留別 #이별 #별리 #한잔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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