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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문화 이모저모

똥간에서 낳은 영국왕자, 똥간에서 태어난 사다함 아비

by taeshik.kim 2021. 3.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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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빨리 나와서"…영국 여왕 증손자, 화장실 바닥에서 태어나
송고시간2021-03-25 06:00 최윤정 기자

 

www.yna.co.kr/view/AKR20210325003200085?section=international/all&site=hot_news

"너무 빨리 나와서"…영국 여왕 증손자, 화장실 바닥에서 태어나 | 연합뉴스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증손자가 집 화장실 바닥에서 태어났다고 더 타임스가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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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례없는 장수시대에 생전에 증손주 보는 일이 드물지 않거니와, 이러다간 고손주도 생전에 맞이하는 시대로 가지 않을까 한다. 

 

저 할매 그리 집안 문제로 골치 아픈 일 많지만, 참말로 독해서인지 길고도 오래도록 권좌를 지키시니, 그 부군 되는 양반은 올해 만 99세라 얼마 전엔 심장 수술인가 뭘 받고는 살아난 모양인데, 고구려 장수왕이나 남월왕 조타를 우습게 만드는 군주가 이제는 비약으로 등장하는 시대다.


 

화장실서 볼 일 보다 나오라 기대한 것 대신 아가?

 

 

 

이 엘리자베스 할매 손녀인 틴달 이라는 여성이 영국 럭비 스타 출신 마이크 틴달 이라는 남편과의 사이에서 아를 놨다는데, 것도 셋째라 고추란다. 왕위계승 순위 22번째라는데, 역사를 보면 이런 순위가 중요한 건 아니라서 얼마든 엎어버리고 권좌를 차지하기도 하더라. 중요한 것은 권좌를 주장할 건덕지가 있는가 없는가일 뿐.

 

그건 그렇고 아가 예정에 없이 나온 모양이라. 화장실 바닥에다가 아를 놘 모양이다. 화장실 가서 일보다 나오란 것은 아니 나오고 아가 나왔는지도 모르겠다. 


 

실제 무대를 화장실로 옮겨봤다.

 

 

 

똥간의 자식인 셈인데, 아 이름을 뭐라 지을지 모르겠다간, 우리 같음 뒷간이라 지을 일이다. 

 

중기 신라사에서 그리 큰 족적은 아니지만, 그런 대로 존재감을 각인한 인물로 구리지仇利知라는 이가 있다. 그가 누구인가? 그 유명한 화랑 사다함斯多含 아버지다.

 

삼국사기 권 제44 열전 제4 사다함 열전에 이르기를

 

사다함斯多含은 계통이 진골眞骨에서 나왔다. 나밀왕奈密王의 7대손이고, 아버지는 급찬級湌 구리지仇梨知다. [斯多含, 系出真骨. 奈密王七丗孫也, 父仇梨知級湌.] 

 

급찬이라 하면 모두 17개인 신라 공무원 직급 체계에서 9등이라, 사람들이 우습게 생각하지만, 그 위에 몇 명이 있을까 생각해 보면 공무원이라는 사실 자체가 엄청난 특별 신분이라는 점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 


 

밀회는 뒷간에서..냄새가 좀 난들 어떠리

 

 

 

그건 그렇고 왜 하필 이름이 구리지인가? 신라 인명, 특히 남성 이름 끄터머리에 흔히 붙는 知는 특히 신분이 좀 고귀한 사람들한테 으레 붙은 접미사이니, 그걸 떼버리고 나면 구리가 남거니와, 왠지 모르게 이 이름 구리다. 간단히 말해 똥구린내가 난다. 

 

사다함 아비 구리지에 대해서는 저 이상 행적을 추적할 만한 건덕지가 더는 없었다. 하지만 화랑세기가 출현하면서 얘기가 달라졌다. 화랑세기는 사다함을 포함한 역대 풍월주 전기라, 그에는 당연히 넘버원 화랑인 풍월주로 5번째로 취임해 일한 사다함 전기가 있으니, 이 대목을 통해 그의 아비에 대한 행적도 좀 더 소상하게 알려지게 된다. 


 

아 이름은 우째 질끼요? 똥간이라 함이 어떨까 하오

 

 

 

화랑세기 사다함공 전 관련 대목이다. 

 

5세 사다함斯多含은 구리지仇利知의 아들이다. 처음 비량공比梁公이 (법흥왕비 혹은 후궁인) 벽화후碧花后를 그리워하여, 늘 후后의 뒷간에 갔다. 법흥대왕이 비량공을 아껴서 금하지 않으니 후后와 정을 통해 아들을 낳아 구리지라 했으니, 아름답기는 벽화후와 같고, 담력은 비량공과 같았다. 자라서 낭도의 무사武事를 좋아했다. 금진낭주金珍娘主와 정을 통해 토함兎含·새달塞達·사다함斯多含을 낳으니 새달은 이화공二花公의 첩이다. 

 

간단히 정리하면 구리지는 비량比梁라는 남자와 벽화碧花라는 여자 사이에서 난 아들이다. 벽화는 애초 앳된 나이에 늙은 소지왕 후궁이 되었다가 이내 왕이 죽자 지증왕 시대를 넘어 법흥왕 시대가 개막하자, 정비에 가까운 후궁이 되어 막강 권세를 휘두른 여인이다. 

 

그런 왕가의 여인이 비량이라는 남자와 사통私通해서 아들을 낳으니 그가 바로 구리지다. 비량은 법흥왕이 아낀 총신 중 한 명이라, 이때는 그네들끼리 여자를 공유하기도 했으니, 법흥왕은 벽화가 비량과 붙어서 죽고살자 노는 사실을 알았지만 그냥 땝뚜삐리고 말았다고 한다. 꼭 벽화가 아니래도 여자는 늘리고 늘렸으니깐 말이다. 


 

내 이름은 똥간

 

 

 

이런 구리지가 나중에 법흥왕 후궁인 금진金珍이라는 여인과 놀아나 그 사이에서 2남1녀를 두니, 사다함은 셋째이자 아들로는 둘째였다. 형이 토함이고, 누나가 새달이었다. 

 

저에서는 구리지가 왜 구리지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는지가 흥미롭게 기술됐거니와, 그가 똥간의 자식이었기 때문이란다. 다시 말해 벽화 황후가 몰래 애인 비량을 만난 장소가 똥간이라 해서, 그에서 생겨난 아들이라 해서 구리지라 일컬었다는 것이니 구리지라는 말은 현재까지도 똥 구린내, 구리다. 굳은 일과 같은 말에 그대로 살아있다. 

 

이런 구리지와 맥락은 다르지만, 감히 영국 왕실에 추천커니와 이번에 태어난 증손자는 구리지라는 이름을 추천할까 하노라. 

 

그림 여송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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