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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킨텍스 매장에서 최아영 군이 촬영해 나한테 넘겨준 사진들이다.
훗날 나는 어떤 아비로 너한테 기억될지 모르나
생평 살가운 말 한마디 없이 자식들 뒷바라지만 하고는 말년 5년을 병마와 싸우다 가신 네 할아버지와는 조금은 업그레이드한 아버지로 기억되었으면 원이 없겠다.
내 아버지, 곧 네 할아버지는 거기까지일 수밖에 없었고
나 역시 여기까지일 수밖에 없다.
부디 너는 네 할아버지 아버지보단 더 나은 아비로,
그런 모습 네 자식들에게 물려준다면 나는 원이 없겠다. (2016년 12월 11일)
***
8년 전 오늘이라, 저때 나는 자못 비장했으니 왜 저랬는지는 모르겠다.
그날 또 이른바 지름신이 잠깐 삼신할매 감나무 타고 내려오시듯 했는지는 모른다.
다만 저 말은 내가 간 뒤에도 아들놈이 새겼으면 하기에 전재한다.
예까지 오느라 아비는 가랭이 찢어지는 줄 알았다.
세상 원망도 참 많이 했고, 그런 원망이 지금이라 해서 썩 설욕된 것은 아니다.
다만 그래도 이만큼 달려오느라 힘에 부친 나를 조금은 위로하고자 한다.
2024년 12월 11일, 시칠리아 카타니아 에어비앤비 어느 아파트 숙소에서 부치며 붙인다.
***
지금 생각하니 저때 나는 해직 중이라 실직 상태였으니
집사람이 한 푼 벌어보겠다고 킨덱스로 무슨 물건 팔러 나갔을 때다.
지금은 제발로 기어나와 놀고 있으니 더 한심하지 않겠는가?
아마 이런저런 감정이 겹쳤으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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