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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은 소리소문 없이 오동나무 열매와 함께 여름을 허문다.
뚝뚝 떨어져 짝짝 짜개지는 칠엽수 열매 보노라면 이 지랄 같은 여름도 실은 마지막 헐떡임임을 안다.
소나무가 죽기 전엔 솔방울 우박같이 쏟듯이 여름이 발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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