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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훈의 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북극 미라

북극권 발굴을 위한 조언: 모기

by 초야잠필 2024. 3.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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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북극권 발굴을 해봤는데 그 경험을 좀 적어보고자 한다. 

나중에라도 북극권 발굴을 들어가는 분들이 참고하시기 바란다. 

북극권발굴은 여름 외에는 못한다. 

정확히는 백야가 이루어지는 시기, 여름에야 땅이 녹아 발굴이 되고, 가을만 되도 땅이 얼기시작해 철수해야 한다. 

여름 발굴은 우리가 생각하는 북극과는 다르다. 

물론 북극 근처라면 모르겠지만 북극권은 여름에는 소위 말하는 툰드라 지대다. 

여름에는 제법 수목도 울창하고 바닥에는 이끼가 깔려 있다. 

이 이끼를 먹고 순록이 살기 때문에 여름에는 순록떼가 북상했다가 겨울에는 남하한다고 들었다. 

미국이나 캐나다, 유럽쪽 북극권은 잘 모르겠고

적어도 러시아 북극권 지역 발굴현장은 전화도 안된다.

광활한 영토에 북극권이니 어쩌면 당연하다 할 것이다. 

2010년대 후반의 상황이었으니 참고하시기를. 


전형적인 북극권 여름 풍경

북극권에 조사를 들어갈 때는 모기에 대한 방비는 철저히 해야 한다. 

청바지 정도는 모기가 우습게 뚫고 피를 빤다. 

따라서 아주 두꺼운 재질의 옷을 구해야 하고

겉에는 아래 사진에서 보는 것 같은 현장 작업복을 구해 덧 입어야 한다. 

이 조언을 무시하다가는 발굴이고 뭐고 없다. 

우리 팀 홍종하 교수는 극동 러시아 지역 발굴도 들어갔었는데 

그 지역의 모기도 무시 못할 수준이긴 한데 

극지 모기에 비하면 애들 수준이라고 했다. 

왠만한 옷은 다 뚫고 들어간다. 

양봉하는 분들 복장을 연상하면 된다. 이 복장 아니면 조사 못한다. 모기가 엄청나다.
현장조사중
발굴도 이 복장 그대로 한다. 모기 때문이다.
누워있는 위쪽이 필자. 아래쪽이 슬렙첸코 교수. 저 날 더워서 청바지 차림으로 나섰다가 모기들의 제사밥이 되었다.

 

왼쪽의 홍종하 교수와 오른쪽 슬렙첸코 교수. 홍종하 교수처럼 입어야 된다.
현지 정리중인 홍종하 교수
필자가 발굴을 마치고 러시아 고고학자들이 준 선물. 자신들과 함께 극지 발굴을 한 사람들에게 기념으로 주는 선물이라고 해서 받았는데 여기도 "모기"가 있다. 북극권 모기. 한번 물려봐야 그 진가를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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