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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 THESIS

서왕모 대가리에 숨캐 놓은 청조靑鳥

by taeshik.kim 2021. 2.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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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자 국립고궁박물관이 비싼 돈 주고 매집했다 하면서 봐라 우리도 이런 거 보유했다 하면서 내걸기 시작한 조선후기 이른바 요지연도瑤池宴圖라는 너비 5.04m, 세로 2.21m 대형 8폭 병풍이다. 

이 요지연도란 요지라는 연못에서 벌어진 잔칫판을 묘사한 그림이라는 뜻이어니와, 이 소재는 실은 두 가지 계통에 뿌리를 박으니 하나는 목천자전穆天子傳이요, 다른 하나는 한무내전漢武內傳이라 둘 다 서왕모西王母를 여주인공으로 캐스팅한 위진남북조시대 신선문학의 최고봉이다. 

 

 

이 여인이 서왕모인데, 문제는 그 상대편 남자주인공은 시대별 넘나듦이 있어 애초 서왕모 짝이자 남편은 동왕공東王公이라는 사람이다. 서왕모西王母는 글자 그대로 서쪽을 지키는 최고 여신이어니와, 그의 상거처常居處는 서쪽 곤륜산이다. 이 곤륜산은 상상의 산이다. 

 

그가 서쪽을 지키는 최고 신이요, 여신이니 그에 대응하는 남자가 있어야겠기에 후한시대에 들어와 그 짝으로 개발된 이이가 동왕공이었다. 東쪽에서 왕노릇 하는 사람이라 해서 동왕부東王夫라고도 했다. 

 

한데 이 서왕모는 대개 30대 어간 농염한 여인으로 상징하거니와, 후한시대 화상석을 보면 실은 할매에 가깝다. 이 서왕모는 바람끼가 다분해서 툭하면 남자를 바꿔 탔으니, 그리하여 위진남북조시대가 되면 비실비실 동왕공은 밀려나고 역사상 뚜렷한 족적을 남긴 역대 제왕으로 교체되는데, 개중 한 명이 周 목왕穆王이고 다른 한 명이 전한 무제武帝 유철劉徹이다. 

 

주 목왕을 남자주인공으로 삼은 신선문학이 목천자전이요, 한 무제가 캐스팅된 작품이 한무고사漢武故事 혹은 한무내전이라 한다. 

 

 

장소는 곤륜산 정상. 주변에는 요지라는 연못이 있고, 이곳으로 마차를 타고서 풍악을 울리며 목왕이 나타나서 서왕모랑 북핵협상을 벌인다. 

 

이 곤륜산에는 삼천년만에 한번씩 달리는 복숭아가 있으니, 이걸 나중에 한 무제를 따라온 개그맨 동방삭이 훔쳐먹고는 배탈이 났다는 그 이야기 배경이 된다. 

 

암튼 이 복숭아를 자시면 영생불사한다는데, 아마 서왕모가 다섯 개인가를 내놨을 것이다. 

 

 

 

백우선 시녀가 펼친 서왕모는 대가리에 원유관 비스무리한 관을 썼거니와, 이게 본래는 명칭이 따로 있어 후한시대 문헌에서는 화판인가 뭔가 하는 이름으로 등장한다. 

 

서왕모 도상에는 일정한 패턴이 있다. 그 어떤 경우에도 서왕모는 청조靑鳥라는 새가 한상 따른다. 이가 바로 메신저인데, 이런저런 심부름꾼 역할을 한다. 

 

조심할 것은 청조를 흔히 파랑새라 옮기거니와 무슨 제비 종류로 아는 이가 많은데 실은 수리 맹금 종류다. 후한시대 화상석이나 화상전에는 덩치도 졸라 큰 독수리로 묘사한다. 

 

언뜻 살피니 반드시 있어야 하는 청조가 이 요지연도에 없다.

 

어랏? 이럴 리가 없는데? 어딘가는 있어야는데? 연구원한테 새 어디다 팔아먹었느냐 물으니 모른단다. 

 

그럴리가? 

 

 

 

그럼 그렇지. 새가 없을 리가 없다. 

 

대가리에 숨어 있었다. 

 

천상 조선후기 도상이 간략화하면서 청조 역시 있는둥마는둥 했다가 할 수 없이 저리 코딱지만하게 제비 크기로 그려넣었으니, 

 

본래 색깔로 푸른색으로 표현해야 하나, 그리 하지 못하고 말았다. 

 

이 요지연도는 여로 모로 토화한 형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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